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돌하르방의 코를 베었나”...제주 문화유산 방치의 민낯

박성우 기자 2025. 10. 2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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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소리] 자연사박물관 앞 돌하르방 훼손 대책 시급

제주의소리 독자와 함께하는 [독자의소리]입니다.

제주시 민속자연사박물관 입구에 자리한 돌하르방은 오랜 세월 도민과 관광객을 맞이해왔지만, 지금은 '코 없는 돌하르방'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독자 김모씨는 "박물관 초입 왼쪽에 세워진 돌하르방의 코가 망치 같은 도구로 수차례 훼손돼 이제는 원형을 잃었다"며 "수년째 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관계기관은 여전히 무관심하다"고 [제주의소리]에 제보했습니다.

돌하르방은 제주를 대표하는 석조 문화유산입니다. 박물관 입구의 돌하르방은 본래 제주시 서문 밖에 있던 것으로, 1984년 박물관 개관 당시 이전·설치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코가 깎여 나가며 지금은 그 원형을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가 됐습니다. 단순히 노천에 전시됐다는 이유가 아닌, 누군가에 의한 인위적 훼손 행위로 코가 깎여나간 것입니다.
코가 파여 훼손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앞 돌하르방. ⓒ제주의소리

매일 새벽 이 앞을 오갔다는 김씨는 "예전에는 주먹처럼 둥글고 인상 깊은 코가 특징이었는데, 이제는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며 "박물관 직원에게 수차례 알렸지만 '어쩔 수 없다'는 반응뿐이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잘못된 민속적 믿음이 이런 훼손을 부추겼다고도 지적합니다.

'돌하르방의 코를 갈아 먹으면 남자는 양기가 세지고, 여자는 아이를 낳는다'는 미신이 퍼지면서 실제로 일부 사람들이 코 부분을 부수거나 가루로 가져가는 일이 과거부터 이어져 왔다는 것입니다.

A씨는 "옛날 이야기로만 알았는데, 지금도 밤마다 누군가 돌하르방을 훼손하는 것 같다"며 "문화재를 이런 식으로 방치한다면 제주 상징물의 의미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 같은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체계적 관리가 절실하다는 의견도 뒤따릅니다.
코가 파여 훼손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앞 돌하르방. ⓒ제주의소리

고화질 CCTV와 센서 시스템을 설치해 야간 감시를 강화하고, 관람객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일정 거리의 펜스나 안전 로프를 설치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박물관 내 안내판을 정비하고 '문화재 훼손은 범죄'라는 경고 문구와 함께 처벌 규정을 명시해 경각심을 높일 필요도 제기됩니다.

법적으로 문화재 훼손 행위는 중대한 범죄로 처벌됩니다.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처벌이 가능하며, 지정 문화재가 아니더라도 형법상 재물손괴죄가 적용됩니다.

복원 역시 전문적 접근이 요구됩니다. 석조 문화재 복원 전문가의 정밀 진단을 거쳐 유사 재질의 석재를 사용한 '결실부 보강 성형' 방식으로 원형 복원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이 더는 방관 속에서 훼손되지 않도록, 이제라도 행정과 시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