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비교해봤습니다.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vs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비교시승기]

우리 모두 잘 안다. 토요타 캠리는 현대 쏘나타, 기아 K5, 혼다 어코드 등과 비교되는 중형 세단이라는 점을 말이다. 하지만 국산차와 수입차라는 태생의 차이가 발생하면 어쩔 수 없는 가격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국산차는 상대적으로 저렴해지고 수입차는 비싸질 수밖에 없는 점 말이다.

토요타가 출시한 9세대 캠리는 트림에 따라 4843만원부터 5403만원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를 중간 트림인 익스클루시브만 선택해도 4824만원이고 몇가지 옵션을 추가하면 약 5천만원 정도로 올라가니 가격적으로 직접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분명한 체급의 차이, 하지만 비슷한 가격. 신형 캠리는 그랜저를 상대로 선전할 수 있을까? 현재 기준으로 경쟁력은 어느정도일까? 꼼꼼하게 비교해봤다.

간단하게 크기 차이부터 보자. 확실히 중형 세단과 준대형 세단 차이가 느껴질 수밖에 없다. 길이 너비 높이는 물론 휠베이스에서도 그랜저가 더 크다.
대신 그만큼 무게는 캠리가 가볍다. 성인 남성 1명 정도 가벼운 무게 차이에 해당한다. 더 컴팩트 해진 하이브리드 시스템 영향도 있을 것이다. 덕분에 보다 경쾌한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랜저와 캠리의 휠베이스 차이는 70mm다. 밀리미터 단위가 중요한 자동차 세계에서 꽤 큰 차이에 해당한다. 그래서 뒷좌석 공간 차이부터 살펴봤다. 차이를 눈대중이 아니라 정확하게 확인 하기 위해서 1열시트를 정확하게 B필러에 맞추기도 했다.

캠리의 뒷좌석은 한눈에 봐도 넓다는 느낌을 받는다. 무릎 공간은 주먹 2개가, 머리 공간은 손가락 한개정도 들어갔다. 특히 렉서스 ES에도 없는 시트백 각도조절 기능이 있어서 더 편안한 자세를 만들 수도 있어서 좋았다.

유아용 카시트를 넣으면 캠리 뒷좌석 도어가 넓어서 카시트를 들고 몸을 넣기 수월했다. 안쪽에서 몸을 움직일 공간도 충분했을 정도. 제네시스 G90같은 압도적인 넓음을 원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캠리도 충분히 넓다.

그런데 그랜저가 확실히 넓긴 넓다. 캠리보다 조금씩 넓은데 작은 차이가 모이니 꽤 큰 차이처럼 느껴진다. 무릎 공간은 주먹 3개 정도로 더 넓었다. 머리 공간은 손가락 2개 들어갈 정도로 살짝 더 여유로웠다.

카시트를 넣어보니 조금 더 넓게 느껴진다. 먼저 뒷좌석 도어가 캠리보다 더 넓은 각도로 열렸다. 드나드는 입구도 그랜저가 더 넓기도 했다. 아무래도 이 부분에서 체급 차이가 많이 느껴졌다.

무릎 공간도 중요하지만 시트 쿠션 길이도 중요하다. 공간 넓어 보이게 만들기 위해 시트 쿠션 길이를 짧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시트 쿠션 길이도 직접 측정해봤다.

측정 전에는 그랜저가 당연히 더 여유로울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똑같았다. 캠리가 시트로 편법을 쓰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형 세단이지만 준대형 세단급 시트 쿠션 폭을 가졌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앉아봐도 편했다.

다음은 트렁크다. 참고로 현대 그랜저는 제네시스 G80보다 더 넓은 트렁크를 가질 정도로 국산차 중에서는 최상급 공간을 갖는다. 때문에 '당연히 그랜저가 넓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다. 먼저 직접 측정한 수치부터 보자.

그랜저가 세로는 더 길었다. 그런데 가로 폭은 캠리가 더 넓었다. 좁은가로나 넓은가로 모두 넓었기 때문에 활용성 면에서 좋을 것 같다.

