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유통] 햄버거 왕관과 뒤꿈치 알고 있니?
햄버거빵 위·아래 모양 다른 이유…제빵 과정 주목
브랜드·제품별 사용하는 번 달라…효율 위해 통일하기도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햄버거는 빵과 빵 사이에 패티·야채·소스 등을 끼워 넣어 만드는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가 햄버거를 고를 때는 패티와 소스 종류가 선택을 좌우한다. 그런데 속 재료를 감싸고 있는 빵 '번(bun)'도 햄버거 맛을 결정하는 큰 요소 중 하나다. 햄버거를 먹을 때 입과 가장 먼저 맞닿아 햄버거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번은 어떤 종류와 특징을 갖고 있을까.
번이란 둥글납작한 빵을 통틀어 일컫는 단어다.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은 햄버거에 사용되는 빵이고, 이 외에 국내에서는 커피 코팅을 한 '모카번' 등이 있다. 특히 햄버거 번은 아래와 위 두 부분으로 잘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윗빵과 아랫빵 모양이 달라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햄버거의 위·아래에 사용되는 빵은 별도 명칭도 가질 만큼 특징이 분리돼 있다. 맘스터치에 따르면 햄버거 번의 윗부분은 왕관을 뜻하는 '크라운(crown)', 아랫부분은 발뒤꿈치를 뜻하는 '힐(heel)'이라고 부른다. 크라운은 볼록하고 힐은 납작하다. 서로 모양이 다른 이유는 빵을 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위·아래 형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오븐 바닥과 맞붙는 힐 부분은 납작해지고, 윗부분인 크라운은 부풀기 때문에 식감의 차이가 생겨 햄버거 맛의 다양성을 만든다.
크라운과 힐로 나뉜 번 모양은 햄버거를 깔끔하게 먹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햄버거를 '거꾸로 뒤집어' 먹으면 내용물을 덜 흘리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통상 크라운이 힐보다 두껍기 때문에 속 재료 무게를 더 잘 지탱해 먹으면서 형태가 무너질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햄버거 번을 굽는 과정에서 윗부분 공기층이 아래보다 많아진다. 따라서 윗 번이 아래보다 상대적으로 더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다"며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사업 초기 일반 식빵 질감을 지닌 일률적인 햄버거 번을 사용해 왔지만 최근 브리오슈번, 포테이토번 등 제품 특성에 맞는 다양한 종류를 쓰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 쉑쉑버거 등 국내 다수 햄버거 프랜차이즈에 번을 공급 중인 SPC에 따르면 브랜드별로 요구하는 햄버거 번 특성에 따라 공급 제품을 맞춤 개발한다. 반죽·발효·베이킹 등 가공 과정, 재료 배합률을 다르게 하는 식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글레이즈드 코팅'을 강조하는 햄버거 번은 수분 증발을 최소화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낸다. '브리오슈 번'은 버터와 설탕, 계란이 많이 들어가 일반 번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강하다. 일부 브랜드는 고소하고 풍부한 식감과 먹음직스러운 외형을 위해 위해 번 크라운에 깨를 뿌리기도 한다.
제품에 따라 다양한 식감과 맛의 번을 사용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오직 한 가지 번만 사용하는 프랜차이즈도 있다. 맘스터치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시그니처 제품 '싸이버거'에 사용하는 번을 모든 햄버거 메뉴에 적용한다. 닭가슴살을 사용하는 '휠렛버거'나 고기 패티를 쓰는 '불고기버거' 모두 동일한 번이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한 가지 번만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원부재료 종류가 다양하면 점주들이 신경 쓸 부분이 많아진다. 맘스터치가 골목 상권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는 만큼 물류, 재고 관리 등을 간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번을 사용하는 것보다 물류, 유통 과정 비용을 줄이고 가맹점주 부담을 덜어 저렴한 가격에 햄버거를 공급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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