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서 메시는 '세체'일까? '역체'일까?
"카타르에서 메시는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킬까?"
2022년 e스포츠 최고의 이슈는 DRX '데프트' 김혁규 선수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우승일 것이다. 데프트는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로 평가받았지만 우승 앞에선 한없이 약해졌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인생의 전부였기 때문이다. 끝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프로게이머 활동 10년 만에 쾌거를 이뤘다. 그가 남긴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은 수많은 게이머를 감동시켰다.
e스포츠계에 데프트가 있다면 축구계엔 '리오넬 메시'가 있다. 메시는 명불허전 세계 최고 선수다. 발롱도르 7회 수상, 우승 트레블 2회 달성 등 앞으로 누가 경신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진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에는 "월드컵 우승이 없네"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그가 펠레나 마라도나 등 역대 레전드를 뛰어넘었다고 말하기 힘든 이유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실패했다. 결승전에서 좋은 기회를 놓쳤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16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메시는 "이제 국가대표 활동은 끝났다"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폭탄선언에 그동안 비난을 퍼붓던 아르헨티나 팬들은 응원을 보냈다. 팬들의 응원으로 메시는 2개월 만에 은퇴 선언을 철회했다.
은퇴 철회 이후 국가대표 유관 갈증은 지난해 코파아메리카 우승으로 해소했다. 그러나 월드컵과 코파아메리카는 무게감이 다르다. 월드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면 역대 최고라는 평가에 많은 이가 물음표를 던질 것이다. 카타르는 메시에게 '세계 최고'와 '역대 최고'의 갈림길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정말로 메시에게 마지막 기회다. 메시가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은 그에게 냉정하다. 어느새 메시의 나이도 35세다. 앞으로 4년 동안 이 폼을 유지할 가능성이 낮다. 카타르 월드컵 우승이 더욱더 절실한 숙원이다. 메시 우승 여부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월드컵은 운이 필요하다. 프로 축구는 구단 가치와 선수 실력에 따라 스쿼드가 구축된다. 즉 개인 능력이 뛰어날 경우 좋은 구단에서 우승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다르다. 활동 시기에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지 않으면 우승은 불가능에 가깝다. 좋은 선수가 많다고 우승하는 것도 아니다. 2006년 월드컵을 떠올려보자. 결승전에서 지네딘 지단의 퇴장으로 단단했던 프랑스가 그대로 무너졌다. 변수는 늘 존재한다.
메시의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평가는 냉담했다. 5번째 월드컵 출전을 앞둔 메시는 지난 6일 ESPN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라며 "아르헨티나는 역사 덕에 늘 강력한 경쟁자다. 지금 연승 중이라 더 그리 보이는 것뿐이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월드컵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모든 경기가 매우 어렵다. 우승 후보가 항상 정상에 서는 것은 아니다"라고 희망을 가졌다.
다행히 최근 그와 아르헨티나 전체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메시는 적응에 난항을 겪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선 6골에 그쳤고 UCL 16강 탈락도 막지 못했다. "메시도 이제 끝인가"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올해 메시는 보란 듯이 상황을 뒤집었다. 유럽 5대 리그 선수 중 가장 먼저 10골 10도움을 돌파했다. UCL 역사상 한 경기에서 멀티골·멀티 어시스트를 기록한 최고령 선수도 등극했다. 지난 17일 UAE 평가전에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5대0 승리로 이끌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A매치 36연승을 기록 중이다.
이에 메시는 "육체적으로 좋은 상태다. 올해 알찬 프리시즌을 보냈다. 작년에는 바르셀로나에서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하느라 제대로 활약할 수 없었다.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상당한 정신적 집중과 열정을 갖고 더 나아지도록 노력한 게 핵심이었다"고 회상했다.
메시와 아르헨티나는 데프트와 DRX를 연상케 한다. DRX는 2022 LoL 월드챔피언십 4번 시드를 겨우 취득했다. 당연히 우승 후보에 이름이 올리지도 못했다. 하지만 거듭된 경기 속에서 선수들은 성장했다. 선수들의 성장력은 우승컵으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소년만화 스토리다. 아르헨티나도 DRX처럼 강호들을 꺾고 카타르 월드컵 주인공이 될지 기대가 된다.
아르헨티나는 카타르 월드컵 C조에 속해 멕시코, 폴란드, 사우디아라비아와 경쟁한다. 통산 월드컵 우승 2회(1970년, 1986년)를 차지한 아르헨티나는 36년 만에 다시 한번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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