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기범 ㈜비엔케이스포츠 대표

밤켈, 여행과 아웃도어의 이상적인 만남을 꿈꾸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탁월한 성능과 내구성, 트렌디한 디자인을 입은 브랜드 밤켈의 성장세가 무섭다.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성장한 밤켈의 이야기를 ㈜비엔케이스포츠 김기범 대표에게 들어봤다.

밤켈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아웃도어와 여행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입니다. 2019년 비엔케이스포츠의 자체 브랜드 밤켈을 론칭한 이후 지금껏 꾸준히 성장해왔습니다. 고맙게도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아웃도어 기어 브랜드로 인정받았죠. 아웃도어 시장에서 차근차근 다져온 브랜드 이미지를 바탕으로 여행용 캐리어를 비롯해 다양한 트래블 액세서리를 시장에 선보이며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국내 캠핑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뛰어난 기능성과 내구성을 바탕으로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을 제품에 적용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것 같습니다. 밤켈 쿨러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 국내 쿨러 시장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고가 쿨러들과 값싼 피크닉용 쿨러들로 양분화되어 있었습니다. 품질 좋은 국내 브랜드 쿨러가 전무했을 정도죠. 이 시장에 고품질의 내구성을 갖춘 국산 쿨러를 선보이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와 개발을 지속했습니다. 차로 밟거나 2층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멀쩡한 강력한 내구성에 보냉 성능까지 탁월한 쿨러를 개발했죠. 여기에 트렌디한 디자인과 감성적인 컬러를 덧입혀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는 ‘감성캠핑’이라는 키워드가 캠핑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었죠. 밤켈의 쿨러가 캠퍼들 사이에서 ‘감성캠핑’ 코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감성템’이라고 입소문이 났습니다. 우리의 의도를 잘 알아준 소비자들 덕에 예상보다 빠르게 캠핑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카약 회사였던 비엔케이스포츠가 밤켈이라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고 쿨러를 제작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밤켈의 모체인 비엔케이스포츠는 2014년 카약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카약을 수입해 소비자들에게 소개했습니다. 2017년부터는 자체적으로 카약을 제조해 단일 모델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을 정도죠. 좋은 카약을 만들기 위해, 또 제품의 품질 관리를 위해 카약 제조 공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했습니다. 이때 같은 공장에서 제작하는 하드 쿨러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죠. 재밌게도 카약과 하드 쿨러는 성형 방법이 동일합니다. 그래서 카약 제조 공장에서 하드 쿨러를 제조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카약은 물 위에서 즐기는 레포츠라 사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정밀한 생산 공정은 물론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완제품으로 출시되죠. 사용자의 안전, 더 나아가 사용자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타협할 수 없는 완성도를 요구합니다. 비엔케이스포츠는 자체 적으로 카약을 제작하면서 정밀하고 세심한 공정을 경험했죠. 그래서 카약과 성형 방법이 유사한 쿨러도 잘 만들 자신이 있었어요.
밤켈 쿨러는 내구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밤켈 쿨러를 터프하게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생명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쌓아온 카약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만든 밤켈 쿨러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지프차가 쿨러를 밟고 지나가는 영상이나 드론에 캐리어를 매달아 거친 산악 지형에서 끌고, 하늘에서 떨어뜨리는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죠. 이 영상을 통해 밤켈의 내구성이 얼마나 탁월한지 소비자들이 인식하게 됐습니다.

캠핑 용품을 시작으로 여행 용품까지 제품군을 확대했습니다. 갑자기 여행용 캐리어를 제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외부에서는 캠핑 용품을 잘 만들던 밤켈이 갑자기 여행용 캐리어를 만들었다니 의아해했죠. 하지만 내부적으로 캐리어 개발과 제작이 갑자기 이루어진 것은 아니에요. 비엔케이스포츠 임직원들은 사업 초창기부터 밖Outdoor에서 즐기는 모든 활동을 흥미를 가지고 지켜봐왔습니다. 한국에서 ‘Outdoor’라고 하면 등산, 캠핑 같은 특정 종목들을 생각하지만 우리는 여행 역시 ‘Outdoor’의 한 범주라고 생각했어요. 여행은 모험, 체험, 힐링을 위해 짐을 싸 밖으로 나가는 행위니까요. 아웃도어에서 즐기는 활동에는 짐이 필요하고, 이 짐들을 안전하고 소중하게 지킬 수 있다면. 밤켈이 잘 하는 것, 튼튼한 장비를 만드는 일. 그렇다면 쿨러처럼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색감으로 개성을 드러내는 ‘케이스’를 만들어보자. 이렇게 밤켈의 여행용 캐리어가 탄생했습니다.
밤켈은 하드 쿨러 제조를 통해 이미 강력한 퍼포먼스를 지닌 케이스를 만드는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2년 여간 캐리어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고, 1년 반가량의 제작 기간을 거쳐 첫 번째 여행용 캐리어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이후에도 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 다양한 여행용 액세서리도 꾸준히 개발해 선보이고 있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캠핑 붐이 엄청났습니다. 지금은 여행 수요가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했고요. 시장의 변화를 기민하게 알아보는 것 같아요.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비엔케이스포츠는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브랜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잘 하는 것에 우직하게 집중하는 브랜드죠. 처음 여행 업계에 진출했을 때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어떻게 시장 변화에 그렇게 발 빠르게 대처했냐”였어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 하는 것에 집중한다’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제품을 구상하고 개발했죠. 그렇게 꾸준히 사업하다 보니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캠핑과 여행은 ‘아웃도어’를 즐긴다는 의미에서 유사한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사업적인 측면으로는 다를 것 같은데요.
우선 아웃도어 카테고리에서는 오랜 시간 밤켈 브랜드에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는 고객들이 많습니다. 반면 여행 카테고리에서는 여행 용품 시장에 막 진입한 후발 브랜드 밤켈에 새롭게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대부분이죠. 내부적으로 아웃도어와 여행, 두 개의 분야를 나누어 사업적 전략을 세우거나 제품을 개발하지는 않습니다. 계속 강조했듯이 ‘밖에서 하는 모든 활동’을 위해 각 분야에 맞는 기능성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사용자가 불편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초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죠. 밤켈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사업 전략을 바꾸기보다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본질을 지키고, 독창적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고 싶습니다.

