팽팽한 투수전 깬 강민호 ‘한 방’… 삼성, LG 잡고 한국시리즈로

양승수 기자 2024. 10. 1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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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삼성 선두타자 강민호가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가 자신의 손으로 삼성을 한국시리즈로 보냈다. 19일 잠실에서 열린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삼성은 LG 트윈스를 상대로 1대0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발 투수들이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긴장감 속에 진행됐고, 결정적인 순간에 터진 강민호의 솔로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강민호는 KBO 리그에서 2369경기를 뛰며 한 번도 밟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무대에 자신이 직접 팀을 이끌어 진출하는 영광을 안았다. 삼성은 이 승리로 31년 만에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된다.

이날 경기의 양 팀 선발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투수전을 펼쳤다. 삼성의 선발 데니 레예스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1회 홍창기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출발이 불안했지만, 이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병살 유도를 통해 위기 상황을 여러 차례 넘기며 7회까지 LG에게 득점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LG의 선발 디트릭 엔스도 이에 맞서 6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묶으며 호투했다. 엔스는 1회초 첫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후 삼진과 땅볼을 연속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엔스는 5회 김영웅에게 단 한 개의 안타만을 내줬을 뿐, 삼성을 상대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양 팀 선발들의 호투로 7회까지 경기는 0-0으로 팽팽하게 이어졌고, 점수의 균형은 쉽게 깨지지 않았다.

경기의 균형을 깬 것은 삼성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였다. 8회초, LG가 선발 엔스를 내리고 손주영을 마운드에 올린 후 삼성의 타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강민호는 손주영의 146km 직구를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했다. 129m를 날아간 이 홈런은 경기의 유일한 득점이자,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 됐다.

강민호는 KBO 리그에서 무려 2369경기에 출전하며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한 타자이지만,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이력이 있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한국시리즈에 가지 못했다”는 그의 말처럼 이번 플레이오프는 강민호에게 있어 마지막 기회와도 같았다. 결국 그는 스스로의 홈런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으며 팀을 이끌었다.

삼성은 이번 승리로 1993년 이후 31년 만에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KIA는 한국시리즈에 11번 진출해 단 한 번의 준우승 없이 모두 우승을 차지한 팀으로, KBO 리그에서 가장 성공적인 한국시리즈 기록을 가지고 있다. 반면, 삼성은 1985년 이후 해태 타이거즈(현 KIA 타이거즈)에게 세 차례 패배를 맛본 아픈 기억이 있다.

1993년 한국시리즈는 두 팀 간의 마지막 대결이었고, 해태의 우승으로 마무리되었다. 특히 삼성의 투수 박충식이 3차전에서 15이닝 동안 181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으나, 해태의 전설적인 선수 이종범이 시리즈 전체를 지배하며 결국 해태가 우승을 차지한 해였다.

삼성은 이후 2000년대 들어 4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을 씻어냈고, 이번에는 31년 만에 KIA와의 재대결을 통해 또 다른 역사를 만들 기회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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