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다의 베스트셀링 미니밴 오딧세이가 4년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한국 시장을 찾았다.
오딧세이는 지난 1994년 시장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300만 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북미 시장의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한 혼다의 MPV 모델이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수입 미니밴 특성상 비쌌던 가격과 올드한 실내 구성으로 인해 높은 가성비를 자랑했던 카니발에 밀려 그 동안 만족스러운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렇게 4년이 지난 2025년 봄, 신형 오딧세이는 이전 모델의 아쉬웠던 부분들을 개선한 만족스러운 상품성으로 다시 한 번 한국 미니밴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먼저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자. 디자인에 민감한 미니밴 예비 구매자라면 약간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신형 오딧세이의 얼굴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인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스포티하고 다부진 인상을 더하기 위해 각을 세운 새 그릴과 범퍼를 적용했지만, 디테일이 조금 달라졌을 뿐 새로워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측면부 역시 기존의 정통 미니밴 형태를 그대로 채택했으며, 후면부도 테일램프 사이에 블랙 그릴 바를 추가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리어 범퍼를 적용하는 등 디테일 요소 추가로 색다른 인상을 주고자 노력했다.

과거 한 가지 톤으로 통일돼 올드한 느낌을 줬던 실내는 대시보드와 시트 등에 브라운-블랙 투 톤 컬러를 적용해 한층 화사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인테리어 디자인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과거 한국 소비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던 아날로그 요소들도 개선했다.

그 중 하나인 7인치 디지털 계기반과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는 이전 모델보다 높은 시인성을 제공해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을 도우며, 디스플레이 주변에는 오디오 다이얼, 공조장치 등 필수적인 기능들을 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물리 버튼부를 배치했다.

더불어 센터 디스플레이는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와 같은 미러링 기능을 무선으로 지원하며, 2, 3열 탑승객의 상태를 디스플레이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캐빈 와치'와 1열 승객의 목소리를 2, 3열의 스피커 및 헤드폰으로 들려주는 '캐빈 토크'의 기능도 지원한다.

2열 상단의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RES)도 업그레이드 됐다. Full HD급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이 디스플레이는 과거 10.2인치에 불과했던 화면 크기를 동급 최대인 12.8인치까지 늘렸으며, BYOD(Bring Your Own Device)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의 화면을 모니터에 연동할 수 있다. 이전 모델에서 지원했던 HDMI는 물론, 스마트 디바이스, 헤드폰도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어 스마트TV처럼 다양한 OTT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2, 3열 공간은 2열 시트 편의성에 중점을 둔 카니발과 달리, 2열과 3열 모두에 탑승객이 편히 앉을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브라운-블랙 투 톤 천공 가죽 시트로 마감된 2열 좌석은 큰 특징 없이 평범한 생김새와 달리 꽤 안락한 착좌감을 제공하며, 3열 좌석은 키가 너무 크지만 않다면 앉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시트를 접었을 때의 활용성도 높다. 타사의 일반적인 미니밴들은 3열이나 4열까지는 바닥 공간에 시트를 접어 넣을 수 있지만, 2열 시트는 폴딩 정도만 가능하기 때문에 손실되는 공간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딧세이는 리클라이닝, 전후좌우 이동, 탈착과 폴딩이 가능한 2열 매직 슬라이드 시트가 적용되어 있어 원하는 위치로 2열 좌석을 이동시킬 수도, 2열 시트를 탈거해 후석을 모두 평탄화된 공간으로 만들 수도 있다. 실제 탈거하면 2M 넘는 여유 공간이 마련된다.

이 공간은 사용자의 취향이나 목적에 따라 짐칸이나, 차박 등의 아웃도어 콘텐츠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차박 공간으로 활용할 때에도 다른 미니밴이나 SUV들처럼 따로 평탄화 작업을 할 필요 없이 이불만 깔고 누우면 된다. 튜닝을 따로 하지 않아도 차박에 최적화된 세팅이 가능한 것이다.

오딧세이가 선사하는 매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녀석의 진짜 매력은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여실히 드러난다. 직접 그 가치를 느껴보기 위해 오딧세이의 시동버튼을 누르고 주행을 시작해본다. 그러자 2톤에 달하는 무거운 차체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후드 아래 배치된 3.5 V6 자연흡기 엔진이 10단 변속기와 조화를 이뤄 중형 세단을 탄듯한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해낸다. 속도를 더 높여 주행해도 미니밴 특유의 통통 튀는 거동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서스펜션 세팅이 잘 되어 있는 것인지 미니밴보다는 적당한 크기의 SUV에 가까운 승차감이 느껴진다.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기 때문에 연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스펙시트 상 연비는 복합 기준 9km/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드라이브 모드를 에콘(ECON)으로 놓고 달리면 11km/ 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다.
부분변경 모델인 만큼 가격은 조금 올랐다. 하지만 기아 카니발의 가격이 야금야금 5000만원 선까지 올라서일까. 6290만원에 책정된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게 느껴지지 않는다. 미국에서 배를 타고 건너오는 수입 미니밴이란 점과 높은 환율의 영향에도 이 정도면 오히려 방어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2025년 봄, 오딧세이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앞으로 치열해질 미니밴 시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