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뉴스] "노동자 편? 못 믿겠다"…노조의 변심, 올해 펜실베이니아는
이지은 기자 2024. 10. 5. 06:00
'철의 도시' 피츠버그에서 본 현지 표심
과거의 영광이 혼재된 이곳 민심은 최근 대선 때마다 유독 출렁였습니다. 1992년부터 20년을 내리 민주당에 표를 주던 '블루 월(blue wall)'이었는데 근래에는 또 달라졌습니다. 올해 11월 대선에서도 펜실베이니아주는 초접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일까, 기자가 찾아간 지난달 말에도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모두 다녀가며 여기에 사활을 건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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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같은 산업 도시가 주도하는 펜실베이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노동조합이 강합니다. 노조 유권자라면 당 후보가 누가 나오든 민주당을 선호할 것이라는 통념을 깬 데가 바로 이곳입니다. "노조 유권자와 당 사이의 단절이 최근 눈에 띈다"는 것이 이 지역 언론에서 판세를 오래 봐 온 기자의 분석이었습니다.
지난달 21일 현지에서 만난 피츠버그 포스트의 가제트 도널드 길리랜드 에디터는 "(이곳) 노조는 경제적으로 진보적이지만 사회적인 이슈에서는 보수 성향이 커졌다"며 "성소수자 문제 등에서 민주당과 안 맞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공화당으로 더 넘어가고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주 정부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등록 유권자 집계를 보면 이곳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수 차이는 34만 명까지로 좁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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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를 시추하는 공법 중 하나인 수압 파쇄법(프래킹·fracking)에 있어서 묘하게 입장을 바꾼 해리스를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프렌드 부회장은 "주 서쪽은 여전히 천연가스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10만 명이 넘는다"라며 "해리스가 프래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크게 내다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나서 찬성한다고 태도를 바꾸니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려면 결국 이겨야 하는 곳이 펜실베이니아주입니다. 해리스와 트럼프 후보 입장에서는 현지 노조의 마음을 얻는 것이 그만큼 절실한 시점입니다.
피츠버그=이지은 기자 jel@jtbc.co.kr
■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다음 주 유튜브 채널 JTBC 뉴스로 방영될 〈이지은의 줌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이번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East West Center)와 함께했습니다.
'철의 도시(iron city)'. 이름대로 피츠버그는 철강 도시로 명성을 떨쳤던 곳입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피츠버그는 20세기 초만 해도 미국 철강 생산의 절반 넘게 담당했습니다. 쇳물을 따라 돈과 노동자가 몰리던 이 도시는 제철 산업이 예전만 못하면서 쇠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펜실베이니아주는 러스트벨트(rust belt)가 됐습니다.
과거의 영광이 혼재된 이곳 민심은 최근 대선 때마다 유독 출렁였습니다. 1992년부터 20년을 내리 민주당에 표를 주던 '블루 월(blue wall)'이었는데 근래에는 또 달라졌습니다. 올해 11월 대선에서도 펜실베이니아주는 초접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일까, 기자가 찾아간 지난달 말에도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모두 다녀가며 여기에 사활을 건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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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민주냐, 도로 공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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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만 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경합주로 분류됩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간접 선거이기 때문에 표수를 많이 얻으면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다 가져가고 그게 아니면 몽땅 잃습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가져간 펜실베이니아주의 19명을 2020년 대선 때는 바이든이 되찾아 왔습니다. 당시 승패를 가른 건 8만 표일 정도로 박빙이었습니다.
선거인단만 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는 경합주로 분류됩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간접 선거이기 때문에 표수를 많이 얻으면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다 가져가고 그게 아니면 몽땅 잃습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가 가져간 펜실베이니아주의 19명을 2020년 대선 때는 바이든이 되찾아 왔습니다. 당시 승패를 가른 건 8만 표일 정도로 박빙이었습니다.
피츠버그 같은 산업 도시가 주도하는 펜실베이니아주는 전통적으로 노동조합이 강합니다. 노조 유권자라면 당 후보가 누가 나오든 민주당을 선호할 것이라는 통념을 깬 데가 바로 이곳입니다. "노조 유권자와 당 사이의 단절이 최근 눈에 띈다"는 것이 이 지역 언론에서 판세를 오래 봐 온 기자의 분석이었습니다.
지난달 21일 현지에서 만난 피츠버그 포스트의 가제트 도널드 길리랜드 에디터는 "(이곳) 노조는 경제적으로 진보적이지만 사회적인 이슈에서는 보수 성향이 커졌다"며 "성소수자 문제 등에서 민주당과 안 맞는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공화당으로 더 넘어가고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펜실베이니아주 정부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등록 유권자 집계를 보면 이곳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수 차이는 34만 명까지로 좁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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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이유있는 '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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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노조 유권자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지난달 20일 펜실베이니아주 제조업을 대표하는 협회의 제즈리 프렌드 부회장은 "해리스의 반기업적인 노선을 회원사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태생으로 그나마 노조와 연결고리가 있었던 바이든과 달리 해리스는 노조와 별 접점이 없는 것도 변수라고 현지에서는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노조 유권자들이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지난달 20일 펜실베이니아주 제조업을 대표하는 협회의 제즈리 프렌드 부회장은 "해리스의 반기업적인 노선을 회원사들은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태생으로 그나마 노조와 연결고리가 있었던 바이든과 달리 해리스는 노조와 별 접점이 없는 것도 변수라고 현지에서는 보고 있었습니다.
셰일가스를 시추하는 공법 중 하나인 수압 파쇄법(프래킹·fracking)에 있어서 묘하게 입장을 바꾼 해리스를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프렌드 부회장은 "주 서쪽은 여전히 천연가스 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10만 명이 넘는다"라며 "해리스가 프래킹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크게 내다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나서 찬성한다고 태도를 바꾸니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려면 결국 이겨야 하는 곳이 펜실베이니아주입니다. 해리스와 트럼프 후보 입장에서는 현지 노조의 마음을 얻는 것이 그만큼 절실한 시점입니다.
피츠버그=이지은 기자 jel@jtbc.co.kr
■ 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다음 주 유튜브 채널 JTBC 뉴스로 방영될 〈이지은의 줌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이번 기획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East West Center)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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