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이런 나라일 줄 몰랐다”...집회 소음에 외국인 필수품이 ‘이어폰’이라니 [기자24시]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10. 2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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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광의 필수 아이템으로 '이어폰'이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서울 도심에서 매주 주말마다 펼쳐지는 집회·시위로 인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은데, 아예 이어폰을 껴 귀를 막아버리는 경우가 포착되고 있다.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하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반복되는 소음에 집회 장소를 자꾸 쳐다보게 돼 관광에 집중하지 못했다.

유명무실한 집회 소음 규정을 강화하는 게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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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집회로 인한 교통 체증. 사진=연합뉴스
서울 관광의 필수 아이템으로 ‘이어폰’이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부른 ‘아파트(APT.)’로 인한 K팝 열풍 때문이 아니다.

음악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귀를 막기 위해서다. 서울 도심에서 매주 주말마다 펼쳐지는 집회·시위로 인해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은데, 아예 이어폰을 껴 귀를 막아버리는 경우가 포착되고 있다.

집회 목적으로 수많은 인파가 밀집하면서 서울 광화문, 여의도 등 주요 도심의 도로가 통제돼 길거리는 아수라장이 되곤 한다. 전광판에선 큰 소음이 뻗어 나와 이순신 동상, 세종대왕상에서 사진을 찍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귀를 막고 재빨리 자리를 피한다.

최근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있었던 집회의 경우 전광판에서 쏟아져 나온 소음이 660m 떨어진 광화문까지 닿았다.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을 관람하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반복되는 소음에 집회 장소를 자꾸 쳐다보게 돼 관광에 집중하지 못했다.

문제는 소음 공해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다는 점이다. 집회 및 시위법에 따르면 집회 지역의 소음 기준은 10분간 발생한 소음의 평균값(등가 소음)은 70데시벨(㏈)을 넘으면 안 된다. 측정 시간 내 발생한 가장 최고 소음도 90㏈을 넘어서는 안 된다.

집회 현장에서 최고 소음은 100㏈을 크게 웃돌기 일쑤다. 하지만 집회 단체들은 경찰이 소음을 측정하는 10분 중 일부 구간 소리를 줄이는 식으로 규제를 피해 가고 있다.

피해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돌아간다. 언젠가부터 시민의 광장이던 광화문 광장은 공식 집회 장소가 되어 버렸다. 시민과 관광객들이 광장으로의 발걸음을 멈출까 봐 우려되는 건 기우일까.

헌법상 집회의 자유는 분명히 보장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가 소중한 만큼 집회에 참여하지 않는 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어야 한다. 유명무실한 집회 소음 규정을 강화하는 게 첫걸음이 될 것이다.

차창희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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