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동안 그대로였던 집, ‘나무색 몰딩’을 전부 철거하고 나니..!

안녕하세요! 13살 노묘 집사 생활 중인 동갑내기 부부 @LTD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디자인을 업으로 하다 보니 인테리어 등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맥시멀 리스트로 살고 있지만 마음만은 미니멀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신혼집으로 매매한 곳은 당시 준공 18년 차 된 구축이었고, 입주 후 한 번도 고친 적이 없던 집이라 무조건 올 리모델링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다 보니 저만의 로망이 많이 있었고, 예산 내에서 최대한 실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다만, 공사 당시 회사 일이 너무 바빠서 세세한 부분까지 제가 신경 쓰지 못해서 아쉬움이 좀 남습니다. 두 번째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도면

구조는 전형적인 옛날 아파트 구조입니다. 35평치곤 서비스 면적이 많은 편이었고, 맥시멀 리스트인 만큼 잔짐이 많아서 발코니에 짐을 많이 보관해야 했습니다. 또, 고양이 화장실도 두어야 했기 때문에 굳이 발코니를 확장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붙박이장을 많이 만들어서 잔짐이 많아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관 Before

구축이다 보니 몰딩이 모두 우드 색으로 되어있었고, 중문 또한 동일하게 되어있다 보니 칙칙한 느낌이 나는 현관이었습니다. 이 집은 유독 현관이 넓게 나온 집이었는데 한쪽 벽은 유리 가벽으로 되어있어서 신발장은 반대편에만 있었습니다. 신발이 많은 우리 부부에게는 수납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었어요.

현관 After

현관은 집의 첫인상이다 보니 최대한 밝게 꾸미고 싶었습니다.

중문을 제외한 모든 가벽들은 흰색으로 했고, 현관 바닥 타일도 화이트로 통일해 더 넓고 깔끔해 보이도록 변경했습니다. 다만 바닥이 화이트다 보니 쉽게 더러워져서 자주 청소를 해줘야 깔끔해 보이는 단점은 있어요.

중문의 경우 간살 도어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도어의 나무색을 엄청 신경 써서 고민했습니다. 너무 밝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은 색을 고르려고 노력했어요.

현관은 올 화이트이고, 거실 바닥은 블랙이기 때문에 두 컨셉이 부딪히지 않고 어우러질 수 있게 중문으로 중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나가기 전에 옷매무새를 다듬을 수 있게 현관문 앞 신발장 한 면을 거울 도어로 설치했어요.

유리 가벽이었던 곳도 신발장을 설치하여 수납을 늘렸고, 신발 신기 편하도록 중문 옆으로는 벤치를 설치했습니다. 현재는 이 신발장도 점점 가득 차고 있어서 난감한 상태입니다.

거실 Before

35평 치고는 거실이 엄청 넓게 나온 구조였어요. 그래서 결로와 단열을 위해 굳이 베란다를 확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18년간 한 번도 고치지 않은 집이다 보니 마루가 다 낡아 있었고, 인테리어도 온통 나무색으로 되어있어 전부 철거하기로 했어요.

거실 After

사실 인테리어를 하는 당시 온 집을 화이트로 꾸미는 게 유행이었습니다. 리모델링 레퍼런스들을 찾으면서 화이트 인테리어를 너무 많이 보다 보니 그 당시 저는 화이트 인테리어 질려있었어요. 그래서 벽은 깔끔하게 화이트로 가지만, 마루를 블랙으로 깔아서 차분하고 무게감 있는 인테리어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좁은 평수에서 블랙 마루를 깔게 되면 자칫 좁아 보일 수 있지만, 이 집은 거실이 넓게 나오다 보니 블랙을 깔아도 좁아 보이지 않아서 시도할 수 있었어요. 블랙 마루를 고르는 것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마루 사이의 이음새가 보이지 않길 바라서 최종적으로 구정 마루의 프레스티지 블랙 오크로 결정했습니다.

천장은 층고가 낮아서 따로 메인 등은 달지 않고 매입등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했어요. 시스템 에어컨도 고려했는데 단 내림을 했으면 더 답답해졌을 것 같아서 스탠드형 에어컨으로 만족 중입니다.

집에 오신 손님마다 마루가 너무 예쁘다고 칭찬해 주셔서 지금 봐도 너무 만족스러운 마루입니다. 다만, 고양이를 키우다 보니 고양이 털이 너무 잘 보이는 점과, 스크래치에 취약한 단점도 있습니다. 블랙 마루를 쓰고 싶은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가구 위치를 자주 바꾸는 걸 좋아해서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오면 가끔 깜짝 놀랄 때가 많이 있어요. 가구 위치를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집이 되는 것 같아 기분 전환으로 자주 바꿔준답니다.

