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런던 노스 이스트 철도(LNER)에서 운영중인 영국철도 801형임.
때는 2005년, 영국 철도의 대동맥이라 할 수 있는 이스트코스트 본선, 그레이트 웨스트 본선에서 신나게 굴려먹던 91형 전기기관차와 mark 4 객차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슬슬 노후화되자...
영국 정부는 IEP(Intercity Express Programme)를 계획하여 쌔끈한 신형 장거리 간선용 고속차량을 뽑기 위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고 이에 봄바디어, 지멘스, 히타치 등이 뛰어들었음.
당시 영국 정부가 제시한 신형 열차의 조건은 대략:
• 25kV 교류 전차선을 통한 구동 및 디젤엔진 시스템을 이용한 자체 구동
• 효율적인 중련 운행을 위해 열차 간 연결&분리 시간 단축 (180초 이내)
• 전원을 전환하기 위한 바이모드(전철화 구간과 비전철화 구간을 한번에 오고 갈 수 있도록)
여기서 3번째 조건 때문에 영국 정치권 안팎에선 상당한 논란이 일었었는데, 당시 주요 간선 및 지선들이 하나둘씩 전철화를 진행중이었던 터라
"돈 더 내서 BMU(바이모드) 열차를 뽑을 바엔 차라리 비전철화 구간에서 디젤동차를 굴려먹음 되는 거 아니냐?"
라는 비판이 야당에서 터져나왔지만
교통부장관 필립 헤먼드는 좆까를 시전했고
최종적으로 IEP 계획은 히타치가 낙찰되었음.
히타치는 영국 정부가 제시한 기술적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열차를 만들 수 있었으며, 차체만 일본에서 제작 후 조립은 영국에 지은 히타치 공장에서 이행하겠다고 제시했다 함.
아무튼 2014년 5월, 드디어 영국철도 800형이라 명명된 신형 열차가 시운전을 시작했고...
당시 철도차관 클레어 페리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이 새로운 열차에 멋진 이름을 붙여달라 했는데,
그렇게 나온 이름이 바로 '아줌마' 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똑바로 읽으면 아즈마(あずま) 로, 이는 일본어로 '동쪽' 을 의미함. 이스트 코스트 라인(동해안 본선)을 달리는 열차니 적절한 이름이지.
이스트 코스트 본선은 원래 사진의 버진 트레인이라는 회사가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아즈마' 가 달리기도 전인 2018년, 버진 트레인이 모든 운영 노선에 gg를 치고 사업을 철수하는 찐빠가 발생...
이에 분노한 영국 정부는 LNER을 설립, 사실상 공기업 형태로 이스트코스트 본선의 운행을 시작함.
버진 트레인이 사업을 철수한 후에도 '아즈마' 라는 이름은 맘에 들었는지, 그대로 유지한 채 현재까지도 이스트코스트 본선을 신나게 달리는 중임.
IEP 계획에 따라 열차를 도입한 두 회사 (GWR, LNER) 외에도 나중에 추가로 주문한 회사 역시 많은데, 그에 따라 열차의 번호도 80x형으로 나뉘게 됨.
GWR(Great Western Railway), 영국철도 800형
LNER(London North East Railway), 영국철도 801형
801형의 특징은 디젤 엔진이 없어 자력 구동이 불가능함.
(800, 801형은 두 회사 모두 운영중임)
TransPennine Express, 영국철도 802형
Lumo, 영국철도 803형
이 친구도 801형처럼 디젤 엔진이 없지만, 대신 상부에 배터리를 설치해 비전철화 구간에서도 약간의 자력운행이 가능함.
Avanti West Coast, 영국철도 805, 807형
East Midland Railway, 영국철도 810형 (2025년 도입예정)
번외로, 히타치는 자체적으로 신형 열차를 히타치 AT-300 패밀리라 명명했음.
왜냐? 이 신형 열차들은 전부 히타치의 A-train 기술로 만들었기 때문임.
A-train 기술이란 철도차량 제작에 모듈화를 도입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원가를 절감하는 기술임.
한국에도 이 A-train 기술로 제작된 차량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누리로' 임.
영국철도 80x형과 누리로가 핏줄을 같이 한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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