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당 뽑아주시길 간곡히 부탁”…선거법 위반 전 대한노인회장 벌금형
김호일 전 대한노인회(노인회) 회장(83)이 회장 지위를 이용해 지난 22대 총선에서 노인복지당의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벌금 150만원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은 노인회 직원과 회원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하고 식사와 후원금 등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강민호)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 전 회장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 회장은 9일 항소했고, 검사 측도 하루 뒤인 10일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노인복지당에는 김 전 회장의 친동생인 김효진 한국응용통계연구원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 2번으로 출마한 상태였다.
공직선거법은 단체 내 직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후보 가족이 임원일 경우 단체 대표 명의로 선거운동도 하지 못하게 돼 있다.
노인회 임직원에게 각 지회와 경로당을 방문해 선거운동을 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주간회의를 진행하면서 “구역을 정해놨으니 지회를 순회 방문해 지회장에게 경로당 회장들을 독려해달라고 이야기하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직원들이 전국 지회장과 사무국장에게 “노인복지당을 뽑아달라”는 말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식 대접과 후원도 이뤄졌다. 총선을 십여일을 앞두고 김 전 회장은 선거운동을 하도록 지시한 직원과 전국 지회장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법원은 이와 같은 행위가 모두 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한노인회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조직을 이용해 특정 당의 정책을 홍보하고 투표를 독려하는 등의 선거운동 행위를 한 것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자 하는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한다”며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로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이미 두 차례 같은 혐의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노인복지당에서 실제 비례대표가 당선되지 않아 선거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제공한 금품 등의 가액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인복지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 5명을 냈지만, 득표율은 0.05%에 그쳤다. 김 전 회장은 경남 마산 합포구에서 제14대, 15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제16대 총선 때도 같은 지역구에서 당선됐지만 배우자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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