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경 쓰면 모르는 게 없어진다는데...거대 테크기업 앞다퉈 투자하는 ‘이것’ 가격은? [더 테크웨이브]
‘스마트 안경’ 시장 전망과 분석
혼합현실(MR) 시장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등장했습니다. AR(증강현실) 스마트 안경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마트 안경은 고가의 최첨단 헤드셋이 가진 편의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춰 ‘가상현실’ 시장에 새 지평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용어 정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설익었다’고 시장을 평가하던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메타, 스냅 등의 회사가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MR시장에서 반전을 노리는 애플의 움직임도 주목됩니다.
과연 스마트 안경은 스마트폰에 이어 차세대 ‘킬러 디바이스(기기)’가 될 수 있을까요.
이번주 <더테크웨이브>에서는 최근 메타가 공개한 신제품 ‘오라이언’을 중심으로 스마트 안경의 진화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안경이 스마트폰 이후의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지금까지 AR 기기에 대한 시도가 헤드셋, 고글, 헬멧이 등에 집중됐었다면 앞으로는 가벼운 ‘안경’ 형태로 기술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는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메타는 이날 AR 스마트 안경 ‘오라이언(Orion)’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저커버그 CEO는 “오라이언은 지금까지 공개된 스마트안경 중 가장 첨단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죠.
앞서 메타는 안경·선글라스 브랜드인 레이밴을 보유한 에실로르룩소티카와 협력해 AI 비서가 탑재된 스마트 안경 ‘레이밴 메타’를 2021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신기술을 이번에 공개한 것이죠. ‘오라이언’은 메타가 약 10년간 자체 개발해 온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업계에서는 오라이언이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가장 진보된 AR 안경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특히 AR 기술의 미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이 분야에서의 더 큰 혁신을 기대할 수 있게 한 점이 고무적입니다.
안경처럼 쓰면서 문자메시지는 물론 영상 통화, 유튜브 동영상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안경 무게는 100g 이하로 줄였고, 스마트폰이나 별도 배터리와 연결하지 않아도 무선으로 작동됩니다.
새롭게 주목되는 기술은 별도 연산 처리장치인 ‘퍽(puck)’과 근전도(EMG) 손목밴드입니다. 휴대용 연산 처리장치에는 두 개의 반도체가 탑재돼 중요한 연산을 처리하고 스마트안경과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해요. 이 때문에 가벼운 무게의 스마트 안경이 가능하죠.
손목밴드는 스마트안경과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시도입니다. 손을 들어 올리지 않아도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해 화면을 클릭하거나 스크롤할 수 있고, 손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화면을 제어할 수 있죠. 손목밴드를 장착하면 기능을 더욱 세밀하게 작동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오라이언은 렌즈에 이미지를 투사하기 위해 플라스틱이나 유리가 아닌 실리콘 카바이드(탄화규소) 렌즈를 사용했습니다. 탄화규소 렌즈는 일반 유리 렌즈보다 가볍고 현실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평가입니다. 핸드 트래킹 기능도 있어 두 손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시선 추적 기능을 통해 내가 바라보는 쪽으로 화면이 선택됩니다.
메타는 오라이언이 “가장 작은 AR 안경 형태에서 가장 큰 시야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메타는 “사람들은 정보의 세계와 물리적 세계 사이에서 선택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스마트 안경이)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를 연결해 사람들을 중심에 두고 더 현존하고 연결되며 권한을 부여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첫째, 스마트폰 화면의 한계를 벗어난 디지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물리적) 세계를 캔버스로 사용해 2차원과 3차원 콘텐츠와 경험을 어디에나 배치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 창, 대형 화면 엔터테인먼트, 실물 크기의 홀로그램 등 몰입형 사용 사례를 가능하게 한다.
둘째 주변 세계를 감지하고 이해할 수 있는 컨텍스트 AI를 통합해 사용자에 요구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셋째, 가볍고 실내외 모두에서 사용하기 좋으며, 사람들의 얼굴, 눈, 표정을 볼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오라이온은 AI 안경이기도 합니다. 메타(Meta) AI와 같은 스마트 비서 기능을 통해 일상 생활에서 유용한 시각화와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죠.
예컨대 스마트안경을 쓰고 눈앞의 식재료들에 대해 인공지능(AI)에 ‘이것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질문하면 AI가 오트밀, 카카오 등을 인식해 이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눈앞에 띄워줍니다.
또 설거지를 하면서 디지털 가족 캘린더를 조정하며 친구와 영상 통화를 할 수도 있고요. AI 비서가 증강 현실 경험을 증폭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특히 업계에서는 AR 글라스의 무게, 가격, 디자인이 좌우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단 매일 쓰고 다니려면 안경의 무게가 50g보다는 가벼워야 하고요. 또한 디스플레이의 기능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렌즈를 가볍게 만드는 기술이 더욱 개발되어야 하겠죠.
메타의 다음 스텝 역시 상용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커버그 CEO는 오라이언이 소비자용 제품으로 나올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2027년은 되어야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고가의 부품이 많기 때문에 메타가 목표로 하는 1000달러대로 가격을 낮추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메타 개발팀은 AR 디스플레이 품질 조정, 형태 최적화, 대규모 생산을 통해 제품을 더 저렴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핵심 콘텐츠가 부재한데다 가격이 비싸고 기능은 적은 탓에 본격적으로 시장이 개화하지 못했죠. 그러나 전자기기에서 AI를 직접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스마트 안경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당분간 스마트폰 이후가 될 새로운 디바이스 경쟁의 중심에 스마트 안경 시장이 자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2월 나온 애플 비전 프로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업계에서는 스마트안경이 더 현실적인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도 한 몫 하고 있습니다.
우선 MR시장을 두고 메타와 경쟁하고 있는 애플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집중됩니다.
애플은 당초 내년 출시를 목표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보류돼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2025년 이후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애플이 여전히 스마트 안경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죠. 애플은 스마트 안경과 관련한 여러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경테와 다리 내부에 전자 장치를 열고 닫을 수 있는 힌지(이음새) 관련 특허가 대표적이죠.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서비스하는 스냅은 자사의 5세대 스마트 안경인 스펙타클스를 최근 공개한 바 있습니다. 스펙타클스는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은 물론, 오픈AI의 AI가 탑재돼 음성 대화도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구글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구글은 앞서 AI 비서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공개한 영상에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음을 시사한바 있습니다. 올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구글의 AR 기기도 오라이언을 경쟁 제품으로 두고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밖에도 중국 오포, 솔로스, 브릴리언트랩스 등 다양한 업체들이 ‘가볍고’ ‘저렴한’ 스마트 안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중국 오포의 ‘에어 글라스3′는 무게가 50g이며, 싱가포르 스타트업 브릴리언트랩스가 개발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AR 안경도 무게는 39g에 불과합니다. 중국 샤오미가 지원하는 스타트업인 수퍼헥사의 AI 스마트 안경 ‘제우한’은 기존 판매 제품의 3분의 1 수준인 98달러로 가격을 대폭 낮췄습니다.
메타가 불을 지핀 스마트 안경 시장 경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AI와 만나 똑똑해진 ‘안경’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수십만원대의 안경, 구매하실 의향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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