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처리율 9.5% 불과한 여순사건위원회…왜 혈세만 쏟아붓나?

노기섭 기자 2024. 10. 7.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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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을 위한 위원회'(여순사건 위원회)의 저조한 업무 처리율이 국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택휴 여순사건 위원회 실무지원단장, 허만호 여순사건 위원회 교도 작성 기획단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여순사건 진상 조사 기간이 5일 끝나면서 처리율이 9.5%에 불과한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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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서 송달에 평균 523일 걸려…피해 신고한 희생자·유족만 ‘피눈물’
용혜인 “정부의 철저한 반성과 재발 방지 대책 필요”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022년 10월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여순사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을 위한 위원회’(여순사건 위원회)의 저조한 업무 처리율이 국회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왜 혈세를 들여 위원회를 운영하는 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택휴 여순사건 위원회 실무지원단장, 허만호 여순사건 위원회 교도 작성 기획단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여순사건 진상 조사 기간이 5일 끝나면서 처리율이 9.5%에 불과한 이유에 대해 따져 물었다. 용 의원은 "여순사건 위원회에 신고 접수된 7465건 중 40.17%는 국무총리가 위원장, 행정안전부 장관이 부위원장으로 있는 중앙위원회에 계류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전체 신고접수 건수 7465건 중앙위원회에 계류된 2999건과 이미 처리된 710건의 소요 기간을 분석할 때 위원회의 업무 태만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에 따르면, 여순사건위원회 조사 기간 만료에도 여전히 신고 접수된 사건 중 6577건이 처리되지 못한 채로 남겨져 있다. 여순사건 위원회가 용혜인 의원실에 제출한 2024년 8월 말 기준 여순사건위원회 사건처리 현황에 따르면, 총 신고 접수된 7465건 중 처리된 사건은 710건(중복 2건 포함)으로 사건 처리율은 9.5%에 불과했다. 여순사건 위원회의 진상규명 신고접수 기간이 끝난지 1년이 지났지만, 지난 8월 기준 대부분의 사건이 중앙위원회(40.17%)와 실무위원회(47.93%)에서 계류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순사건법 시행령’에 따라 중앙위원회는 실무위원회의 심의·의결 요청을 받고 90일 이내에 희생자·유족 여부를 심사·결정해야 하지만, 실무위원회에서 중앙위원회에 의결을 요청한 2999건의 평균 계류 기간은 222.2일에 달했다. 지난 9월 24일 실무위원회에서 의결한 968건을 제외하면, 90일 이내에 처리된 건은 단 한 건도 없었고 평균 계류 기간은 319.6일이었다. 이미 처리된 사건 710건도 중앙위원회에서 평균 218.7일 동안 계류됐으며, 중앙위원회에서 90일 이내에 희생자 및 유족 여부를 심사·결정한 사건은 단 45건에 불과했다.

실제 여순사건 위원회 신고 접수 이후 사건 처리까지 소요된 기간은 평균 523일이었다. 피해를 신고한 희생자·유족 중 극히 일부만이 신고한 지 1년 5개월하고도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결정서를 송달받을 수 있었다. 희생자·유족 결정까지 700일 이상 걸리는 경우도 146건으로 전체 5분의 1에 달했다. 이대로라면 여순사건 위원회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0월 4일까지 총 3400여 건의 사건처리를 해야 하는데, 임기 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용혜인 대표는 "여순사건은 제주 4·3항쟁과 같이 국가 폭력에 맞서 저항했던 가슴 아픈 과거사"라며 "76년간 지연되어 온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정부의 철저한 반성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전남 여수에 주둔하던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이 제주 4·3 진압 출동을 거부하고 일으킨 사건이다. 이후 1955년 4월 1일까지 여수·순천을 비롯해 전남·전북·경남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혼란과 무력 충돌 및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당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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