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에서의 바쁜 일상에 지쳐 있을 때, 문득 그리워지는 풍경이 있다. 조용한 물소리, 초록 터널 속 바람의 사각거림, 햇살 사이를 걷는 나만의 시간.
충청북도 증평군에 위치한 보강천 미루나무숲은 그런 갈증을 달래주는 진짜 힐링의 공간이다.
산책로라기엔 아깝고, 공원이라 하기엔 더 특별한 이곳. 지금, 당신이 찾던 쉼표 같은 여행지가 기다리고 있다.
보강천 미루나무숲의 매력

증평읍 중심을 가로지르듯 이어지는 보강천 미루나무숲. 송산리 일대에 펼쳐진 이 숲은 수변 생태계와 공원이 조화를 이루는, 보기 드문 산책 명소다.
높게 뻗은 미루나무들이 양옆으로 늘어서며 만들어내는 초록 터널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자연 예술이다.
부드럽게 쏟아지는 햇살과 미세한 바람에 잎사귀가 부딪히는 소리는 도시에서 잊고 지낸 감각들을 되살려준다. 무엇보다도 이 숲길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연둣빛 새잎이 돋는 봄, 시원한 그늘 아래 걷는 여름, 황금빛 터널을 이루는 가을, 그리고 고요한 설경이 펼쳐지는 겨울까지 언제 찾아도 그 순간만의 감동을 안겨주는 곳이다.

미루나무 숲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보강천이라는 물길이 함께 흐르기 때문이다.
산책 중간마다 놓인 징검다리와 작은 다리를 건너며, 흐르는 물소리를 가까이서 느끼는 경험은 도심 속 공원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풍경이다.
한쪽에는 물빛공원 폭포가 자리하고 있어 여름이면 시원한 물줄기 소리가 공간 전체를 채운다. 아이들을 위한 바닥분수는 작은 테마파크처럼 기능하며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다.
특히 봄이면 미루나무숲은 한층 더 화사해진다. 튤립, 팬지, 비올라, 꽃양귀비 등 10여 종의 봄꽃들이 숲 곳곳을 물들이며 꽃길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10여 종 봄꽃 가득한 숲 속

보강천 미루나무숲은 특별한 계획 없이도 충만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피크닉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펼쳐 자연 속에서 즐기는 한 끼는 그 어떤 레스토랑보다 값지다.
미루나무 아래로 부드럽게 퍼지는 햇살, 살랑이는 바람, 그리고 그 사이를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여유롭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복잡한 관광 코스도, 입장료도 필요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오롯이 누리는 일. 그것이야말로 이 숲이 주는 진짜 힐링의 방식이다.
혼자 조용히 사색을 즐기기에도, 연인과 손을 맞잡고 걷기에도, 가족과 함께 뛰놀기에도 더없이 좋은 이곳은 누구에게나 ‘쉼’이라는 선물을 건넨다.

Copyright © 여행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