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과대광고에 당했나"…노벨 과학상 몰아준 AI 둘러싼 논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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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이 모두 인공지능(AI) 분야에 돌아갔다.
일부 과학자들은 노벨위원회의 선정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며 과학자들의 논쟁에 불이 붙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 결과에 대한 과학자들의 논쟁에 대해 보도했다.
올해 노벨위원회는 AI의 근간이 되는 기계학습의 인공신경망 구조를 설계·구현한 과학자들에게 물리학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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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이 모두 인공지능(AI) 분야에 돌아갔다. 일부 과학자들은 노벨위원회의 선정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며 과학자들의 논쟁에 불이 붙었다. 노벨상이 'AI 과대광고'에 당한 것 같다는 말까지 나온 반면 이번 수상이 이례적이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 결과에 대한 과학자들의 논쟁에 대해 보도했다.
올해 노벨위원회는 AI의 근간이 되는 기계학습의 인공신경망 구조를 설계·구현한 과학자들에게 물리학상을 수여했다. 화학상은 새로운 단백질 설계와 단백질 구조를 찾아내는 AI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들이 수상했다. 노벨과학상 3개 중 2개를 AI가 휩쓴 것이다. 과학계가 AI의 혁신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이번 수상에 일부 과학자들은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조나단 프리차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천체물리학부 교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X에 "노벨이 AI 과대광고에 당한 것 같다"고 썼다. 그는 "말문이 막힌다"며 "나도 기계학습과 인공신경망을 좋아하지만 이것이 물리학의 발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도 말했다.
사빈 호센펠더 독일 뮌헨 수학철학센터 교수는 물리학상을 받은 연구가 "컴퓨터과학에 속한다"며 "노벨상은 물리학, 그리고 물리학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드문 기회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수상한 성과가 여러 연구 분야를 한데 모은 성과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매트 스트라슬러 미국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는 "(물리학상을 받은) 홉필드와 힌턴의 연구는 물리학, 수학, 컴퓨터 과학, 신경과학을 통합한 학제 간 연구"라며 "이 모든 분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점점 복잡해지는 AI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데 물리학 아이디어가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의 통계물리학자인 렌카 즈데보로바는 "기계학습을 연구하려면 물리학의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조르조 파리시 이탈리아 사피엔차대 교수는 "노벨 물리학상의 영역은 계속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리학 영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으며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거나 물리학이 아니었던 다양한 지식 영역을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화학상 수상 연구 중 하나인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의 첫 번째 버전에서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존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생물정보학과 교수는 "AI의 파괴적 힘뿐 아니라 구조·계산생물학 분야의 꾸준한 지식 축적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전에 실험을 통해 구축한 단백질 데이터가 아니었다면 알파폴드의 개발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구글 딥마인드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화학상 수상자인 존 점퍼는 "단순히 출근해서 AI 버튼을 누른 다음 모두 집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었다"며 "단백질에 대한 이해를 아키텍처에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적절한 조합을 찾는 반복적인 과정"이라고 연구 과정을 설명했다.
노벨상은 순수과학뿐 아니라 레이저나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등 실용적인 '발명품'에도 상을 수여해 왔다. 미국 과학 작가인 아닐 아난타스와미는 "때로는 아주 훌륭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상이 수여되기도 한다"며 "2024년 노벨상 수상은 이례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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