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요리스의 굴욕’과 ‘손흥민의 고립’... 시스템에 배신당한 LAFC의 6분 참사

[스탠딩아웃]= LAFC의 안방 BMO 스타디움이 이토록 무력하게 침묵한 적이 있었을까. 기록지만 보면 LAFC가 산호세 어스퀘이크스를 가둬두고 두들긴 형국이다. 점유율 53%, 슈팅 수 16개, 하지만 축구는 결국 ‘골’이라는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다. 산호세는 단 1.04의 기대 득점(xG)으로 4골을 뽑아내는 치명적인 효율성을 선보이며 4-1 대승을 챙겼다. 숫자가 보여주는 화려함 뒤에 숨은 LAFC의 빈 껍데기 전술과 산호세의 날카로운 칼날이 극명하게 대비된 9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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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스를 무너뜨린 산호세의 ‘6분 광기’

전반전은 리그 최저 실점을 자랑하는 두 팀답게 팽팽한 방패 싸움이 이어졌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함께 산호세가 보여준 집중력은 가히 파괴적이었다. 후반 8분, 우세니 부다가 올 시즌 MLS 그 누구도 뚫지 못했던 위고 요리스의 골문을 열어젖히며 균열을 만들었다.

한 번 터진 물꼬는 댐을 무너뜨리듯 LAFC를 덮쳤다. 불과 3분 뒤, 부상에서 돌아온 티모 베르너가 수비진을 가로지르며 자신의 MLS 데뷔골을 터뜨렸다. 여기에 다시 3분 뒤 라이언 포티어스의 자책골까지 더해지며 스코어는 순식간에 0-3이 됐다. 단 6분 만에 BMO 스타디움은 불신과 정막에 휩싸였고, LAFC가 공들여 쌓아 온 수비 밸런스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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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이 재능을 낭비하는 법, 고립된
손흥민


손흥민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후반 초반 결정적인 기회를 창출하는 등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그가 공을 잡았을 때 주변엔 도와줄 동료가 없었다. 산호세의 브루스 어레나 감독은 손흥민에게 향하는 보급로를 철저히 차단하는 ‘그물망 수비’를 들고 나왔고, LAFC의 마르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이에 대한 전술적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에이스가 고립됐다면 반대편 공간을 열어주거나 중원에서 과감한 침투가 이뤄져야 했지만, LAFC의 움직임은 둔탁했다. 세계적인 무기를 쥐고도 이를 녹슬게 방치하는 LAFC의 전술적 파산은 이번 패배보다 더 뼈아픈 대목이다.


요리스의 수난시대와 무너진 자존심


베테랑 위고 요리스라는 이름값이 무색한 경기였다. 물론 4 실점을 모두 골키퍼 탓으로 돌릴 순 없다. 라이언 포티어스의 자책골 장면은 현재 LAFC 수비 라인의 소통 부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촌극이었다. 후반 29분 상대 자책골로 한 골을 만회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듯했지만, 후반 35분 부다에게 쐐기포를 얻어맞으며 자존심은 완전히 짓밟혔다. 점유율이 높다고 승리를 보장받던 시대는 지났다. 오늘 LAFC는 축구 지능(Football IQ) 싸움에서 산호세에 완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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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을 넘어 실체가 된 ‘어레나 볼’

산호세의 6승 1패는 이제 단순한 시즌 초반의 행운이 아니다. 브루스 어레나 감독은 실리 축구의 극치를 보여주며 서부 컨퍼런스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단하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는 이 팀의 컬러는 이제 리그 전체의 경계 대상이다. 반면, 안방에서 참사를 겪은 LAFC는 이름값에 눌려 비틀거릴 여유가 없다. 당장 며칠 뒤 열릴 콜로라도 래피즈와의 경기에서 수비 조직력을 재건하고 손흥민을 전술적으로 활용할 구체적인 방안을 증명해야 한다. 시스템의 붕괴를 직시하지 못한다면, BMO 스타디움의 야유는 앞으로 더 잦아질지도 모른다.

원문 출처: 스탠딩아웃(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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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경기 안내]
LAFC vs 콜로라도 래피즈
일시: 04.23(목) 11:30
장소: BMO 스타디움 (LAFC 홈)
중계: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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