이런 아기자기한 소품 모으는 것도 좋아해서 선반 위도 자주 바꿔주면서 꾸며주고 있어요. 이런 소소한 재미들이 제 취향과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아요.

주방 Before

주방의 경우 거실 쪽으로 가벽이 하나 있었는데, 개방감을 위해서 이 가벽은 철거했어요. 예전부터 대면 주방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가스레인지 쪽 싱크대를 모두 철거 후 수납장으로 채우고 새로 아일랜드를 짜기로 했습니다.

주방 After

주방도 블랙을 컨셉으로 잡아서 최대한 심플해 보이게 진행했고, 널찍한 아일랜드로 개방감을 주려고 했습니다. 싱크대 위치는 그대로 유지하고, 인덕션만 아일랜드로 옮겨왔습니다.

주방에서 제일 고민한 점은 후드였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살림을 좋아하지 않아서 상부 장에 달린 후드 청소가 너무 스트레스였어요. 그래서 인덕션을 아일랜드에 설치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천장 후드는 고려하지 않았어요.

개방감을 해치기도 하고, 후드 청소만은 피하고 싶었죠. 그래서 후드 일체형 인덕션을 열심히 검색해서 최종적으로 엘리카 인덕션을 직구해서 설치했습니다.

이 모델의 경우 내부 후드 통을 식세기에 돌릴 수도 있어서 청소하는 부담도 적고 지금도 매우 만족하는 인덕션입니다.

싱크대 쪽은 기존에 있던 창문은 막고 블랙에 어울리는 다크 우드로 마감했어요. 창문을 막아서 깔끔하게 마감을 할 수 있었지만, 대신 약간 어두운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상부 장 아래에 간접 센서 등을 설치하여 가까이 다가가면 불이 켜지도록 했습니다.

주방 베란다 Before

주방 쪽 베란다엔 냉장고와 보조 주방, 세탁기가 있는 구조였어요. 보조 주방은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아 철거했습니다. 리모델링 당시에는 냉장고가 밖에 있어도 크게 불편할 거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살면서 쓰다 보니 은근히 매번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귀찮더라고요. 이왕이면 세탁실 전까지는 확장하는 것을 추천해 드려요.

주방 베란다 After

아무래도 냉장고 갈 때마다 슬리퍼를 신는 게 불편해서 바닥에 타일 카펫을 깔고 맨발로 들어갈 수 있게 사용 중입니다. 타일 카펫만 깔았는데도 훨씬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보조 주방이 있던 곳엔 지금은 분리수거 통을 두고 잘 쓰고 있습니다.

자취를 오래 해서 결혼할 때 이미 큰 가전들을 꽤 가지고 있었어요. 세탁기와 건조기도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들고 왔는데, 아무래도 구입한 시기가 다르다 보니 타워로 쌓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랙을 하나 구입해서 건조기를 위로 올렸습니다. 이러니까 공간 차지도 덜 하고 훨씬 깔끔하더라고요.

침실 Before

침실은 파우더룸이 같이 있어서 엄청 넓은 구조였고, 오래된 장판과 화려한 땡땡이 벽지로 상태가 정말 안 좋았어요.

침실 After

파우더룸은 화장대가 튀어나온 곳까지 가벽을 더 쳐서 깔끔하게 가려지도록 했고, 저는 화장을 서서 해서 화장대 아래도 서랍장으로 변경했습니다. 자질구레한 화장품들은 서랍장에 넣어두고 사용해서 화장대를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워요.

침실 안쪽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저희는 수건을 화장실 내부에 보관하면 눅눅해질까 봐 화장실 문 앞에 두고 사용하고 있어요. 이렇게 돌돌 말아서 쌓아두고 하나씩 사용 중입니다.

현재는 침대 맞은편에 옷장을 추가로 구입해서 맥시멀 리스트답게 가득 채웠답니다.^^

최근에 여름맞이로 침구를 쨍한 컬러로 바꿔봤어요. 전에는 패브릭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에 침구를 바꾸면서 패브릭의 힘을 알게 되었어요. 확실히 침구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것 같아요. 청량한 느낌이 나서 침실에선 더위도 별로 안 느껴지는 기분이에요.

작업실

이 방도 제가 가구 배치를 자주 바꾸는 방 중 하나입니다. 책상 대신 이전 자취 때 사용하던 긴 식탁을 두어서 두 명이 나란히 같이 컴퓨터를 할 수 있어요.

책상 맞은편에 소파를 두고 작업하다 잠깐 쉴 수 있도록 휴식 공간도 만들어 두었습니다.

