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오사카에서 가장 핫한 공간 2
오사카, 아니 간사이(관서지방, 고베·교토·나라 등)에서 지금 가장 핫한 공간이 있다.
2024년 7월31일에 오픈한 오사카 스테이션 호텔 오토그래프 컬렉션, 그리고 쇼핑몰 KITTE OSAKA다. 1박2일 간 두 공간을 온전히 경험하니 그럴 만한 이유가 명확한 곳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역사의 땅에 뿌리 내린 걸작
오사카 스테이션 호텔 오토그래프 컬렉션
150년 전 최초의 오사카역 터에 호텔이 들어왔다. 그저 머물다 가는 숙박시설이 아니라 오사카역을 계승한 문화공간이다. 이름부터 '오사카 스테이션 호텔 오토그래프 컬렉션(THE OSAKA STATION HOTEL, Autograph Collection, 2024년 7월31일 개관)'이다. 도시와 여행자를 연결하고,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지점으로서 존재하는 호텔이다. 가장 현대적인 오사카와 근대의 성격을 모두 품은 곳이기도 하다. 호텔 곳곳에서 역의 DNA를 찾을 수 있는데, 이 호텔을 즐기는 색다른 방식이다.
1874년 오사카역은 두 번째 일본 철도 노선이 운영되는 역이었고, 일본 근대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역사가 전통적인 목조 구조가 아닌 붉은 벽돌로 지어진 이유다. 그래서 그럴까. 호텔의 체크인 리셉션은 과거 기차역의 발권 카운터의 구조와 닮았고, 이곳으로 향하는 통로의 벽은 붉은 벽돌로 채워졌다. 바로 옆 워터 스테이션은 역사 내 만남의 광장 같은 역할이다. 흥미로운 건 투숙객들이 자유롭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급수 시설을 갖췄고, 납작한 사각 물컵도 옛 디자인을 그대로 따랐다. 또 1층 프런트 데스크와 입구에는 기차역에 있을 만한 소품(노선 간판·기차 번호판 등)들로 꾸며졌다.
모던은 객실, 레스토랑, 로비 라운지 등의 몫이다. 호텔의 주요 시설은 29층부터 38층(연회장만 7층)에 분포하고 있는데, 가장 주목할 부분은 객실 크기와 뷰, F&B, 위치다. 일본 호텔 방은 작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곳은 다르다. 가장 작은 타입(Signature Allure King)도 35~37제곱미터(약 10.6~11.2평)에 달한다. 이 외에는 모두 40제곱미터(12.1평) 이상이라 웬만한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 수준으로 넓다. 널찍한 면적에 힘을 싣는 건 호텔이 선사하는 경치다. 근처 빌딩보다 높아 오사카 일대를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다. 대개 여행자들은 우메다 공중정원에서 요도강과 오사카 일몰을 보곤 하는데, 이 호텔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F&B. 데판야끼(철판 요리), 뷔페 레스토랑, 로비 라운지, 시설 자체는 많지 않으나 하나같이 옹골차다.
오사카 스테이션 시티
오사카역 서쪽 게이트(West Gate)와 맞닿아 있는 입지도 강점이다. 지하도를 통해서 호텔을 방문할 수 있어 폭염, 우천, 대설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쾌적한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또 주변 쇼핑몰(KITTE·LUCUA 등)과 백화점(다이마루·한큐 등)도 지하로 연결되거나 도보로 갈 수 있다.
●여행자와 일본을 잇는 쇼핑몰
KITTE OSAKA
오사카역과 연결된 또 하나의 쇼핑몰이 탄생했다. 최근 간사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테 오사카(KITTE OSAKA)'는 오사카와 여행자, 일본 다른 지역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장으로 역할하고 있다. 'Unknown'이라는 콘셉트 아래 아직 모르는, 아직 체험해 본 적 없는 일본 각지의 매력적인 것을 총망라했다. 가깝게는 오사카와 고베, 멀게는 가고시마와 홋카이도 등 일본 전역이 소개 대상이다.
지하 1층부터 6층까지 120여 개의 상점이 모여 있는데, 일본 전통 수건인 테누구이(Tenugui) 전문점 지칸 스타일(JIKAN STYLE), 안경숍 마스나가1905(MASUNAGA1905), 수제화 브랜드 니혼노구츠(nihonnokutsu), 럭셔리 주얼리 미키모토(MIKIMOTO), 오카야마 데님 전문점 블루 트릭(Blue Trick), 드럭스토어 스기 파머시(Sugi-Pharmacy) 등이 키테 추천 브랜드다.
식음 업장의 면면도 화려하다. 스시와 장어, 스키야끼, 가이세키, 모츠나베, 야끼니꾸, 쿠시카츠(꼬치튀김), 규슈 향토요리, 경양식, 오뎅, 우동, 중식, 프렌치, 이탈리아, 파티세리 등 카테고리가 다양하고, 점포 수도 90개에 달한다. 게다가 내년에도 살롱 분위기의 아시야 카페(Ashiya Cafe), 샴페인 바, 오이스터 하우스, 기린 시티 등 업스케일 다이닝 공간들이 여행자를 맞이할 계획이다.
▶Editor's Pick
호사스러운 기념품, 라 파티세리 테이샤바
버터와 치즈의 풍미가 가득한 디저트가 당기는 날이 있다. 오사카에서는 라 파티세리 테이샤바(La Pâtisserie TEISHABA)가 적절한 답안이다. 국내외 유명 유제품 브랜드를 활용한 디저트가 주력 메뉴로, 보르디에 버터를 듬뿍 활용한 버터 케이크, 오사카역을 모티브로 한 붉은 벽돌의 치즈 케이크가 시그니처다.
디저트로 접근하면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입에 들어가면 수긍할 수밖에 없는 고상한 맛이 느껴진다. 이 외에도 버터를 활용하는 다양한 프렌치 구움과자(까눌레·갈레트 브루통·마들렌·사브레 등)와 베이커리(크루아상·뺑오쇼콜라 등)도 추천할 만하다. 참, 키테 1층 입구 쪽에 있어 지나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키테에서 시작된 엑스포, 호쿠리쿠+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키테에서 이미 시작됐다. 호쿠리쿠(후쿠이현·이시카와현·도야마현 등)와 니가타, 홋카이도, 히로시마, 가고시마, 오키나와, 미야자키, 와카야마 등 지역 특산품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키테에 모였다.
한 점포에서 여러 도시를 다루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개별 매장에서 각 지방을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템을 구성하고, 관광 안내도 진행하고 있다. 미각과 지역의 이야기로 먼저 즐기는 일본 여행인 셈이다. 해당 지역을 가지 않고서는 만나기 힘든 먹거리와 주류가 많고, 가격까지 합리적이다. 소비 욕구를 누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물이 좋아 사케로 유명한 호쿠리쿠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바도 갖췄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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