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10만 유애나와 기념한 100번째 콘서트…'리빙 레전드'의 서막

김지혜 2024. 9. 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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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더 위닝'(THE WINNING) 공연의 셋리스트 마지막곡 '러브 윈스 올'(Love wins all)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일제히 아이유를 연호했다. 앵콜을 요청하는 관객의 함성으로 가득한 월드컵 경기장, 무대 화면에는 여성 가수들의 얼굴이 나오기 시작했다.

패티 김, 윤복희, 현미, 양희은, 장필순, 이소라, 노영심, 김완선, 조원선, 바다 등 대한민국 대중가요계에서 '레전드'라 불릴 만한 인물들이었다. 시대를 대표한 가수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가고 영상 말미 카메라는 아이유의 얼굴이 담긴 액자에서 멈췄다. 그리고 흘러나온 멜로디 '쉬'(Shh), 아이유가 선택한 첫 번째 앵콜곡이었다. 선배 가수들에 대한 헌사인 동시에 그 계보를 잇겠다는 어떤 다짐 같은 것 느껴지는 무대였다.

실제로 아이유는 여성 가수 최초의 역사를 써 내려가며 '리빙 레전드'(Living Legend)임을 입증하고 있다. 9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4 아이유 허 월드투어 콘서트 앙코르 '더 위닝'(2024 IU HEREH WORLD TOUR CONCERT ENCORE : THE WINNING)은 여성 아티스트 최초의 상암벌 입성 무대였다.

지난 2022년 'IU CONCERT 'The Golden Hour: 오렌지 태양 아래' 공연으로 서울 잠실 주 경기장에 최초로 입성한데 이어 2년이 지나지 않아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또 한 번 최초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3월 2일 서울 KSPO DOME에서 월드투어를 시작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등 대륙별 18개 도시를 돈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였다. 가장 크고 화려한 앵콜 무대를 마련한 아이유는 양일간 월드컵경기장 10만 석을 매진시키며 기록적인 피날레를 완성했다. 총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는 25곡의 노래가 약 3시간에 걸쳐 상암벌에 울려 퍼졌다.

공연의 포문은 '홀씨', '잼잼', '어푸', '삐삐', '오블리비에이트'(Obliviate)로 열었다. 신나는 곡들도 분위기를 업 시킨 아이유는 꽃으로 장식한 구조물을 타고 중앙 무대 반대편 무대로 이동해 반대편 팬들과도 가깝게 소통했다. 이 무대에서 '셀러브리티'(Celebrity), '블루밍'(Blueming), '라일락', '관객이 될게' 등을 열창하며 공연의 분위기를 달궜다.

구조물을 타고 중앙 무대로 돌아온 아이유는 기타를 치며 '바이 썸머(Bye Summer)'를 불렀다.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무대였다. 신곡을 부르기에 앞서 아이유는 6개월간 이어진 이번 투어를 떠올리며 "인생에서 가장 긴 여름이었다. 서울과 요코하마를 빼곤 모든 도시가 여름이었다. 저에겐 3월부터 쭈욱 여름이었던 셈이다. 여러분들과 함께한 올여름은 최고의 여름이었다는 말을 이 노래와 함께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3부에서는 관객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갔다. ''하바나'(Havana)로 문을 열었으며 '너의 의미', '밤편지' 무대에서는 팬과 함께 노래를 나눠 부르며 서정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쇼퍼'(Shopper) 무대 전에는 월드투어를 돌며 만난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이들은 각자의 꿈을 이야기했고, 아이유는 "터무니없는 꿈은 없어요. 주저하지 말고 지금, 카트에 넣어요. 가지게 될 거예요"라는 문구를 건네며 노래를 시작했다. 이어 '비밀', '너랑나', '러브 윈스 올'이 흐르며 본 공연이 마무리됐다.

이번 공연은 블록버스터급 규모를 자랑했다. 국내 최대 공연장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첫 여성 가수 콘서트였던 만큼 9인조 밴드, 39명의 현악 오케스트라, 40명의 합창단이 아이유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또한 62명의 안무팀은 아이유와 함께 뮤지컬 같은 화려한 무대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무대 연출과 효과 등도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음악의 가사와 분위기에 맞춘 LED 영상과 약 1000대의 드론을 활용한 레이저 쇼 등은 장관이었다. 공연장의 음향은 다소 아쉬웠다. 넓은 야외 공간인 탓에 음향이 퍼졌고 때때로 아티스트의 목소리와 밴드 사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지 못했다.

그러나 '공연 베테랑'인 아이유는 현장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했고, 인이어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가창을 이어갔다. 이 문제는 초반 몇 곡을 지나면서부터 개선되는 모습이었지만 개방형 대형 경기장을 주무대로 한 콘서트인 것을 고려해 조금 더 꼼꼼하게 음향을 체크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이유는 이날 두 번의 앵콜 무대를 통해 7곡의 노래를 더 부르며 팬들의 연호에 열정적으로 화답했다. 공연 말미에는 이번 콘서트의 의미를 팬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이 무대가 제 100번째 단독 공연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엄마도 안 세는 공연 횟수를 팬분 중 누구가 세줬어요. 제가 앞으로 몇 백 번을 더해야 가수 인생을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힘닿는 데까지 해볼게요. 앞으로도 계속 숫자를 세어주세요. 제게 오늘은 백일잔치 같은 공연이에요. 여러분 덕분에 해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없었다면 감히 '저따위'가 이 공연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 가능하면 더 많이 행복하기로 해요"

유애나(아이유 팬덤)와 함께 걸어온 16년의 시간은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 진행형으로 이어질 것임을 약속한 말이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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