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모빌리티 인수합병(M&A)을 둘러싼 쟁점을 짚어봅니다.

SK스퀘어가 티맵모빌리티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며 인공지능(AI)·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안·음원·광고·앱마켓에 이어 모빌리티까지 매각 논의에 올리면서 폭넓게 보유했던 투자자산을 조정하고 있다. 보유 자산을 유동화해 미래 성장 분야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선명해지고 있다.
보안·음원·앱마켓 이어 모빌리티도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티맵모빌리티 경영권 매각을 협의하고 있다. SK스퀘어는 티맵모빌리티 지분 63.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골드만삭스는 7000억~8000억원을 들여 지분 60~70%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상에는 SK스퀘어 지분과 함께 어펄마캐피탈·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KB국민은행 등 재무적투자자(FI) 지분 일부도 거론된다. SK스퀘어는 지분을 전량 처분하기보다 일부를 보유하며 티맵모빌리티와 AI·데이터 분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스퀘어는 2021년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해 출범한 SK그룹 중간지주회사다. SK㈜를 최대주주로 두고 SK하이닉스와 SK플래닛 등 주요 투자기업의 지분 관리와 신규 투자를 담당한다. 통신사업과 투자사업의 역할을 나눠 각 분야의 성장을 추진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보유 자산의 유동화는 4년여 전부터 추진됐다. SK스퀘어는 2022년부터 매각을 추진한 의료용 체외진단기기 기업 나노엔텍의 보유 지분 전량(28.35%)을 2023년 9월 515억원에 처분했다. 2023년에는 SK쉴더스 지분 일부를 스웨덴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에 8600억원에 매각했다.
플랫폼 자산의 재편도 이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음원 플랫폼 '플로' 운영사 드림어스컴퍼니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2대주주로 물러났다. 지난해 10월 계약을 맺은 디지털 광고기업 인크로스 지분 36.06%는 올해 1월 SK네트웍스로 넘어갔고 6월에는 앱마켓 원스토어 경영권을 넥써쓰에 매각했다. 외부 매각과 계열사 간 지분 이전을 병행하며 보유 자산을 조정해 왔다.
티맵모빌리티까지 경영권 매각이 이뤄지면 SK스퀘어가 직접 지배하는 ICT 사업의 범위는 한층 좁아진다. 일부 자산을 현금화하고 투자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에 자본을 배분하는 방향으로 읽힌다.
경영권 매각 이후에도 투자 관계를 이어가는 방식은 앞선 거래에서도 활용됐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 지분 32%와 드림어스컴퍼니 지분 22.17%를 남겼다. 원스토어 거래에서는 인수자인 넥써쓰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회수한 자금, AI·반도체 투자로
SK스퀘어가 제시한 신규 투자의 중심은 AI·반도체다. 김정규 SK스퀘어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서한에서 "비핵심 자산들은 조속히 유동화하여 재원을 확보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AI·반도체 영역에서의 투자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으로는 AI 발전의 병목을 해소할 인프라와 응용 분야,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반도체 가치사슬 분야를 제시했다. 올해 8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반도체 가치사슬 내 신규 투자를 준비하며 반도체 전문 투자지주회사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방향을 재확인했다.
해외에서는 SK하이닉스·신한금융그룹·LIG넥스원 등과 공동 출자한 투자법인 TGC스퀘어를 통해 관련 기술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SK스퀘어는 올해 2월 TGC스퀘어를 통해 미국과 일본의 AI·반도체 기술기업 7곳에 누적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총 10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의 일부로, AI 데이터 플랫폼 기업 해머스페이스와 AI 추론 반도체 기업 디매트릭스 등이 포함됐다.
해머스페이스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 AI 인프라의 데이터 병목을 해소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디매트릭스는 지난해 11월 시리즈C 투자 유치에서 기업가치를 20억달러로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산 매각 이후의 자본 배분은 SK스퀘어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도 맞물린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서 2028년까지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30%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NAV 할인율은 보유 자산의 순가치에 비해 지주회사 시가총액이 얼마나 낮게 평가되는지를 나타낸다. 회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달 29일 기준 NAV 할인율은 44.8%다.
매각으로 확보한 재원을 활용해 어떤 투자 수익을 만들고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줄지가 성과를 판단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서한에서 "AI·반도체 분야의 기업가치 변동성을 고려해 신규 투자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NAV 할인율 상황을 고려한 투자 실행 원칙을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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