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일렉트릭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별도기준 배당성향 30% 이상’이라는 주주환원 가이던스를 충족하면서 최근 발표된 배당세제 개편의 수혜 대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분기배당이 향후 배당정책의 트리거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한국조선해양에서 분리된 후 6년 만인 2023년 첫 배당을 시행했다. 직전까지는 영업악화로 여윳돈이 부족했으나 2022년 손익구조가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여력이 생긴 것이다.
이와 동시에 2017년, 2019년 유상증자 직후 발생한 주식발행초과금 일부를 이익잉여금으로 넘겼다. 주식발행초과금은 일종의 자본준비금으로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액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할 수 있다. 이 같은 자본재조정은 배당 가능한 재무상태를 갖추기 위함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HD현대일렉트릭은 자본준비금 5000억원을 활용해 결손금(4846억원)을 처리하고 그해 순이익 1363억원 중 198억원을 2022년 결산배당 명목으로 주주에게 지급했다. 창사 이후 첫 배당성향은 13.2%였다. 배당 수준이 높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이익 체력이 완전히 갖춰지지는 못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듬해 순이익이 80% 이상 개선되면서 배당 규모를 직전 연도의 2배 수준으로 끌어올려 총 360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했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14.0%에 그쳐 상승 폭이 완만했다.
중장기 배당 목표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30% 이상을 제시했지만 2023년까지 지급한 금액은 목표에 미달하는 수준이었다.
HD현대일렉트릭이 배당 수준을 대폭 끌어올린 것은 지난해부터다. 출범 때 정관에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3월, 6월 및 9월 말일 현재의 주주에게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됐지만 실제로 지불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3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1100원씩 지급한 데 이어 그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4250원씩을 추가 환원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총 주당 5350원씩 배당한 셈이다. 이는 직전 연도(1000원)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노후 전력망 교체와 데이터센터 시설투자 증가로 글로벌 변압기 시장은 전례없는 '슈퍼 사이클'을 맞았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은 경영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이 같은 업황개선세는 HD현대일렉트릭의 배당 재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직전 회계연도에 3425억원의 잉여금을 확보한 가운데 순이익 4811억원이 발생해 잉여금이 7600억원 이상 쌓이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실행할 수 있었다.
지난해 별도 순이익 기준 배당성향은 40%였다. 이는 향후 HD현대일렉트릭의 배당 규모 산정에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고배당 상장법인에서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14~45%) 과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분리과세를 허용하는 방안을 신설했다. 이는 주주에게 실질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 기업의 배당 수준 상향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개편안에 따르면 전년 대비 현금배당액이 감소하지 않으면서 △배당성향 40% 이상 △배당성향 25% 이상, 직전 3년 대비 5% 이상 배당 증액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이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에서 취득한 배당소득(2000만원 이하 14%, 2000만~3억원 20%, 3억원 초과 35%)에 따라 각각 세율이 부과된다. 제도는 2026년부터 시작되는 사업연도 귀속분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HD현대일렉트릭은 배당성향 40%를 넘어 고배당 기업 분리과세 요건을 충족했다. 특히 결산배당만 기준으로 하면 배당성향은 30% 수준이지만 분기배당 396억원을 함께 지급한 것이 '배당성향 40% 허들'을 넘는 데 결정적이었다.
올해도 '분기+결산' 병행 전략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열린 이사회에서 2분기 배당금으로 총 684억원을 지급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를 연환산하면 올해도 배당성향이 40%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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