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실패 없이 귤 고르는 방법
코끝 시린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날씨가 추워지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과일이 있다. 바로 지금 제철을 맞은 귤이다.
새콤달콤한 맛과 더불어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사랑받는 귤! 특히 비타민C가 풍부해 면역력 약해지는 계절, 훌륭한 비타민 공급원이 되어 준다. 추운 겨울 따뜻한 이불 속에서 귤을 까먹는 것은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묘미이자, 익숙한 겨울의 풍경이다.
귤의 특성상 한 번 구매할 때 여러 개 혹은 아예 박스째 구비해 놓는 집들도 많다. 귤을 어디서 살지, 어떻게 골라야 할지도 고민이 된다. 크기나 모양, 혹은 그저 색깔만 보고 골랐다가 시큼한 맛에, 밍밍한 맛에, 푸석한 식감에 실망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올겨울 고객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제주 산지를 누비며 최고의 감귤을 찾아 나섰다. 천혜의 자연을 품은 땅 제주에서, 신세계가 찾은 1등 감귤에 숨겨진 비밀을 하나하나 파헤쳐 봤다.
타협 없는 기준으로 ‘프리미엄’ 골라낸다,
@중문 농협
‘감귤의 성지’ 제주도, 그중에서도 남서쪽에 위치한 중문으로 향했다. 중문을 중심으로 한 서귀포 일대는 기후가 따뜻하고 일조량이 풍부하며, 강수량도 적절해 감귤이 자라기 최적의 환경을 자랑한다. 서귀포 감귤이 맛있는 또 다른 이유는 토질에 있다. 서북풍의 영향으로 제주의 동쪽 땅은 화산재가 쌓이는 반면, 서쪽은 비화산회토로 이뤄진다. 비화산회토로 이뤄진 토양일수록 감귤 재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1등 감귤을 찾기 위한 신세계백화점의 노력은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당도 12.5브릭스(Brix) 이상, 산도 1% 미만의 고당도 감귤이 프리미엄 감귤의 기준으로 인식되었지만, 신세계백화점은 보다 높아진 고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프리미엄의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이기로 했다.
“제주과일 전문 협력회사 ‘달콤트리’와 함께 제주에서 감귤을 재배·선별하는 수많은 감귤농협 및 영농조합을 방문하고 점검했습니다. 그중 많은 우수 농가를 보유하고 있고, 최신식 선별 설비를 통해 엄격한 기준으로 감귤을 선별하는 중문농협과 협업하게 됐습니다. 신세계 전용 선별장까지 운영하며 고품질의 감귤만을 엄선하고 있습니다”
최대 감귤 주산지라는 명성처럼 어마어마한 물량이 쏟아지는 중문농협유통사업단 APC(이하 중문농협). 이곳에선 천하의 제주감귤일지라도, 까다로운 ‘선별’ 관문을 피해 갈 수 없다.
중문농협은 샘플 *파즙에 대한 당·산도 테스트를 진행해 입고 여부를 결정한다. 신세계는 이 과정에서 우수 농가를 1차로 선정해 해당 농가의 감귤을 선별한다. 선별에 들어가기 전, 약 3~5일간 *예조 과정을 거쳐 감귤의 당도를 높이고 썩은 것들을 솎아낸다.
*파즙: 잘라서 즙을 낸 것
*예조: 수확 후 일정 기간 자연 상태에서 건조하는 작업
“일반적으로 감귤 상품의 리뷰를 분석해 보면 11Brix 이상부터 맛있다고 느끼는 고객분들이 많아요. 신세계백화점은 보다 높은 고객 만족도를 위해 당도의 기준을 기존 12.5Brix에서 1~3Brix 높였습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에서는 13Brix 이상의 블루 라인과 15Brix 이상의 블랙 라인 상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문농협에서는 13Brix 이상의 고당도 감귤만을 선별하는 신세계백화점 전용 선별장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모인 감귤은 불순물, 먼지 등을 제거하는 세척 및 건조의 과정을 거친다. 깨끗하게 씻긴 감귤들을 작업자들이 육안으로 한번 더 꼼꼼하게 검수한다.
