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최종 선정
마이크론, 베라루빈 탈락
마이크론, 소캠 승부수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알려진 엔비디아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운명을 갈랐다.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 선정으로 AI(인공지능) 사업의 주도권이 결정되어 오며 반도체 업계가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친 가운데 최근 엔비디아 HBM4 공급사에 대한민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택받으며 경쟁자였던 마이크론이 HBM 패권 경쟁에서 밀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차세대 슈퍼칩 베라루빈의 실물이 오는 16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되는 ‘GTC 2026’에서 최초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제품의 출시를 올해 하반기로 전망하고 있다.

고스펙 HBM4 개발 요구
반도체 3사 개발 경쟁
엔비디아는 지난해부터 HBM4를 베라루빈의 핵심 부품으로 손꼽으며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고성능 제품 개발을 촉구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가 베라루빈 용도로 요구한 HBM4의 스펙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규정한 초당 8Gb(기가비트)를 훌쩍 넘는 10Gb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용량 역시 경쟁사인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 MI450 HBM4의 용량을 웃도는 576GB(기가바이트)로 전해졌다.
이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을 비롯한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은 베라루빈 용도의 HBM4 납품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 왔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만큼 공급사로 선정되는 경우 호실적이 보장된다.

삼성·SK 최종 공급 선정
삼성전자 우세 전망
최종적으로 엔비디아가 발표한 HBM4 공급 부품사의 목록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종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점유율을 앞다투던 마이크론은 베라루빈 경쟁에서 최종 탈락했다.
업계에서는 최종 공급자로 선정된 양사 중 삼성전자의 우세를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가 요구한 동작 속도 ‘초당 10Gb’, ‘초당 11Gb’ 제품으로 나눠 진행 중인 HBM4 품질 테스트를 사실상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론, 소캠 승부수
대용량 소캠 샘플 출하
베라루빈 경쟁에서 밀린 마이크론은 이후 소캠(서버용 저전력 D램 모듈·SOCAMM2)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HBM을 넘어 소캠으로 확대되면서 마이크론은 해당 시장에서 ‘만년 3위’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세계 최초로 256GB 용량의 소캠2 고객 샘플을 출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의 소캠2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력해 온 192GB 제품보다 용량을 대폭 상승시켰다.
이에 라즈 나라심한 마이크론 수석 부사장은 해당 시장의 선도자 역할을 자신했다. 그는 “이번 제품으로 업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와 최고 용량, 최저 전력을 구현했다”라며 “데이터 센터에서 전기를 덜 쓰면서도 더 큰 용량 메모리를 사용하는 흐름을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캠 시장은 공급 능력 중시
베라루빈, 메모리 패권 결정
다만, 업계에서는 소캠2 경쟁이 단순히 기술력보다는 공급 능력 경쟁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3사 모두 LPDDR5X 기반 구조를 선택한 만큼 성능 격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루빈 공급망 진입 여부가 당분간 메모리 패권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HBM4 주도권을 거머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K-반도체’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탈락의 고배를 마신 마이크론이 차세대 규격인 소캠2 시장에서 반격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지형도를 바꾸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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