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소리 나는 CJ ENM, 'K콘텐츠 넘버원'이라더니… [연예 마켓+]

김소연 2023. 4. 2.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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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본사. /사진=한경 DB


대규모 구조조정, 스타 제작진의 이탈, 어닝쇼크, 최근 CJ ENM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K콘텐츠 넘버원'이라고 자평하던 CJ ENM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엔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대한 잡음과 오너 일가에 대한 비판까지 흘러나오면서 그야말로 '혼돈'이라는 평이다.

CJ ENM은 한국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괴물'로 꼽혔다. 가장 좋은 기획안과 가장 능력있다는 인력이 CJ ENM으로 몰린다는 말도 나왔다. 제작과 채널, 플랫폼까지 모두 갖췄을 뿐 아니라 음반, 예능, 드라마와 영화, 공연까지 'K-콘텐츠'라 불리는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CJ ENM에서는 '올인원'으로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슬금슬금 '위기설'이 불거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곡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CJ ENM의 뒤숭숭한 분위기가 알려진 건 올해 초 '조직 체질 개선'이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이 시행되면서다. CJ ENM은 기존 9개 사업본부를 ▲영화·드라마 ▲교양·예능 ▲음악 콘텐츠 ▲미디어플랫폼 ▲글로벌 등 5개 사업본부로 재편했다. 창사 이후 최대 조직 개편 축에 속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당시 CJ ENM 측은 인위적인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직무 체계 변화와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혼란이 불거졌다.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연일 CJ ENM의 조직 개편이 언급됐다. 특히 최근엔 '권고사직'을 당했다는 30대 초반 직원의 고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번지고 있다.

CJ ENM의 조직 개편은 수익성 악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CJ ENM의 지난해 매출은 4조7922억 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34.9% 늘었지만, 영업이익(1374억 원)은 같은 기간 53.7% 감소했다. 순손실은 1657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CJ ENM의 위기는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한 제작 관계자는 "이쪽 사람들은 돈이나 명예보다 자기를 알아봐 주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어 한다"며 "CJ ENM에서 인력이 빠지는 것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CJ ENM 소속 스타 연출자인 나영석, 신원호, 이진주 PD 등이 연이어 퇴사 소식을 알렸다.

나영석, 신원호 PD는 KBS 시절부터 함께했던 이명한 티빙 전 공동대표와 함께 산하 레이블 에그이즈커밍으로 소속이 변경돼 큰 변화가 없지만, '환승연애' 시리즈로 티빙 인지도를 높인 이진주 PD는 JTBC로 이적했다. tvN 간판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을 연출해 온 김민석, 박근형 PD 역시 이진주 PD에 앞서 JTBC로 자리를 옮겼다.

뿐만 아니라 '더지니어스', '대탈출', '여고추리반' 등 tvN 유명 예능 시리즈를 연출했던 정종연 PD, '놀라운 토요일' 이태경 PD 역시 CJ ENM을 떠났다. JTBC에서 '효리네 민박' 등을 만들고 이적 후 tvN '온앤오프' 등을 선보였던 정효민 PD도 CJ ENM을 떠난 후 제작사를 설립해 넷플릭스에서 '코리아 넘버원'을 선보였다.

흥행 콘텐츠를 만들던 사람들이 대거 이탈하니 "매출 감소는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전언이다. 남아있는 직원들도 "요즘 주변을 살펴보면 오래 있을 회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푸념했다.

이 와중에 VIP룸 리모델링 공사에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CJ ENM 사옥 꼭대기 층에 위치한 VIP룸 리모델링 공사에 114억 원이 쓰이는데 "회사가 어렵다면서 리모델링에 그만큼 거액을 사용하는 게 맞냐"는 것.

VIP룸 리모델링과 관련된 논란에 CJ ENM 측은 건물 노후화에 따른 개보수 공사라고 밝혔다. 

한편 CJ ENM 측은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창근 CJ ENM 대표는 지난 2월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미팅에서 "책임 경영,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내 변화는 불가피하다. 고통스럽지만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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