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들의 도시 림레이크 남섬 다양한 디테일이 화제 도시 곳곳에 숨은 디테일을 조명
※ 로스트아크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메인 퀘스트를 진행중이라면 주의 부탁드립니다.
TMI 1. 엄청났던 '샨디'의 연기력 로스트아크 스토리는 나름의 화려한 연출을 자랑하지만, 분명한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 이는 엔진의 문제로 캐릭터의 표정이나 몸짓 등 섬세한 연출을 하지 못하는 것이 크다. 이런 문제로 로스트아크 스토리 컷씬에서는 생동감 있는 연기나 감정 표현 등을 보는 것이 어려웠다. 감정선이 무척 중요했던 플레체나 오르골 스토리에서도 이런 시스템적 한계가 있었다.
헌데, 이번 스토리에서 샨디는 이걸 해냈다. 스토리 묘사가 좋았던 것도 있겠으나, 캐릭터의 표정을 여러 구도로 바꿔 사용했고(평소에는 옅은 미소의 얼굴이나 피눈물 샨디, 흉터 샨디로 3번이나 얼굴이 교체된다), 눈꺼풀 떨림이나 손동작 등 평소 로스트아크에서 보기 힘들었던 섬세한 연출이 등장해 감동을 끌어냈다. 샨디라는 인물이 좌절하고 각성하는 장면이 절절하게 그려진 스토리와 성우의 열연도 한몫했다.
로스트아크의 서사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만, 연출적으로는 엘가시아 이후 한계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많다. 액션이나 전쟁 등 화려한 연출은 보여줄 만큼 보여준 상황이기 때문. 허나 이번 림레이크 남부는 쿠르잔 만큼의 화려하고 긴장감 넘치는 서사가 없었지만, 인물들의 스토리텔링과 섬세한 연출을 통해 전혀 다른 의미의 발전을 해냈다.
특히, 도심 지역인 타빌라 공방, 장로원 인근은 바닥부터 화려한 유리 공예 장식으로 가득 차 있다.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반짝이는 모습이 장관인데, 어딘가 특별한 느낌을 준다. 로헨델, 엘가시아 등 로스트아크에 다른 예쁜 도시도 많지만 림레이크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것은 유리 조형들의 광원 때문인 듯싶다.
유리 공예와 스테인드글라스라는 특징은 체코의 프라하에서 영향을 받은 듯하다. 샤에 있는 '장로원'의 내부 모습이 체코의 성 비투스 성당과 닮았기 때문. 이 성당은 현대 일러스트에 영향을 준 것으로 유명한 예술가 '알폰스 무하'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있는 곳이다. 마침 장로원 내부에도 무하의 톤과 비슷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스토리의 주요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림레이크 북섬의 체형이 큰 요즈들과 미형 외모를 가진 남성 요즈들이 대거 등장, 스페셜리스트 클래스의 젠더락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했다. 특히, 화려한 헤어와 외모로 화제를 모은 '파후'가 대표적. 로스트아크의 남성 젠더락은 현재 무도가 뿐인데, 두 번째 스타트를 요즈가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로스트아크의 모험의 서는 맛의 탐미가 NPC 아말론의 시식평으로 이뤄져 있는데, 별점을 주고 다양한 요소를 평가하는 부분이 영락없는 '미쉐린 가이드'의 패러디다. 림레이크 남섬의 요리들은 흑백 요리사를 의식했는지 특히나 미식에 맞춰진 요리들이 등장했는데, '황금 사과 잼을 곁들인 빵과 옥수수 차'라는 거창한 이름의 요리가 대표적이다. 생활 재료 중에는 '림슐랭(림레이크+미쉐린인듯)'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TMI 5. 카제로스 resign? 샨디의 칩거와 각성, 떠나간 진저웨일에게 올리는 배꽃주 한 잔 등 림레이크 남섬 스토리에서 명장면의 무대가 된 샨디의 집. 이 집에 놓인 바둑판을 자세히 보면 유명한 기보를 볼 수 있다. 2016년 구글 딥 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경기다. 이세돌 9단이 던진 한 수로 알파고의 승률이 급락하며 패배(resign)를 선언했던 제4국의 기보다.
진저웨일을 떠나보낸 샨디는 연합군에 합류하며 '머리가 맑아졌다'며 다양한 지략이 떠오른다고 이야기하는데, 각성한 그가 카제로스를 물리칠 기발한 전략을 짜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엘가시아 황금 사과 요리의 제조 방법이 여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황금 사과 1회 사용 후 한 입 베어문 황금 사과로 변하고, 다시 사용해 '슬쩍 돌려놓으면' 약간 가벼운 사과로 완성되는데, 이것이 림레이크 모험의 서에도 반영되어 있다. 떠돌이 상인이 파는 빛바랜 황금 사과는 2개로 모험의 서 요리를 만들 수 있지만, 왠지 가벼운 빛바랜 황금 사과(한 입 먹은)는 5개가 필요하다. 떠돌이 상인이 라제니스에서 '한 입 먹은 사과'도 구매한 듯 하다.
한편, 다른 모험의 서 요리 '과일 꽃 정과'는 식용 꽃이 3개 필요한데, 이 식용 꽃의 재료가 재미있다. 바로 다른 대륙의 전용 호감도 아이템을 일정 숫자 요구하는 것. 여기에는 엘가시아의 전설 호감도 아이템 '행운의 초롱꽃'도 있는데, 무려 700년에 한 번 피는 꽃으로 유명하다. 엘가시아에서 내려온 라제니스는 소통을 위해 림레이크의 요즈들에게 이 선물을 한 것 같은데, 여기서는 그것이 식용으로 쓰이고 있다.
TMI 8. 망한 환영술이 몬스터로 등장?! 도화가의 초각성 스킬 '미르새김'은 아주 낮은 확률로 못생긴 용 그림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페셜리스트의 허당 속성이 반영된 이스터에그인데, 요즈 족의 환영술 실패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림레이크의 도시 샤에는 망한 환영술로 이야기 중인 요즈들을 발견할 수 있다. 샨디 또한 은거지에서 고난도 환영술을 연구하며 실패작(?)을 근처에 잔뜩 만들어 두었다.
얀의 길 수련장에는 환영술을 실패해 어설픈 환영을 잔뜩 만들어 내는 미숙한 요즈 환영술사가 있는데, 이 NPC를 /격려하면 주인공을 어설픈 환영술 말로 변신시켜 주기도 한다. 이 방법으로 모코코 씨앗을 얻을 수 있지만 그의 환영술을 성공시켜 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망한 환영술들은 적으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누크만의 협곡에서 등장하는 스러진 자들이 공격 기술(?)로 사용하거나 몬스터로도 곳곳에 서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