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 동일인 지정… 외국인 자연인 총수 첫 사례

문수아 2026. 4. 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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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리스크 뚫고 내린 공정위 승부수

외교적 리스크 뚫고 내린 공정위 승부수

한미 FTA 위배 논란 등 외교 문제 비화 가능성 상존
해외 계열사 실질 공시 의무화

쿠팡 “사익편취 우려 없는 구조” 행정소송 예고

2021년 쿠팡Inc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 당시 김범석 의장. /사진: 연합

[대한경제=문수아 기자]쿠팡의 실질적 지배주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쿠팡 기업집단의 ‘총수(동일인)’로 공식 지정됐다. 지분이 아닌 친족의 실질적인 경영 참여를 근거로 외국 국적의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특정한 첫 사례다. 미국이 한국 정부의 쿠팡 규제를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9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범석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으로 변경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 쿠팡이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이후 5년 만의 변화다. 그간 쿠팡은 법인 동일인 예외 조건을 충족한다는 명목하에 김 의장이 아닌 법인 ‘쿠팡’을 동일인으로 유지해 왔으나, 이번 조사에서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발견됐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국내 계열사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 온 실질적인 정황을 확인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청문회와 올해 초 현장점검 결과, 김 부사장이 물류·배송 정책 수립 등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친족이 국내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법인 동일인 지정 예외 요건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으로, 공정위는 이를 근거로 김 의장을 자연인 총수로 특정했다.

이번 결정은 쿠팡 동일인 지정 문제가 한미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측은 자국 국적자인 김 의장에 대한 규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최혜국 대우’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럼에도 공정위가 지정을 강행한 것은 국내외 기업 간 형평성과 실질적 지배력 확인이라는 원칙을 우선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앞으로 쿠팡의 공시 체계는 ‘실질 공시’로 전환된다. 김 의장은 다음 달 말까지 본인과 친족이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해외 계열사의 현황과 주주 구성 등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지배구조가 투명하게 드러나게 되며, 공정위는 과거 공시 자료 허위 제출 여부에 대해서도 고발을 검토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쿠팡은 이번 결정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쿠팡 측은 입장문을 통해“쿠팡Inc는 한국 쿠팡 법인을 100% 소유하고, 한국 쿠팡도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100% 소유한 투명한 지배구조로 김범석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며 “한국 쿠팡 법인은 변함없이 동일인 지정의 예외조건을 충족해 왔다”고 밝혔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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