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굴하지 않는다”···광화문광장에 울린 가나전 응원 함성
‘2022 카타르 월드컵’ 한국-가나전을 세 시간 앞둔 28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거리응원에 나선 100여 명의 시민이 무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안전을 위해 우산을 드는 대신 우비를 입은 모습이었다. 공식 응원곡 ‘더 뜨겁게, 한국’이 흘러나오자 시민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따라불렀다. 머리카락이 비에 잔뜩 젖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주변이 어두워지자 시민들의 빨강색 응원복장이 눈에 띄었다. 빨강 우의를 두르거나 긴소매 위에 빨간 태극전사 유니폼을 입은 시민, 반짝이는 빨강 머리띠를 한 시민들이 보였다. 응원을 위해 휴가를 내고 광장을 찾은 윤지효씨(31)는 “완전 기대된다. 한국이 이길 것”이라며 “응원복을 입고 왔는데 우비를 입어야 해서 아쉽다”고 했다. 윤씨는 우비 안에 19번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한국팀이 조예선 1차전인 지난 24일 우루과이전에서 무승부로 선전한 것이 가나전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한철훈군(18)은 “우루과이전은 집에서 봤는데, 한국이 너무 잘했기 때문에 친구들과 인당 10만원씩 내고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했다. 친구들과 응원을 나온 대학생 권민성씨(19)는 “비가 오지만 경기를 끝까지 보고 갈 것”이라며 “너무 설레고, 1차전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학 입시를 마치고 자유를 만끽하러 온 고등학생들도 다수 보였다. 인근 배화여고에 재학 중인 노혜림양(18)은 “손흥민 선수와 토트넘의 팬이다. 지난 우루과이전에는 대학 면접 일정이 나와 있어 직접 못왔는데, 오늘은 꼭 오고 싶었다”고 했다.
거리응원을 주최한 붉은악마 측은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행사진행자는 “관람석 내 우산 사용은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우의 착용을 권장한다”고 안내했다. 응원구역을 둘러싼 펜스 앞에 경광등을 들고 10보 간격으로 늘어선 안내요원들은 “보행길이기 때문에 멈추지 말고 계속 이동해달라”고 했다. 이날 광화문광장에 약 3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측한 경찰은 경찰관 150명, 기동대 12개 부대 등 총 87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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