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씨엠, 철강 겨울나기 ‘안간힘’…믿을 건 컬러강판 지배력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건축산업대전'에 설치된 동국제강 럭스틸 부스 /사진=김수민 기자

동국씨엠이 전방 산업 부진에 따른 내수‧수출 판매 감소의 영향으로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고부가 제품인 컬러강판 판매 비율을 유지하고 보수적 재무전략을 고수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연내 아주스틸 인수가 마무리되면 컬러강판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단 계획이다.

동국씨엠은 올해 3분기 별도기준 매출 5383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31.1%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9.8% 감소한 123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그룹은 202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 등 3사로 인적분할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동국씨엠은 그룹의 냉연도금 및 컬러강판 전문회사로 자리잡았다.

동국씨엠의 실적이 부진한 주요 원인으로는 건설‧가전 등 전방산업 수요 침체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꼽힌다. 3분기 판매량은 35만9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또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영향도 있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었던 건 고부가 가치 제품인 컬러강판의 가전향 수출 판매 비율을 유지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동국씨엠은 철강업계의 불황 시기에 보수적 재무기조를 유지하며 부채비율을 관리하고 있다.

3분기 컬러강판 판매량은 전년 동기 17만3000t에 비해 소폭 줄어든 17만2000t을 기록햇다. 동국제강 측은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럭스틸, 앱스틸 등 프리미엄 컬러강판 수출 판매 비율을 유지하며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매출 중 수출판매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1%p 증가한 59%, 같은 기간 가전판매 비율도 1%p 증가한 36%를 기록했다.

부채비율 추이를 살펴보면 인적분할 이후인 2023년 2분기 87.5%에서 올 3분기 78.1%로 9.4%p 감소했다. 이익잉여금을 쌓고 환율 하락에 따른 뱅커스 유산스의 규모가 축소된 영향이다. 뱅커스 유산스란 국제무역의 결제방식 중 하나로 수입자가 물품을 수입할 때 은행에 이자를 내고 대금결제를 일정 기간 유예 받는 제도를 말한다.

동국씨엠 2024년 3분기 실적 요약. /자료 제공=동국씨엠

동국씨엠은 수요 침체 및 시장 둔화 속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 대안으로 아주스틸의 인수를 내세웠다. 동국씨엠은 올 8월 아주스틸 인수 기본 계약을 체결하고 11월 초 양사의 합병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동국씨엠은 글로벌 컬러강판 시장에서 생산량 기준 1위 사업자로 거듭나게 된다. 동국씨엠은 공장별 특성을 감안한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단 계획이다. 또 국내외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원가 절감, 수출 확대, B2C(기업개인간거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동국씨엠은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DK컬러 비전 2030’을 내세웠다. 2030년까지 컬러강판 판매량 100만t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4분기에도 전방 산업 시장 환경에 따라 수익성 위주의 영업 판매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김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