여기서 한가지 더. 트렁크 입구 부분에서 의외로 큰 차이가 있었다.
수치도 그렇지만 눈으로도 캠리쪽이 저 넓게 뚫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덕분에 골프백을 넣을 때 캠리는 거의 수직으로 트렁크에 넣을 수 있었다면 그랜저는 먼저 한쪽을 넣고 나머지를 넣는 식으로 실어야 했다.

골프백을 넣고 남은 공간에서도 꽤 차이가 났다. 그랜저가 골프백에 맞춰서 공간을 만들어낸 느낌이라면 캠리는 그보다 더 큰 화물까지 수납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한 느낌이다.

이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비교해 보자. 일단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5세대로 변경되면서 스펙 부분의 변화가 있었다. 정리를 하면 아래와 같다.
엔진출력과 모터출력 모두 개선됐고, 덕분에 시스템 출력이 16마력 향상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어떨까?

먼저 엔진 출력은 배기량이 높은 캠리가 조금 더 높지만 토크는 터보엔진을 쓰는 그랜저가 더 높았다.

모터 성격도 비슷한데, 캠리가 그랜저보다 2배 이상 출력이 높지만 토크 부분은 그랜저가 더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시스템출력은 두 모델이 거의 같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캠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5세대로 발전했지만 그랜저도 현대차그룹의 4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쓸 정도로 절대 만만치 않다. 이 부분에서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노하우도 많이 쌓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배터리 용량은 이와 같은 차이를 보인다.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캠리의 2배 가까이 큰 용량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주행하는 환경에서 캠리의 배터리는 대부분의 환경에서 중간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충전 게이지의 변화 폭만 본다면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배터리 방전과 충전 폭이 컸다.

그렇다면 두 모델이 발휘하는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가속성능을 측정했다.

더 크고 무거웠던 그랜저가 앞선 성능을 발휘했다. 터보차저에서 만들어지는 두둑한 토크감이 실제 운전하면서 많이 체감됐다. 캠리는 그보다 부드럽게 가속하는 느낌이 강했다. 직결감 부분도 변속기를 통해 직접 변속하는 그랜저쪽이 조금 더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여기서 끝낼 수는 없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배터리 잔량에 따라 발휘되는 성능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배터리를 최대한 소진시킨 환경에서 가속성능은 어느정도 차이 나는지 직접 확인해봤다.

두 차량 모두 0.1초에서 0.2초 전후 느려진 가속 성능을 보여줬다. 토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배터리 유지능력이 워낙 좋기 때문에 사실상 큰 차이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현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경우 과거에는 배터리 충전 유무에 따라 가속성능이 많게는 1초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배터리 충전 상태에 따른 성능 변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아무리 배터리가 없어도 최소한은 남겨두고 최대한 빨리 충전시키려는 모습도 똑같았다.

전기모터만으로 어느 정도 속도로 가속할 수 있는지도 비교해봤다.

정지상태에서 모터만으로 가속할 수 있는 속도는 캠리 쪽이 더 높았다. EV 모드로 설정하면 시속 40km까지는 전기모터 만으로 가속할 수 있기 때문에 시내주행때 조금 더 전기차처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엔진이 일찍 개입하는 성격을 보였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았는데도 바로바로 엔진이 작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좋다 나쁘다라고 나누는 것 보다 제조사의 하이브리드 성격 차이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가장 큰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평상시에 조용한데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엔진이 작동되면 꽤나 시끄러워진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엔진이 배터리를 충전시키는 상황에서 엔진 회전수를 얼마나 쓰는지 직접 측정했다.

캠리가 엔진회전수를 더 낮게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엔진 배기량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저회전 토크가 더 강하다는 뜻이다. 덕분에 엔진회전수를 조금 더 낮춰도 배터리를 충전 할 수 있는 힘이 발휘되는 것이다. 그만큼 소음과 진동을 낮추는데 유리하다.

