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부동산 투자자들 "손실 감당 못해"... 매물 쏟아진다

관악구 부동산 시장이 전례 없는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과 주민들이 큰 충격에 빠져 있다. 특히 국제산장 아파트를 비롯한 주요 단지들이 20% 이상의 급격한 가격 조정을 보이며 서울 외곽지역의 본격적인 조정 신호를 방출하고 있다.

▶▶ 국제산장 30.4% 하락, 관악구 최대 낙폭 기록

신림동 국제산장 아파트 29평형이 4.7억원에 거래되며 30.4%라는 극심한 하락률로 관악구 최고 하락폭을 나타냈다. 1993년 준공된 630세대 규모의 이 단지는 33년차 노후화와 함께 관악구 전체 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급격한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5억 9,990만원까지 거래되던 동일 평형이 현재 4.7억원대로 떨어지며 실거주민들의 자산가치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림현대 아파트 28평형도 7.5억원으로 25% 하락했으며, 삼성산주공3단지 22평형은 5억원으로 23.1% 급격히 떨어졌다. 관악휴먼시아2단지는 31평형 6.7억원(-23%), 24평형 5.8억원(-20.5%)으로 평형대별로 20% 이상의 대폭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 거래량 94.7% 급감, 급매물 중심 거래 현실화

관악구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94.7% 급감하며 거래 절벽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실제 거래가 성사되는 매물은 시세보다 1억원가량 저렴한 급매물에 집중되고 있어 정상적인 시장 기능이 마비된 상황이다. 신림푸르지오 84㎡의 경우 10억 2천만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9월 11억 6천만원과 비교하면 1억 4천만원이나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대단지 아파트의 매물 공급 증가도 하락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관악산휴먼시아2단지는 매물이 작년 대비 2배로 늘어났고, 신림푸르지오도 63건의 매물이 누적돼 46.5% 증가했다. 이러한 공급 과잉 현상이 가격 하락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 2030 매입 비중 47.3%, 금융정책 변화에 극도로 취약

관악구는 2030 세대의 패닉바잉이 활발했던 지역으로, 젊은층 매입 비중이 47.3%에 달해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에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대출 비중이 높은 관악구 지역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면서 매매 수요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다. 레버리지 투자 비중이 높았던 지역 특성상 금융 환경 변화에 더욱 취약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관악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9년 6월 이후 31개월 만에 하락 전환하며 장기 상승세가 완전히 마침표를 찍었다. 전세 시장도 동반 하락하며 매매와 전세 모두 조정 국면에 본격 진입했다.

▶▶ 서울 외곽지역 조정 본격화 예고

관악구의 극심한 하락세는 서울 외곽지역 전반의 조정을 알리는 전조등 역할을 하고 있다.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과 금천구, 구로구 등 '금관구' 지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서울 외곽권 부동산 시장의 본격적인 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융 환경 변화와 매물 공급 증가가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레버리지 투자 비중이 높았던 지역일수록 더 큰 폭의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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