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 57만쌍 어깨 쫙 편다…美상원서 '동성결혼 존중법'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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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초당적 합의로 통과됐다.
이 법안이 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 등 절차를 최종 통과하면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권리가 인정된다.
보수 성향이 강한 유타와 와이오밍 등 의원들까지 찬성표를 던질 정도로 동성결혼 지지 여론이 강한 것도 법안 통과 배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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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원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초당적 합의로 통과됐다. 이 법안이 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 등 절차를 최종 통과하면 미국 전역에서 동성결혼에 대한 권리가 인정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FP통신·블룸버그통신·CNN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연방정부가 동성결혼과 인종 간 결혼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이른바 '결혼존중법'을 찬성 61표, 반대 36표로 가결했다. 민주당 의원 뿐 아니라 공화당 소속 의원 12명도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총 100명의 상원 의원 중 3명은 기권했다.
이 법안은 모든 주에 동성결혼 법제화를 요구하지 않지만,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주라도 다른 주에서 이뤄진 동성결혼은 인정하도록 했다.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주에서의 동성혼을 연방정부가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법안 통과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더 큰 평등을 향해 나아가는 어렵지만 거침없는 행진의 일부"라고 말했다.
당초 공화당은 이 법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종교 자유 보장에 관한 조항을 포함한 수정안이 나오면서 일부 의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다. 보수 성향이 강한 유타와 와이오밍 등 의원들까지 찬성표를 던질 정도로 동성결혼 지지 여론이 강한 것도 법안 통과 배경이 됐다.
특히 이 법안의 찬성표가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저지할 수 있는 최소 인원 60명을 넘긴 만큼 연내 통과 가능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날 상원에서 통과된 결혼존중법은 다음주 하원으로 보내져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 하원에선 이미 지난 7월 같은 취지의 법안이 통과된 만큼 문제 없이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어 대통령 서명 절차까지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 법안은 LGBTQI+(성소수자)와 인종 간 커플, 그들의 자녀 등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며 "특히 양당의 업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이미 2015년 연방대법원의 판결(오버지웰 대 하지스)로 동성결혼 권리가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보수 우위가 된 대법원이 지난 6월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를 폐기하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동성결혼 허용 판례도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직 대법관 가운데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클레런스 토머스 대법관은 낙태권을 박탈한 판결문에 동성혼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 잘못됐다며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동성결혼 부부 56만8000만쌍이 미국 내에 거주하고 있다. 보수·종교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대다수는 동성혼을 지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996년 동성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은 27%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이 수치가 71%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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