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갈수록 국제·흉포화하는 특수사기 범죄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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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자나 외국인 범죄자를 수용하는 필리핀 수용시설에 수감돼 있다 지난 7일 강제송환된 2명의 특수사기(보이스피싱) 용의자 2명에게 일본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마무라 기요토(今村磨人), 후지타 도시야(藤田聖也)는 다른 일당 2명과 함께 2018∼2020년 필리핀을 거점으로 일본에 사기 전화를 걸어 60억엔(약 575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현지에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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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강화에 해외로 거점 옮겨
주로 중국·동남아서 사기전화
강도살인·절도 배후조종까지
각국 오가며 범죄… 단속 힘들어
이들 일당의 사례는 2000년대 초반 이후 심각해진 일본 특수사기 범죄가 국제화되고, 흉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특수사기는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2004년 이래 매년 200억엔(19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낳고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 일본 경찰이 단속을 강화하자 범죄집단은 해외로 거점을 옮겼고, 가장 먼저 두드러진 곳이 중국이었다.
신문은 “2008년 이후 중국에서 일본의 고령자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을 시도하는 사례가 급증했고 일본인, 중국인이 섞인 조직이 구성되기도 했다”며 “당시는 중국 당국의 단속이 허술했고, 중국 통신망을 이용해 발신처를 특정하거나 수사를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2017년 중국 수사당국은 일본에 사기 전화를 건 일본인 35명을 구속했다.
중국, 일본 수사당국의 협조로 단속이 강화되자 범죄집단은 동남아시아로 거점을 옮겼다. 2019∼2020년 일본 경시청은 휴양지로 유명한 태국 파타야에서 관광객에게 제공되는 고속 와이파이를 이용해 범행을 벌인 일당을 검거했다. 필리핀의 경우엔 대부분의 휴대전화가 선불제 방식으로 최근까지도 이용자 정보를 등록하지 않고도 개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범죄를 용이하게 했다.
일본으로 송환된 이마무라 등의 사례는 특수사기 범죄집단의 행태가 강도 사건을 벌일 정도로 대담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신문은 “특수사기에 강도로 범행 형태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당 100만엔(960만원)을 내세워 범행을 실행할 사람들을 모은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이들을 상대로 한 수사에는 큰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범죄의 거점이 된 나라에서 제3국으로 도주하거나 일본으로 이송되는 와중에 입막음하기 위한 시도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신문은 “(이 같은 범죄의) 표적은 일본뿐 아니고, 통신수단의 다양화에 따라 국제화하고 있다”며 “각국 수사당국이 협력을 강화해 주모자나 거점을 적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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