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칠곡군 래퍼 그룹 서무석 할머니 별세…향년 87세

서무석 할머니./사진제공=경북 칠곡군 제공

최근 혈액암 투병 사실이 알려진 칠곡 할매 래퍼 '수니와칠공주'의 서무석 할머니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칠곡군은 림프종 혈액암 3기를 앓고 있던 서 할머니가 향년 87세로 이날 오전 대구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빈소는 지역 장례식장에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무석 할머니는 지난해 8월부터 수니와칠공주 래퍼 활동을 하다 이상 증세를 느꼈다. 이후 림프종 혈액암 3기 진단과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았다.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할머니의 열정을 막을 순 없었다.

수니와칠공주 활동을 위해 암 투병 사실을 가족을 제외하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암이 전이되는 상황 속에서도 매주 화·목요일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경로당 연습에 참여하는 등 열정을 불태워가며 무대에 섰다.

그 결과 수니와칠공주는 각종 방송과 정부 정책 영상,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지난 4일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글주간 공연에서 세계적 비보이 그룹 '엠비크루'와 합동 공연을 펼쳤다.

서 할머니는 시한부 3개월을 훨씬 넘긴 9개월간의 래퍼 활동을 이어왔다. 가족들은 처음엔 할머니의 건강을 생각해 래퍼 활동을 만류했으나, 마치 아이처럼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6일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정밀 검사를 받아 암이 폐로 전이됐다는 것을 확인했고,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있다 이날 결국 숨졌다.

수니와칠공주는 경북 칠곡군 지천면 신 4리에 사는 평균 연령 85세 할머니 8명이 성인문해교실에서 한글을 깨친 후 지난해 8월 결성된 할머니 래퍼 그룹이다. 세계 주요 외신을 통해 'K-할매'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국내외에서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