그렇다면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을 때 정숙성은 얼마나 차이를 보일까? 정확한 측정을 위해 소음계 캘리스레이션까지 완료하고 정숙성을 확인해봤다.

결과는 그랜저가 더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엔진이 작동하는 소리를 들어보면 캠리는 중저음 쪽이고 그랜저는 그보다 고음대 음색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엔진회전수나 음색과 무관하게 그랜저의 좋은 흡차음 성능이 이 차이를 무시하고 더 조용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달리는 환경에서는 어떨까? 시속 80km의 속도로 달리는 환경에서 두 차량의 정숙성을 확인했다.

이번에도 그랜저가 더 조용했다. 사실 캠리의 57dBA 정숙성도 중형 세단으로는 정말 조용한 편이다. 이보다 더 정숙한 환경을 만들어낸 그랜저도 인상적이다.

같은 주행 소음이라고 해도 그랜저는 조금 더 걸러진 느낌이 났고, 캠리는 조금 더 높은 음색이 들어온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다만 두 차량 모두 아쉬운 부분이 나왔는데, 시속 120km 이상 속도에서는 다른 차 대비 풍절음이 조금 많이 느껴졌다.

다음은 하이브리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연비 비교다. 모든 테스트 전에 두 차 모두 규정 공기압으로 맞췄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는 환경에서 측정한 연비 결과는 다음과 같다.

확실히 효율은 둘 다 매우 뛰어나다. 그랜저도 말도 안되는 연비를 보여주고 있는데 캠리는 연비 측정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연비가 잘 나왔다. 특히 캠리는 전기모터 이용 비중도 함께 알려주는데, 고속도로에서 달리고 있는 환경에서도 주행의 44% 정도를 전기모터만으로 이동했을 정도였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 이용 비율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시속 100km에서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가다서다 반복되는 시내 연비는 어떨까? 캠리나 그랜저 하이브리드처럼 풀 하이브리드 델 같은 경우 고속도로 연비와 달리 시내 연비는 엔진이 얼마나 개입했는지, 배터리 잔량이 어느정도인지 여부에 따라 시내 연비가 많이 바뀌기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평균속도는 시속 20km 수준으로 가다서다가 반복되는 환경이었고, 동시에 이동한 거리는 약 13km였다. 사실 그랜저 연비도 말도 안되는 수준인데, 캠리는 처음에 뭔가 잘못됐는 줄 알았다. 하지만 거짓 없이 실제 측정된 결과다.

우선 캠리와 그랜저 모두 가다서다 하는 정도는 전기모터만으로 통과했고, 이때 트립 컴퓨터의 연비는 리터당 99.9를 보여줬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엔진이 개입하기 시작했고, 엔진이 조금 더 늦게 개입하고 작동하는 시간이 짧았던 캠리가 이처럼 높은 연비를 기록할 수 있었다.

캠리 연비가 너무 비현실적으로 나와서 별도 테스트도 진행해봤다. 화도 IC 부근에서 마포 부근까지 주행하면서 연비를 측정해본 것이다. 이때는 연비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운전했다. 고속도로와 국도 모두 말이다.

그 결과 평균연비로 20.8km/L를 기록했다. 캠리 공인 복합연비가 리터당 17.1인데… 토요타가 너무 보수적으로 신고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캠리는 그랜저보다 더 가볍고 하이브리드 기술력도 높기 때문에 좋은 연비를 보여줄 것이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캠리가 보여준 연비는 예상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었다. 역시 '하이브리드는 토요타'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두 차를 직접 운전했을 때 느껴지는 감각은 어떻게 다를까?

승차감부터 비교했다. 그래서 같은 위치, 같은 속도로 방지턱을 넘으면서 쇼크처리능력을 비교해봤다.

그랜저는 방지턱을 넘고 출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래도 차량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런데 전륜에서 느껴지는 충격이 조금 있는 편이었어요. 차체는 출렁이는데, 충격은 조금 강하게 반발하는 성격이었다. 물론, 옵션으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더하면 이 부분을 많이 완화시킬 수 있긴 하다.