‘아웃트래블OUTRAVEL’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습니다.
아웃도어 브랜드로 자리를 잡은 후 여행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밤켈이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시키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여행도 아웃도어 활동의 일부’라고 확신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여행과 아웃도어가 다른 영역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까요. 밤켈은 아웃도어 브랜드인가, 아니면 여행 브랜드인가. 혼란스럽진 않을지 걱정이 됐어요. ‘어떻게 하면 아웃도어와 여행의 모호한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고민했죠. 장고 끝에 탄생한 단어가 아웃트래블Outravel입니다. ‘OUTDOOR’와 ‘TRAVEL’의 합성어죠.
‘아웃트래블은 여행과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조화롭고 균형 있게 아우르는 개념으로 자연 속에서 액티비티와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기능성을 갖춘 제품을 통해 여행지에서의 편안함과 독창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이것이 밤켈이 추구하는 아웃트래블의 핵심 가치입니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도 활발한데요.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상이 궁금합니다.
국내에서의 인기 덕분에 해외 수출도 활발합니다. 호주, 일본, 태국, 베트남, 홍콩, 캐나다, 대만 등 7개국에 수출 중이죠. 올해부터는 ‘수출 판로 다변화’를 목표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밤켈은 교환 주기가 빠른 일반 소비재와 달리 평생 품질을 보증하는 제품군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수요층이 거의 정해져 있어 사업을 확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다양한 채널로 해외 마케팅을 지속하고, 신세계백화점 면세점 입점 등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브랜드를 꾸준히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대한항공, KT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국내외 브랜드들과의 협업은 무척 흥미로운 작업입니다. 밤켈의 입장에서는 유명 기업들과의 협업이 매우 영광스럽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밤켈의 제품이 협업을 제안할 만큼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훌륭하고 매력적이라는 인정을 받은 것이기도 하니까요.
많은 브랜드들과 다양한 제품을 협업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여행용 캐리어), 대한항공(드라이백), 카스(하드 쿨러), 삼성카드(드라이백), KT(워터저그), 파리바게뜨(워터저그), 카누(하드 쿨러, 워터저그, 소프트쿨러, 여행용 캐리어, 드라이백), 짐빔(하드 쿨러), 게스(하드 쿨러), CJ(하드 쿨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과 함께 했습니다.

최근 본사에 밤켈 쇼룸을 새 단장했습니다.
본사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쇼룸도 함께 오픈했습니다. 새 단장 전에는 비엔케이스포츠의 사무공간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품을 직접 보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걸 알고 쇼룸 공간을 새롭게 만들었죠. ‘익스피리언스 라운지Experience Rounge’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익스피리언스 라운지는 이야기가 있는 공간입니다. 아웃도어와 여행의 결합,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웃트래블의 가치를 공간 안에 녹여냈죠. 외부의 밤켈 여권 조형물을 지나 출국장 격인 쇼룸의 문을 열면 아웃도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밤켈의 아이템들이 가득합니다. 쇼룸과 연결된 외부 공간은 캠핑 사이트로 연출해 놓았습니다. 밤켈 쿨러를 던져도 되죠. 내구성만큼은 그 어떤 브랜드보다 자신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까지 쿨러나 캐리어를 던지는 고객을 보지는 못했습니다.(웃음)
익스피리언스 라운지는 브랜드와 소비자를 잇는 허브 역할을 담당합니다. 제품을 직접 구매하러 와도 좋고, 밤켈의 제품을 체험하러 와도 좋습니다. 이색적인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겨도 좋고요. 셀프 카페도 마련해 단순한 소비의 공간이 아닌 제품을 체험하고 지인들과 부담 없이 방문해 놀다 갈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바람은 쇼룸에서의 체험과 쉼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밤켈의 독창적인 아웃트래블 문화를 즐겼으면 합니다.

사진=월간 아웃도어

밤켈 브랜드가 추구하는 사업적인 목표, 계획은 무엇인가요.
지금껏 그래왔듯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잘 해나가려고 합니다. 구성원들 모두 아웃도어 마니아들인 만큼 우리가 즐기며 사용하는 제품들에 밤켈만의 노하우와 감성을 녹여내겠습니다.
또 새로운 제품도 지속적으로 선보이려고 합니다. 밤켈만의 감성과 기능성을 갖춘 신제품들이죠. 내년 초에는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여행용 캐리어 ‘아웃트래블러OUTRAVELER’가 출시될 예정이고, 잇따라 신제품 쿨러들도 나옵니다.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도 지속해야겠죠.
하지만 앞서 말한 목표와 계획보다 우선하는 것은 소비자들과의 소통입니다. 소비자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사용자들의 행복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지원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변치 않는 사업 목표이자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