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어머님이 누구니?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2022. 11. 2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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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박진영,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의 신곡 'Groove Missing(그루브 미싱)'을 들으며 탄성이 연달아 쏟아져 나왔다. 우선 나이 들지 않은 그의 외모를 보고 그러했고, 20대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보며 한 번 더 그러했으며, 최종적으로 무대에 올라 자식뻘인 후배들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을 보고 그러했다. 1971년생, 한국 나이로 52살의 가수 박진영은 여진히 무대가 즐거운 딴따라다. 스트레이키즈, 있지 등을 글로벌 아이돌로 성장시킨 대형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면서, 자신의 음악으로 여전히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정상의 '현역' 인기 가수이기도 하다. 그의 노래 제목처럼 '어머님이 누구니'라는질문을 이제 그에게 던지고 싶다.

과연 박진영의 어떤 모습이 이처럼 시들지 않는 열정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 걸까? 최근 그가 이끄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성적은 국내 톱 엔터사답게 고무적이다. 스트레이키즈는 가장 최근의 단일 앨범으로 300만 장을 팔아 치웠고, 있지는 지난 7월 발매한 앨범의 타이틀곡 '스니커즈'로 장기간 음원차트 100위권에 랭크돼 있다. 그리고 박진영의 'Groove Missing'까지 심상치 않은 기세로 챌린지 열풍에 불을 붙이고 있다. 이 노래는 K팝 시장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길 JYP엔터테인먼트의 또 하나의 히트곡이 될 전망이다. 

'Groove Missing'은 박진영이 슈퍼주니어 신동, 애제자 선미, 유튜버 고퇴경,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 등 다양한 참가자들과 흥겨움과 개성을 함께한 'Groove Back(그루브 백)' 숏폼 챌린지의 일환으로 쓰인 미발매 음원이다. 지난 10월 8일 서울 남산을 시작으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태국 방콕, 브라질 상파울루,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글로벌 팬들과 흥겨운 그루브를 공유하는 'JYP WORLD RPD(Random Play Dance) TOUR 2022'로 확장되면서 발매까지 하게 된 노래다. 바르셀로나에서 1000여 명, 상파울루 3000여 명이 운집해 해당 챌린지에 참여하는 등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박진영,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챌린지 하기 좋은 흥겨운 멜로디와 쉽고 재밌는 댄스뿐만 아니라 'Groove Missing'이 좋은 노래라라는 것은 열풍에 불을 지핀 가장 기본적인 조건일 것이다. 노래는 '80년대 미국 어반 댄스곡'을 표방하며 느린 템포 속 각종 악기들의 그루브를 살렸다고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복고적이고, 부연한다면 사운드 측면에서 향수를 자극하는 익숙한 멜로디가 매력적인 곡이다. 도입부부터 신스사운드의 오르간이 멜로디를 풍성하게 키우고, 박진영의 쫀쫀한 보컬과 만나 감각적인 리듬을 갖는다. 그 중간에는 '국힙' 파워 랩의 상징인 개코의 타격감 있는 랩까지 등장한다. 이 모든 것들의 조화는 대중성 측면에서 충분히 구미를 당길 만큼 매력적이다. 그리고 박진영만이 지닌 특성 덕분에 이 노래는 더욱 힘을 갖는다. 쉰 살의 나이에도 젊은 감각으로 문화의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일종의 동경내지는 감탄 같은 것 말이다.

노래의 화자가 주요 청자가 될 MZ 세대라는 점은 메시지에 힘을 더욱 불어넣는다. "부지런히 열심히 뛰고 있는데 이유는 잊어버렸어. 갖고 싶은 건 끝이 없는데도 꿈은 잃어버렸어" "다 팔아버려 트렌디한 헛소리. 와 저기 연예인 포스팅해야지, 확대해 사진 하나 건지고 하품"이라며 문화 주류층인 MZ세대들이 지닌 고민을 직설적으로 풀어놓은 가사는 그들 스스로와 동일시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그러니 '결국 우리 무대로 뛰어와 사뿐. 목소리 하나로 전부 다 접수해 가뿐히'라며 자신의 놀이판으로 젊은 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청자를 설득하는 기술은 K팝신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좇는 젊은 세대들에게, 자신에겐 익숙하나 그들에게 낯선 과거 사운드를 들려주면서 새로운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선두에서 보여주는 박진영은 자신이 잘하는 것에 완벽하게 초점을 맞춰 가장 멋있고 숙련된 모습으로 청자들을 마중한다.  

그리고 '박진영이 춤을 본격적으로 추기 시작했던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춤을 다시 추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완성된 노래'라는 'Groove Missing'의 설명은 지금 청자들의 놀고 싶은 마음뿐만 아니라 노래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아티스트 박진영의 욕망까지 동시에 충족시킨다. 박진영은 창작자가 자신의 자아를 드러내며 인기를 끄는 지점을 잘 아는 아티스트이면서, 동시에 그 한계를 넓히는 선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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