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거부, 제네시스·현대차 유지… ‘카플레이 울트라’가 만든 자동차 업계 균열

[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애플이 올해 5월 공개한 차세대 차량 통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카플레이 울트라(CarPlay Ultra)'가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분기점을 만들고 있다.

기존 카플레이보다 훨씬 강력한 시스템 통합 기능을 제공하지만, 일부 제조사들은 '디지털 주권'을 이유로 지원을 철회하고 있다.

카플레이 울트라는 애플이 올해 북미 시장에서 애스턴 마틴 신형 모델을 통해 처음 적용한 고급형 차량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이다.

기존 카플레이가 중앙 디스플레이에만 적용됐던 것과 달리, 계기판(디지털 클러스터)과 중앙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심지어 차량 설정 UI까지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운전자는 차량의 속도, 주행 모드, 내비게이션, 음악, 메시지, 차량 정보 등 모든 기능을 아이폰 기반으로 직접 제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차량 전반의 소프트웨어 구조를 애플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 일부 완성차 기업의 반발을 불러왔다.

미국 IT매체 9to5Mac에 따르면, 카플레이 울트라 도입을 거부한 브랜드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토요타, 테슬라, 렉서스, 캐딜락, 쉐보레, 지프, GMC, 스바루, 마쯔다, 리비안 등 20여 개 브랜드에 달한다.

이들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고객 데이터 관리 주권 상실을 우려했다. BMW 관계자는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와 차량 상태 정보가 외부 플랫폼으로 흘러가는 것은 제조사로서 수용하기 어렵다"며 "우리는 독자적인 OS와 클라우드 시스템을 계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메르세데스와 폭스바겐 그룹은 자체 OS 'MB.OS'와 'Cariad 플랫폼'을 강화하며, 애플·구글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노선을 확실히 정했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을 비롯해 포드, 포르쉐, 재규어, 랜드로버, 인피니티, 닛산, 혼다, 아큐라, 링컨 등은 카플레이 울트라 지원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와 현대차는 "운전자 경험(UX)의 다양성을 위해 카플레이 울트라를 병행 지원하겠다"며, 자체 인포테인먼트 OS '플레오스(Pleos)'와 애플 시스템 간의 병행 운영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와 포르쉐도 애플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사 데이터 보호 정책을 일부 수정해 병행 적용을 허용했다.

현재 카플레이 울트라를 지원하는 브랜드는 13곳에 불과하며, 비지원 브랜드는 20곳 이상으로 많다.

전문가들은 "카플레이 울트라는 차량의 운영체제를 사실상 애플에 이양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 위험 부담이 크다"며 "데이터 수집·운영 주체를 둘러싼 '자동차 OS 주권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