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관세 폭탄이 한국 시장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 기업들이 대체 시장으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어 국내 제조·유통업계가 초비상이다.

▶▶ 미국, 중국산 소액 면세 혜택 폐지...테무·쉬인 직격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800달러(약 117만원) 미만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소액 면세 기준(De Minimis)'을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치는 5월 2일부터 발효되며, 중국과 홍콩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800달러 이하 모든 상품에 개당 25% 또는 상품 가치의 30%에 해당하는 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조치로 미국 시장에서 고공 성장해 온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계 이커머스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업체는 오는 25일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광고를 줄이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판매량 급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중국산 초저가 물량, 한국으로 방향 틀 가능성 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밀려난 중국산 재고가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 성향, 세계 5위 규모의 온라인 쇼핑 시장이라는 점에서 대체 시장 후보로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계 플랫폼이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이용자 수는 912만 명으로,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고, 테무는 830만 명으로 4위에 올랐다.
▶▶ 국내 제조·유통업계 타격 불가피
중국산 저가 제품이 대거 유입될 경우 국내 제조·유통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자제품과 소형 가전, 의류와 패션잡화, 일상용품과 잡화 등의 분야가 위험하다. 이미 중국산 비중이 높은 이들 품목은 국내 소상공인과 중소 제조업체의 입지를 더욱 좁힐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 차는 있겠지만, 중국이 쌓인 재고를 쏟아내기 위해 덤핑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중국산 저가 상품이 시장에 쏟아져나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제조·유통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그에 따른 부담은 다시 소비자 몫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택갈이' 통한 원산지 세탁 우려도
중국과 한국의 대미 수출품 관세 격차를 악용한 원산지 허위 기재가 성행할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산 상품이 한국을 경유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로 이른바 '택갈이'(태그 바꿔 달기)를 해 미국으로 수출되면 국내 중소제조업이 추가로 피해를 볼 수 있다.
관세청도 이런 점을 우려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상품의 원산지 단속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대응책 마련 시급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C커머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브랜드 신뢰도 강화 ▲빠른 배송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멤버십·로열티 프로그램 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가격만 보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품질이나 사후관리(A·S) 등을 고려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가 중국산 상품이 비정상적으로 국내에 유입되는 상황을 고려한 선제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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