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들 생일인데…" 물류센터 살인 피해자 유족 법정서 오열

최성국 기자 2023. 3. 1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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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제 아들의 생일입니다. 누구보다 성실했던 아들이었는데."

광주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상규)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A씨 측은 살인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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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동료 흉기 살해 첫 재판…피의자 '심신미약 상태' 주장
사망자 어머니 "왜 죽여야 했나. 살인자는 죄 달게 받아야"
광주 지방법원./뉴스1 DB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 "오늘은 제 아들의 생일입니다. 누구보다 성실했던 아들이었는데…."

광주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상규)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26)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1월13일 오전 3시45분쯤 광주 광산구 평동산단에 있는 한 물류센터 적치장에서 동료 B씨(46)의 목 등 온몸을 흉기로 23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A씨는 휴게실 의자에서 쉬던 중 자고 있던 B씨가 시끄럽게 코를 곤다며 말다툼을 벌였다. 이후 이들은 휴게실 밖 적치장으로 나왔고, A씨는 물류창고에 보관된 흉기를 이용해 B씨를 수차례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휴게실에서 같이 쉬던 동료가 범행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현행범으로 붙잡혔고,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이들은 물류센터에서 1년간 함께 계약직으로 일했으며 친분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재판에서 A씨 측은 살인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주장했다.

법정은 A씨 측의 '피해망상과 환청 등에 시달려왔다. 피해자 유족과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원성과 통곡으로 가득찼다.

재판장은 피해자 B씨의 어머니에게 발언 기회를 부여했다.

B씨의 어머니는 "아들 두명을 최대한 잘 키우려고 노력했다. 아들은 6년 동안 개근상을 받고 공부도 잘해서 반장도 하고, 누구보다 착하고 성실한 아이였다"며 A씨를 향해 "아들을 20여차례 칼로 찔러 잔혹하게 죽여야 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울부짖었다.

그는 "오늘은 아들의 생일이다. 우리 아들이 '복지관 열심히 다니라'며 사준 가방을 메고 법원으로 오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우리 손자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눈물이 난다"며 "살인자는 죄를 달게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울부짖던 B씨의 어머니는 가족, 법원 관계자 등에게 제지 당해 퇴정했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4월28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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