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4187원', 요금 올려도 택시운전 안 합니다

김희정 기자 2022. 10. 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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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A씨 월 임금산정표, "사납금 없애고 월급 준다더니…" 전액관리제 도입 3년째, 월 400만원대 변종 사납금 더 악질적 요금인상보다 택시가동률이 관건… 서울시 "리스제 도입해야"

'시급 4187원.' 최저임금(9160원)의 절반도 안 되는 서울 법인택시 기사 최 모씨의 급여다.

지난달 203시간을 근무한 최씨의 기본급(통상임금)은 85만원. 여기에 승무수당, 야간근로수당(4시간씩 13일), 상여금을 합해도 186만원에 그쳤다. 여기서 4대 보험료를 제외한 실소득은 150만원대. 최대 460만원에 달하는 월 기준운송수입금을 채우지 못하면 기본급도 다 받지 못한다.

정부가 심야택시 승차난 해소 방안을 냈지만 현장의 목소리가 여전히 싸늘하다. 기사들의 이탈을 부른 구조적 문제는 놔둔 채 호출료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만 높였단 지적이다. 전액관리제 도입 이후 사납금제보다 오히려 소득이 줄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앞으로 전액관리제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 4월부터 수행 중인 '법인택시 월급제 확대시행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가 다음달 마무리된다. 국토부는 지난 3월 서울 지역의 성과를 분석해 서울 외 지역별 월급제 시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해당 용역을 발주한 바 있다.

기사들의 소정 근로시간을 주40시간 이상으로 정한 월급제는 2019년 8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에 규정돼 지난해 1월 서울에서 우선 시행됐다. 하지만 우선 시행지역인 서울에서조차 주40시간 근무 전제인 전액월급제를 도입한 회사는 전무하다.

법이 시행된지 1년 9개월이 지났지만 전액월급제가 정착되기는커녕 사납금제가 '월 기준운송수입금'으로 변형 돼 운영되는 현실이다. 기사들은 하루 13만5000원이었던 사납금제보다 매달 410만~460만원(1인1차는 540만원)에 달하는 기준운송수입금이 더 가혹하다고 입을 모은다. 매달 운송수입이 월기준운송수입금에 못 미치면 100만원이 채 안되는 기본급도 다 못 받는다.

전액관리제는 사납금제의 문제를 개선하고 전액월급제 시행을 위해 2020년 1월 전면 시행됐다. 이 제도를 도입한 법인택시회사의 기사는 당일 운송수입을 전액 회사에 납부한다.

운송수입이 기준운송수입금을 초과하면 초과금의 60%를 성과급으로 받지만 기준수입금 액수 자체가 크다 보니 할당을 채우기 급급하다. 마포구 소재 한 법인택시 기사는 "하루라도 아파서 26일 만근을 못하면 기준금을 채우지 못한다"며 "실제근무시간은 주40시간이 넘는데도 형식적인 노사협약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절반도 안 되게 잡고 변형된 사납금제를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택시 회사들도 할 말이 많다. 문재인 정부 때 야심차게 도입한 전액월급제를 현실화하려면 법인택시 가동률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근 3년간 택시 수요가 급감하고 기사들이 이탈하면서 서울 법인택시 가동률이 32%로 대폭 줄었다. 운송수입이 급감한 택시업체로선 전액월급제를 도입할 여력이 없어진 셈이다.

상황이 이러니 택시기사들은 사납금제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사납금제 하에선 사납금을 초고한 운송수입은 모두 택시기사의 몫이었지만 전액관리제 하에선 기준운송수입금을 초과한 수입을 회사와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 5일 발표한 '전액관리제 시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택시기사의 64.7%가 전액관리제에 반대한다고 응답했으며 이유는 '초과금의 노사배분'이 39.8%, 높은 기준금이 21.3%로 나타났다. 택시기사들은 인력 유입을 위한 보수체계로 '사납금제'(43.3%)를 가장 선호한다고 대답했고 '리스제'(35.7%)가 뒤를 이었다.

특히 전액관리제에 대한 반대는 택시회사도 마찬가지였다. 택시사업자의 90.8%가 전액관리제를 반대했고 이유는 '기사들의 불만'(42.0%), '불성실 근로 증가'(30.9%), '기준금 미달자 다수 발생'(11.0%) 순이었다.

시 관계자는 "법인택시 종사자의 수입 현황을 감안하면 요금을 일정폭 올린들 떠난 기사들이 돌아오진 않을 것"이라며 "한시적으로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리스제를 도입해 택시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리스제는 심야시간에 한정해 택시기사가 법인택시를 리스해 운영하는 제도로 서울시가 규제 샌드박스 허용을 신청한 상태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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