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국내 전기차 시장에 가격 혁명이 시작됐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2450만 원짜리 돌핀을 들고 본격 공습에 나서면서 국산 전기차 진영이 긴장하고 있다.
보조금 없이도 2천만 원대 가격으로 준중형급 공간을 갖춘 전기차가 출시되자 업계에선 ‘프라이스 패리티’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쏟아진다.
BYD 돌핀, 가격으로 국산차 압박
BYD 돌핀의 최대 무기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기본 모델 2450만 원, 상위 트림 액티브는 2920만 원으로 책정됐다. 기아 레이 EV나 현대 캐스퍼 EV가 보조금을 포함해야 2천만 원대에 진입하는 것과 달리 돌핀은 보조금 없이도 2천만 원대 가격을 구현했다.

더욱 놀라운 건 사양이다. 유로엔캡 별 다섯 개를 받은 안전성에 12.8인치 회전형 디스플레이, 서라운드 뷰 모니터까지 기본 장착됐다. 기본 모델도 전방 충돌 경보와 사각지대 감지 등 지능형 안전 사양을 모두 갖췄다.
주행 거리도 기본 307km, 액티브는 354km로 실사용엔 충분한 수준이다. 전장 4290mm의 아담한 크기지만 2700mm의 긴 휠베이스로 2열 공간도 준중형급 수준을 확보했다.
테슬라도 가세, 가격 전쟁 본격화
가격 전쟁은 BYD만의 전략이 아니다. 테슬라는 올해 초 모델Y 주니퍼 RWD를 4999만 원으로 300만 원 인하하며 선제타를 날렸다. 1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배 급증했고 테슬라와 BYD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5000만 원 이하 전기차가 전체 판매량 절반을 넘었다”며 “보조금 정책을 넘어 저가 전기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산 진영, 반격 준비 중
현대차와 기아도 맞불을 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현대는 아이오닉 3를, 기아는 EV2를 올해 내놓는다. 두 모델 모두 보조금 포함 실구입 가격이 2천만 원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 3는 아이오닉 5의 픽셀 디자인을 계승한 소형 크로스오버로 E-GMP 플랫폼 기반의 준중형급 공간이 강점이다. 기아 EV2는 유럽 감성의 디자인과 실용적인 공간 활용성을 앞세워 차박족을 겨냥한다.
두 모델 모두 1회 충전 시 350km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격 경쟁력을 위해 직물 시트와 일부 편의사양을 생략해 돌핀과의 차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차 규제 vs 경쟁력 확보, 엇갈린 목소리
자동차 업계는 정부에 ‘산업 안보’ 차원의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처럼 중국 전기차에 대한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규제보다 자생력 강화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 공장과 부품 생태계를 활용해 국산차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지만 노동조합 반발과 국내 부품 생태계 붕괴 우려로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국내 업계가 전기차 가격을 떨어뜨릴 방법은 없는 상태”라며 “장기적이고 파격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만 원대 전기차 시대가 열리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국산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가격과 사양, 브랜드 가치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