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센트가 이렇게 부활했다고?" 현대차 '솔라리스', 러시아 車 브랜드로 새출발

현대자동차 '솔라리스'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현대자동차의 소형 세단 모델 '솔라리스(국내명 엑센트)'가 러시아 자동차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AGR오토모티브그룹은 지난 9일부터 'AGR자동차공장(옛 현대차 상트페레르부르크 공장)'에서 HS, HCR, KRS, KRX 등 솔라리스 브랜드 차량 4종 생산을 시작했다.

솔라리스는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판매하던 소형 세단 모델명이다. 현대차가 공장을 매각하고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에서 AGR오토모티브그룹은 러시아 국민차로 불렸던 솔라리스라는 이름값을 활용하기 위해 현대차로부터 솔라리스 상표권 사용권한을 양도받아 브랜드로 재탄생시켰다. AGR오토모티브는 현대차의 러시아 현지 공장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의 자회사다.

AGR자동차공장 생산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이들 차량 4종은 모두 현대차·기아가 공장 가동 중단 전까지 생산했던 모델이다. 현대차 솔라리스는 HS, 크레타는 HCR, 기아 리오와 리오X는 각각 KRX와 KRX로 모델명만 변경됐다.

위탁 생산을 맡은 아트파이낸스 파트너사 중국 광저우자동차(广汽集团, GAC Group)가 생산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공장에 남아 있는 이들 모델 재고 부품 활용 시 약 7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HS와 HCR의 경우 지난달 초 OTTS 등 현지 판매에 필요한 인증과 승인 절차를 모두 거쳤다. OTTS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키즈스탄 등 유라시아 경제연합 국가에 차량을 판매하기 위한 승인 절차를 말한다.

AGR오토모티브그룹은 일단 가장 먼저 생산을 시작한 HS부터 현지 딜러 네트워크에 공급을 시작했고, 러시아 전역에 배치를 완료하는 대로 공식 출시를 알릴 계획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이곳 공장에서 올봄이 끝날 때까지 1만 대 이상 차량이 솔라리스 브랜드를 달고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존 현대차·기아 부품을 활용해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품 품절 이후 어떤 모델이 솔라리스 브랜드를 달고 생산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2월1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인 아트파이낸스에 1만 루블(약 14만원)에 매각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산 23만대 규모를 갖춘 현대차 핵심 해외 생산 거점 중 하나였다.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동 중단이 이어지다 결국 매각했다.

공장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는 러시아의 자동차 딜러 업체 아빌론그룹의 전 사장인 안드레이 파블로비치가 아트파이낸스 지분을 사실상 전부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폭스바겐 러시아 사업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폭스바겐 러시아 법인이 AGR자동차그룹으로 변경된 것도 아트파이낸스가 인수한 직후이다.

한편, 솔라리스는 지난 2022년 2월 전쟁 발발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크레타와 함께 현대차의 러시아 공략을 주도하던 모델이다. 실제로 2021년 러시아 베스트셀링카 순위에서 기아 리오, 현대차 크레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2021년 솔라리스의 판매대수는 6만1,061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