13Brix 이상의 당도와 0.8%~1%의 산도. 달콤함과 새콤함의 ‘황금 밸런스’를 찾기 위해 비파괴 측정기로 빛의 굴절률을 이용해 당도를 측정한다. 이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감귤은 걸러내고, 합격한 감귤만 상품 포장을 위한 컨베이어 벨트로 이동한다.
매일 엄선된 감귤은 항공운송을 통해 전국으로 직송, 산지의 신선함까지 고객에게 전달한다.
명장의 노하우와 선진 농법이 만나 탄생한 명품 감귤
@나석우 농가
아무리 ‘우수 농가’라 할지라도 모든 기준을 충족하며 수확물의 100%를 출하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이 어려운 일을 해내는 ‘감귤 명장’이 있다고 한다. 중문농협 강용훈 계장은 신세계백화점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나석우 농가에 대해 “당도 측정 시 13Brix 이상이 나올 확률이 거의 100%”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명장이 일궈낸 명품 감귤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중문에 위치한 나석우 농가를 찾았다. 과수원에 도착하자 김철용 바이어는 “1등 농가”라고 미소 지으며 생산자와 반갑게 인사했다.
“나석우 생산자는 30년 넘게 감귤 농사를 지어오며 제주 감귤 품평회에서도 수차례 입상할 정도로 우수 생산자로 이름이 알려진 분입니다. 다른 우수 농가도 많지만 나석우 생산자와 거래를 시작하고 이어가는 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재배연구와 기반시설 투자를 통해 품질 혁신을 일궈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성목이식’이라는 원지 정비 사업에 선도적으로 참여해 해당 사업의 실효성을 입증시킨 농가입니다”
*성목이식: 기존 수목을 굴취한 뒤 높은 이랑을 조성하여 일정 간격으로 재식재하는 농법.
과수원에 들어서자 일반 노지에서는 볼 수 없던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감귤밭에 눈이 내린 듯한 모습이다. 밭을 덮은 새하얀 천에 반사된 빛에 감귤 열매가 주황빛으로 영롱하게 빛났다. 천의 정체는 ‘타이벡’이다. 나석우 농가는 이를 활용한 농법으로 감귤을 생산하고 있다.
타이벡이라는 하얀 천으로 6~7월 사이 귤나무 바닥의 흙을 덮어씌워 수분 흡수를 막아 당도를 높이고, 바닥의 빛을 반사시켜 귤이 고루 잘 익도록 하는 재배법이다. 일반 재배법에 비해 시간과 경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당도를 끌어올려 프리미엄 감귤을 생산하는 데 용이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감귤나무의 간격이 노지와 비교해 눈에 띄게 넓은 것이다. 나석우 생산자는 “타이벡 재배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성목이식 등 원지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나석우 생산자는 “일반 노지재배로는 당도를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라며 “2년 간 재배를 못해 수익이 없어 타격이 있지만 환경을 갖춰 놓으면 고품질의 감귤을 수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목이식으로 나무 수는 절반으로 줄었지만 감귤의 품질이 높아져 수익성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으로 상품이 나간다는 것은, 우리 감귤이 곧 프리미엄이라는 것 아닐까요? 앞으로도 고객 여러분이 찾아주시는 한, 맛있고 신선한 귤을 생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늘 맛있게 드셔 주시는 신세계백화점 고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제주에서 찾은 1등 감귤의 비밀에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최신식 재배 기법, 베테랑 농부의 땀과 정성, 바이어의 열정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최고의 조건들이 확보되었다 해도, 기상상황 등 여러 가지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바이어가 육지에 발 디딜 새 없이 제주 산지를 수없이 오가는 이유다.
과일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열풍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프리미엄의 기준은 높아진다. 앞으로도 신세계백화점은 과감한 품질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의 기준을 새롭게 세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올겨울 제주감귤과 더불어, ‘한라스위트’, ‘레드키위’, ‘감황(하트키위)’ 등 제주산 신품종 키위도 함께 선보인다. 김철용 바이어는 “산미, 크기 등 기존 수입산 키위의 단점을 보완해 개발된 상품”이라며 “신품종인 만큼 제주 산지를 꾸준히 방문해 다시 한번 품위를 체크하고, 운영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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