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작가가 세상에 남긴 단 한 대의 자동차

'닥터 슬럼프'와 '드래곤볼'로 유명한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는 탈 것 매니아였다. 그런 그가 직접 디자인한 자동차가 지금도 일본의 도로를 달리고 있다.

글 | 유일한

전 세계 만화계에 큰 별이 지고 말았다. 토리야마 아키라(鳥山 明)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서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무려 프랑스 대통령도 추모문을 보냈다!), 그가 세상에 남긴 작품들은 재조명을 받고 있는 중이다. 독특한 그림체부터 디자인에 관여했다는 다양한 게임들이 존재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것은 실제로 일반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자동차다. 그것도 무려 20년 전 정도에 만들어진!

그 때 전기차가 있었다고?

지금이야 전기차가 정말 흔한 존재가 되었지만(그럼에도 그 숫자가 적기는 하다), 20년 전에 전기차라는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때, 일본에서 전기차 스타트업이 탄생했었다. 그 이름은 바로 '초로Q 모터스(チョロQ モーターズ)'. 자동차 장난감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다면, 이름만 듣고도 바로 감이 올 것이다. 바로 장난감 자동차 '초로Q 시리즈'를 만드는 회사인 '타카라 토미'에서 만든 회사이다.

타카라는 장난감 회사이니 자동차 제조는 전혀 몰랐다. 그래서 외부 인재를 사장으로 내세웠는데, 그 사장이 바로 일본에서 폭스바겐과 아우디 전문 튜닝 회사를 운영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초로Q 시리즈의 매니아였고, 제안을 받아들여 2002년에 회사를 바로 설립했다. 그렇다 해도 처음부터 모든 것을 만들 수는 없었으니, 1인승 전기차를 만드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차체와 파워트레인은 아라코(현 토요타 바디)에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니까 토요타(정확히는 토요타 바디지만 그래도)의 1인승 전기차에 타카라가 디자인한 장난기 넘치는 디자인을 씌워 독특한 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디자인이 완성되면 자동차 개발, 법규에 맞춘 인증 취득은 튜닝 회사를 운영하던 노하우를 이용해 사장이 직접 진행했다. 뒷바퀴에 두 개의 인 휠 모터를 갖추고 최고 속도 시속 50km를 발휘하며 가정용 콘센트를 이용해 8시간을 충전하면 최대 8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였다.

이 초로Q 모터스는 몇 대의 자동차를 만들었고 세간에 입에 오르내리며 화제도 되었지만, 점점 판매 대수가 급감했고 2005년 즈음에 마지막 자동차를 내놓고 회사를 정리하게 됐다. 지금도 이름 자체는 남아있는 듯 하나 생산은 더 하지 않는다. 대신 사후 서비스만은 사장이 원래 운영하고 있던 폭스바겐 튜닝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제조된 지 20년은 족히 된 전기차가 아직도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토리야마 아키라가 직접 디자인한 마지막 자동차

그 초로Q 모터스에서 마지막으로 만든 자동차가 바로 이번에 소개할 QVOLT(큐볼트)다. 이전까지 출시한 자동차들은 모두 타카라 내에서 디자인했지만, 이 자동차는 토리야마 아키라가 디자인 외주를 맡았다. 당시에도 '국민 만화가'로써 위상을 떨치고 있던 그는 이 차에 자신이 갖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생각 그리고 센스를 마음껏 발휘했으며,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여 디자인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디자인 완성도도 굉장히 높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핫로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부활시킨 것 같은 자세, 각 부분에 절묘하게 분배한 도금 부품, 의외로 실용성이 있는 트렁크 등이 인상적이다. 이 때 토리야마 아키라가 직접 제작 현장에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유명한 만화가이기에 사원들이 모두 긴장했지만 의외로 편한 복장을 입은 채 혼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고 한다. 그 이름과는 별개로 소탈한 삶을 지향하는 일반적인 만화가였던 것 같다.

어쨌든 그렇게 QVOLT는 탄생했다. 출시 당시 가격이 199만 엔이었으니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전 세계 9대 한정 판매였고 토리야마 아키라가 디자인한 자동차였으니 가치는 충분했던 것 같다. 그리고 1호차에는 토리야마 아키라가 직접 새긴 싸인이 있다. 이 차는 원래 창고에 잠들어 있다가 지금은 수의사이자 자동차 매니아인 어느 콜렉터의 손에 들어가 있다. 배터리도 교환하고 정비도 제대로 해서 현재는 번호판을 달고 일반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 차는 9대가 생산되었고, 현재는 7대가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토리야마 아키라가 한 대를 갖고 있으며, 만화 출판사에 한 대가 있다고. 그리고 의외의 장소에도 한 대가 있는데, 바로 앞서 이야기한 폭스바겐 전문 튜닝 회사의 고객센터다. 일본 카나가와 현 나카이마치(中井町)에 있으니, 만약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방문하여 그 실체를 감상해 보기를 바란다. 실제로 본다면 그 아름다움에 바로 구매할 생각이 들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