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다툼 덕에 100억 이상 번 '이 회사'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한 주식 공개매수(주당 매수가 83만원)가 지난 14일 일단락된 가운데 주가 급등으로 큰 평가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 '에이알티코퍼레이션(Art Corporation, 이하 에이알티)'에 눈길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알티는 2021년 3월에 설립된 투자전문회사로 고 구본무 LG 선대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지배력을 가진 회사로 알려져 있다. 에이알티는 자사 자본금(161억원)보다 많은 200억원어치(총 4만 1044주, 0.21%)의 고려아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윤 대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경기초등학교 동기(23회)이나 최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둘 사이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에이알티의 고려아연 주식 매입시기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에이알티가 고려아연 현물주식(1만 7251주)을 담보로 100억원 규모의 무보증사모교환사채를 발행한 것이 2022년 4월 6일이어서 이 시기 전후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알티가 주식을 매입한 그해 11월에 고려아연은 LG화학과 자사주(약 2525억원, 36만7529주)를 맞교환했다.
윤 대표의 부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도 고려아연 주식 15억원 규모(2024년 5월 10일 LG복지재단 이사회 개최 시기 기준)를 보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는 남편인 윤 대표가 운영하는 펀드가 500억원을 투자한 코스닥 바이오기업 메지온의 주식 3만주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정매매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자 지난 5월 해당주식을 자신이 근무하는 LG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하면서 이 주식과 함께 고려아연 주식(5월 10일 당시 종가 49만 6500원을 기준으로 약 3000주 내외 추정)도 기부하려고 했으나 이사회에서 추가설명을 요구하면서 기부가 보류된 바 있다. 구 대표도 현재 이 주식을 현재 그대로 보유했을 경우 재단 기부시점의 주가 기준으로도 수익률이 60%를 훌쩍 넘어선다.
구 대표가 현재 이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지를 묻의한 결과 LG복지재단 관계자는 "당시 주식을 기부하기 위해 재단 계좌로 주식을 이관한 사실은 있지만, 그 이후 이사회에서 추가 설명자료를 요구한 상태로 향후 이사회에서 기부여부가 재논의될 것으로 안다"며 "다만 현재 그 주식이 재단 계좌에 있는지, 구 대표 개인계좌에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여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에이알티의 최대주주는 비상장 중견 건설회사인 다올이앤씨(Daor E&C, 구 VSL코리아)이다. 다올이앤씨는 윤 대표가 주도했던 2016년 르네상스호텔 재개발사업의 주사업자였다. 다올이앤씨의 최대주주는 마크스앤컴퍼니유한회사이고, 이 회사는 윤 대표와 장모인 김영식 여사 등의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표 본인도 이 회사에 21억원(2019년 기준)의 자금을 대여해 준 적이 있는 것으로 국세청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윤 대표와 르네상스 호텔 개발 사업을 함께 했던 자산관리회사인 에스엘아이(SLI) 이상준 대표도 국세청 조사과정에서 마크스앤컴퍼니는 윤 대표의 지휘 아래 있는 회사라고 진술했다. 이로 볼 때 자금 흐름은 '윤 대표→마크스앤컴퍼니(유)→다올이앤씨→에이알티코퍼레이션→고려아연'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교환사채 발행 조건은 보장수익률 1.5%에 상환기간은 사채발행 1년 이후부터 매 3개월마다 가능하며 만기는 발행 후 4년 뒤인 2026년 4월 6일이다. 교환대상 주식(1만 7251주)의 시가가 최초의 교환가격(57만 9676원)의 150% 이상(86만 9513원)일 경우에만 교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조건이 걸려 있다.
MBK와 영풍 연합의 공개 매수 가격 83만원은 교환 조건에 해당하지 않지만, 고려아연 사측이 제시한 자사주 매입가격 89만원은 이 조건을 충족한다. 이에 따라 에이알티의 사채권자들은 해당 사채를 고려아연 현물주식으로 교환해 수익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에이알티의 총자산 290억원 가운데 200여억원은 주식에 투자했고, 나머지는 관계기업인 케이엠지파트너스와 윤관 대표가 지분을 투자한 마크원테크놀러지에 각각 5억원과 54억원을 대여해줬다.
이와 관련 에이알티 측이나 이 회사의 대주주인 다올이앤씨 측에 몇일에 걸쳐 수차례 연락하고, 에이알티의 윤재광 대표와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회사 관계자는 "메모를 남겨놓겠다"고 말한 후 현재까지 답이 없다. 현재 에이알티의 기업개황을 보면 사원은 없이 대표 1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무실은 다올이앤씨와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증권선물위원회를 열어 구 대표와 윤 대표 부부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통보하기로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 상장사 메지온과 고려아연 등 4개 종목에 대해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수 의혹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윤관 대표는 이외에도 강남세무서와 종합소득세 부과 취소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부토건 창업주 손자인 조창연 전 BRV 고문과는 현금 2억원 대여금 반환 소송 항소심이 예정돼 있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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