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팅, 징역 최대 20년 추진… 미국은 ‘장난’ 아니다
국내 ‘공중협박죄’ 양형 주목
美 출동 혼란 유발 ‘테러급’ 규정
중형·비용 환수, 처벌 강화법 발의
국내법, 5년형·벌금 2천만원 이하
“신설 얼마 안돼… 엄정선고 중요”

치안 역량을 대규모로 소모시키는 스와팅(Swatting) 범죄가 최근 대형 시설 전반으로 확산하며 사회 문제(8월12일자 7면 보도)로 떠올랐다. 앞서 홍역을 치른 미국은 여러 방면에서 제도를 보완해 대응을 강화했지만, 한국은 ‘공중협박죄’ 신설로 겨우 첫발을 뗀 수준이라 실효성 있는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3일 ‘용인 에버랜드를 폭파하겠다’는 협박 문건이 팩스로 전달돼 경찰 기동대·특공대, 소방 등 200여 명의 전문인력이 현장에 긴급 투입됐다. 방문객의 입장을 통제하고 장시간 수색을 벌였으나 폭발물이 발견되지 않는 등 전형적인 ‘스와팅’ 유형의 위협이었다.
스와팅은 허위 신고로 경찰 특수기동대(SWAT) 등 대규모 인력을 출동시켜 혼란을 유발하는 것인데, 앞서 몸살을 앓은 미국은 이를 ‘테러급 범죄’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해왔다. 특히 지난 1월 ‘스와팅 종식법’(Preserving Safe Communities by Ending Swatting Act)을 연방 상·하원에서 각각 발의해 입법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 법안은 사망·중상해 발생 시 최대 징역 20년을 부과할 수 있고, 단순 출동만으도 비용 환수를 하는 등 처벌 수위를 대폭 높인 게 골자다.
미국의 현행 대응 체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FBI 주도의 전국 경찰 DB를 통한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911 신고센터 매뉴얼 개정을 통해 출동 전 진위 여부를 재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했다. 또 플로리다주 등 일부 주에서는 응급 출동 비용 전액 환수와 사망 시 최고 무기징역 등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해뒀다.
한국에서는 이제 막 스와팅 범죄가 두드러지기 시작해 대응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 3월 ‘공중협박죄’를 신설해 최대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2천만원 이하의 처벌을 규정했으나, 판례가 없어 억지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결국 첫 판례가 나와야 양형 기준과 수사 관행이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판결에서 법정형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는다. 단순히 형량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사건의 피해 정도와 사회적 파급력을 반영한 양형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중협박죄는 신설된 지 얼마 안 됐기에 법원은 기존 협박죄·특수협박죄 판례 등을 참고해 양형을 정하게 된다”며 “특히 양형 판단에는 소방·경찰 출동 인원과 장비 규모, 현장 통제 범위, 사회적 혼란 정도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와팅에 대응하려면) 형량을 높이는 것보다 법정형 범위 내에서 엄정한 선고가 이뤄지는 게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5년 이하 징역형이 가능하다면, 피해 규모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3년 등 실형을 선고해야 경각심을 줄 수 있다”며 “법정형이 높아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식으로 선고하면 무의미해진다”고 덧붙였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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