작업실 앞 베란다에 고양이 화장실을 두었는데, 고양이가 원할 때마다 나갈 수 있도록 베란다 샷시(새시)처럼 생긴 펫 도어를 설치하였어요. 기존 샷시와 이질감도 없어서 인테리어도 해치지 않고, 냉난방에도 도움이 되어 아주 만족스러운 아이템 중 하나입니다.

드레스룸

이 방은 붙박이장이 하나도 없는 방이었어요. 옷장도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가져와서 이 방에 전부 배치하기로 하였습니다. 자취할 때 쓰던 이케아 PAX 옷장인데 튼튼하고 제가 원하는 대로 내부를 구성할 수 있어서 잘 쓰고 있는 옷장입니다.

창가 쪽엔 양말을 신을 때 앉으려고 벤치를 뒀는데 점점 옷더미가 쌓이는 중이네요. ^^;'

거실 화장실 Before

거실 화장실은 샤워부스가 있는 구조였고, 호텔 화장실 느낌이 나게 꾸미고 싶어서 600각 타일을 사용하였습니다. 공간이 좁기도 했고, 관리하기 쉽도록 샤워부스 대신 유리 파티션으로 변경하였어요.

거실 화장실 After

아무래도 거실 화장실은 손님들이 많이 쓸 것 같아서 밝은 컨셉으로 꾸몄고, 도기들도 최대한 심플한 것들로 사용하려고 했어요.

침실 화장실 Before

거실 화장실과 마찬가지로 도기들 상태가 안 좋았고, 대신 침실 화장실엔 작은 베란다같이 있어서 환기와 화장실 용품을 보관하기 좋은 구조였어요.

침실 화장실 After

침실 화장실은 아무래도 부부 욕실로 사용하다 보니, 거실 화장실보다는 어두운 톤으로 꾸몄습니다. 동일하게 600각 타일을 사용했고, 도기도 동일한 제품으로 사용했어요. 저는 차분한 느낌의 안방 욕실이 더 마음에 들게 나온 것 같아요.

세면대 옆벽 길이가 너무 짧아서 수건걸이를 설치할 수가 없는 형태였어요. 그래서 훅 같은 걸이를 설치하고, 무지의 핸드타월을 이렇게 걸어서 사용 중입니다. 의도치 않게 선택한 방법이었는데 수건걸이보다 심플하면서 깔끔해서 기존보다 훨씬 마음에 듭니다.

세면대 맞은편에는 욕조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욕조 자리에 그대로 다시 넣었어요. 원래는 조적 욕조를 하고 싶었지만 예산 문제로 일반 욕조로 넣고 대신 옆면을 타일로 마감했어요.

욕조 위쪽에 수건 선반을 설치해 두었는데, 사실 처음엔 설치를 안 하려다가 인테리어 업체에서 추천해 주셔서 설치한 선반이에요. 지금 생각하면 설치하길 너무 잘했다고 생각해요. 선반에 수건을 올려두고 샤워 후 바로 물기를 닦을 수 있어 편해요. 샤워 타월도 널어서 말릴 수 있고요. 선반 설치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겐 추천해 드립니다.

베란다 Before

한쪽에만 붙박이장이 설치되어 있었고, 천장에 빨래 걸이가 있어서 난잡해 보여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샷시와 붙박이장 색들이 모두 우드라 이것도 전부 화이트로 교체하기로 했어요.

베란다 After

유독 베란다가 무척 크게 나온 집이어서 손님들이 오실 때마다 식물 키우기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하세요. 식물 똥 손이긴 하지만 열심히 키우려고 노력 중입니다.

바닥 타일은 거실과 이어지는 느낌을 주려고 동일하게 어두운 타일로 깔았어요.

양 끝 쪽에는 붙박이장을 설치해서 잔짐들을 다 숨길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그리고 붙박이장을 짤 때 고양이 화장실까지 고려하여 짜서 화장실이 딱 들어가서 깔끔해 보여서 마음에 들어요.

침실 쪽 베란다는 좀 더 넓게 나와서 홈카페처럼 꾸며 놓고 가끔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어요. 데크 타일을 깔아서 맨발로 편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했어요.

마치며

아무래도 처음 해보는 인테리어에 하필 회사 일이 바빴던 기간에 진행해서 신경을 많이 못 썼지만, 너무 만족스럽게 완성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 하기 전에 오늘의집에서 레퍼런스를 많이 찾아보면서 제 취향을 찾아갈 수 있었던 것 같고,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들도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인테리어를 한 지 벌써 2년이 되어가고 있어 많이 흐려진 기억이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기록해 둘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제 경험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집들이를 작성해 보았습니다. 모두 자신의 취향이 가득한 집에서 행복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