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학폭 사건” 한국 스포츠를 뒤흔든 긴 그림자

한국 야구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지만,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의 이름 앞에는 늘 ‘학폭’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그가 휘문고 시절 가담한 학교폭력 사건은 단순한 일탈이 아닌 한국 스포츠계 전체를 뒤흔든 파문으로 기록됐다. 이 사건은 선수 개인의 커리어를 넘어, 제도의 공백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 그리고 “과거의 잘못과 두 번째 기회”를 둘러싼 첨예한 논쟁을 남겼다.
■ 사건의 발단 (2017년 휘문고 야구부)
2017년 4월, 휘문고 야구부에서 안우진을 포함한 동기 3명이 후배들에게 폭행을 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는 처음에는 내부 징계로 마무리하려 했으나, 교육청 지시에 따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소집됐다. 학폭위는 가해자 중 안우진에게만 서면 사과와 교내 봉사를 명령했고, 나머지 3명은 조치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파장은 그 이상이었다. 같은 해 11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안우진에게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사실상 국가대표와 경찰청·상무 등 군팀 입단이 영구적으로 차단되는 중징계였다. 이로써 안우진은 고교 시절의 폭력으로 향후 국제무대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 피해 진술과 가해 측 반론
사건이 보도된 직후, 피해자 측은 “야구공과 방망이로 폭행당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가해 측은 “장난 수준이었다”라며 정면으로 맞섰다. 학폭위와 수사기관, 협회 징계가 잇따라 진행됐으나 절차적 미비와 기록 관리 허점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불신은 더욱 커졌다.

결국 검찰은 2017년 11월, 피해자들의 합의와 ‘처벌불원서’ 제출을 근거로 공소권 없음, 즉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형사적 책임은 피했지만, 징계 기록은 남았다.
■ 프로 진출과 끝나지 않은 논란
프로야구 구단들은 고민에 빠졌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는 결국 안우진을 지명했고, 자체적으로 50경기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압도적인 구위와 잠재력은 금세 그를 팀의 주축으로 만들었다.

여론은 갈라졌다. “솜방망이 징계로 미래 스타를 보호했다”라는 비판과 “이미 반성했고 피해자들도 용서했다”라는 옹호가 맞섰다. 특히 국가대표 선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그의 과거는 반복적으로 소환됐다. 상벌 제도의 실효성, 구단의 징계권, 학폭 가해자의 프로 진출 허용 여부가 줄곧 사회적 쟁점이 됐다.
■ 추가 증언과 혼란
2022년 들어 피해자 일부가 새로운 증언을 내놨다. “심각한 폭력은 아니었고, 안우진을 고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실제로 피해자 4명 중 3명은 안우진에게 불필요한 누명이 씌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초기 취재에 나섰던 언론과 일부 피해자는 “폭력 수위가 높았고 피해자 수가 더 많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즉, 피해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며 사건의 실체는 모호해졌다. ‘학폭이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 정도와 맥락을 둘러싼 평가는 여전히 충돌한다.
■ 대표팀 발탁 가능성은?
안우진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대한체육회 주관 대회)에는 영구적으로 발탁될 수 없다. 이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징계에 따른 결과로, 국가대표 자격은 영구 박탈 상태다.

이론적으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같은 대회는 대한체육회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선발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023년부터 학폭 전력자나 도덕적 문제를 일으킨 선수는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고, 2025년 현재까지도 이 기조는 변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표팀 사령탑과 관계자들 역시 “여론과 책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선발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안우진의 국가대표 복귀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전무하다.
■ 2025년 9월 현재 상황
안우진은 2023년 12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2025년 9월 17일 소집 해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복귀를 준비하던 2025년 8월, 퓨처스 청백전 훈련 도중 어깨를 다쳐 수술을 받았고, 약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미 2023년에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은 상태였기에, 연이은 큰 부상은 그의 커리어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구단 발표에 따르면 안우진의 실전 복귀는 빠르면 2026시즌 후반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156km/h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회복했지만, 현재로선 어깨 재활이 최우선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그의 복귀 시점과 전력 활용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 스포츠계·사회적 파장
안우진 사건은 한국 스포츠계에 거대한 충격을 안겼다. 학폭 은폐와 징계의 형식화, 제도의 허점이 도마에 올랐다. 이후 정부와 체육회는 학폭 전력이 있는 선수들의 프로 진출 제한, 폭력 근절 대책 강화 등 제도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동시에 “선수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줄 수 있는가”라는 딜레마도 불거졌다. 팬들 사이에서는 “학폭 가해자는 절대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입장과 “사회적으로 용서를 받고 선수로서 재도전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날카롭게 대립한다.
■ 남겨진 질문들
안우진은 여전히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된 상태에서 KBO 리그 최고의 투수로 뛰고 있다. 하지만 연이은 부상으로 마운드 복귀가 늦춰지면서 그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이 사건은 결국 여러 질문을 던진다. 학교폭력의 옳고 그름은 어디까지 따져야 하는가. 징계의 적정성과 공정성은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피해자의 용서가 사회적 용서를 의미하는가. 그리고 과거 잘못을 반성한 선수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줄 수 있는가.
안우진 학폭 사건은 한국 스포츠가 풀어야 할 숙제를 선명히 드러냈다. 단순한 개인의 과오를 넘어, 제도·사회·문화 전반을 돌아보게 만든 이 사건의 그림자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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