다음은 캠리다. 전체적으로 그랜저보다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도 짧게 느껴지면서 조금 더 탄탄하다는 인상을 전달한다.

그런데 방지턱을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충격은 오히려 더 부드러웠다. 충격을 처리하는 부분에서 꽤나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정도. 무엇보다 방지턱에서 내려오는 모션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매우 부드러우면서 천천히 내려오는 부분이 이번 캠리 승차감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 승차감을 극단적으로 강화시킨 성격이 바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라고 생각하면 된다. 서스펜션의 압축과 이완되는 과정 자체를 극단적으로 느리게 만드는 과정에서 방지턱이 '삭제됐다'는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캠리도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탑승자에게 좋은 승차감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상당히 유사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여기에 방지턱을 넘고나서 출렁이지 않고 바로 원래 자세를 잡아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중형 세단 정도면 가격적인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캠리는 세밀한 부분까지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느껴진다.

8세대 캠리는 낮게 깔리는 감각으로 운전의 재미가 높았다. 하지만 고급스러운 주행 감각 면에서 렉서스 ES와 격차는 컸다. 이번 9세대 캠리는 그 격차가 크게 줄었다. 분명 ES와 차이는 존재하지만 대중브랜드의 중형세단으로는 놀라운 수준의 감각을 전달한다.
그랜저와 캠리의 주행 감각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그랜저는 '편안함'이고 캠리는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조용하고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진다. 운전을 직접 하면 아무래도 내가 직접 자동차를 운전한다는 느낌이 명확하게 들어오지 않는다. 조금은 반박자 뒤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만큼 운전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장거리 이동을 유유자적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캠리를 운전하면 비로소 자동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할 때, 자동차의 거동이 느껴지는 다양한 부분에서 9세대 캠리는 솔직하게 운전자와 대화를 시도한다. 운전자의 의도에 맞춰 빠를 때는 빠르게, 걸러줘야 할 때는 잘 걸러주며 운전자와 호흡한다.

운전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와 비슷하다. 말 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잘 하는 것도 좋지만 둘이 서로 교감을 나누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때 둘 사이는 더 가까워진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는 말을 못하지만 운전자와 함께 합을 맞추면서 자동차만의 대화를 한다. 캠리는 그런 측면에서 솔직한 차다. 그런 면에서 운전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정리하며

두 차량 모두 전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하지 않은 성능과 상품성을 지녔다. 가격대도 유사하기 때문에 차량 구입에 고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성향 차이는 분명했다.
먼저 현대 그랜저는 현대차그룹의 플래그십 세단다운 넓은 크기와 공간, 한국인 취향에 맞는 편의장비와 정숙성이 무기다. 주행 부분에서 전세대 모델(그랜저 IG)보다 아쉬울 수 있지만 주요 소비자가 50대부터 그 이상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확실한 선택과 집중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토요타 캠리는 이번에 정말 잘 만들어졌다. 30-40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젊은 디자인, 가족용 세단으로 충분히 넓은 공간과 그랜저 못지않은 트렁크까지 갖췄다. 여기에 짜임새 있게 잘 다듬어진 주행감각은 만족감이 크게 높이는 요소일 뿐만 아니라 승차감도 개선돼 렉서스 ES와 격차가 크게 가까워졌다. 무엇보다 연비가 인상적이다. 프리우스가 부럽지 않은 수준의 말도 안되는 실연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취향이 확실히 다른 두 모델. 어떤 모델을 선택하건 만족감은 기대 이상일 것이다. 판매량? 당연히 국산차인 그랜저가 압승일 것이다. 다른 수입차보다 한국에서 '일본 브랜드'로 팔려야 한다는 부분도 큰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순수하게 자동차의 상품성과 경쟁력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토요타 캠리를 추천하고 싶다. 그만큼 이번에 잘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