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을 무대 위에서 살아온 한 배우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조용히 우리 곁에서 사라졌습니다. 아내를 10년 넘게 간병하던 이 배우는,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겨우 4개월 뒤, 같은 병으로 눈을 감았습니다.

1969년 드라마 ‘꿈나무’로 데뷔한 배우 이병철. 드라마 ‘서울의 지붕 밑’, ‘전쟁과 사랑’, 그리고 영화 ‘박하사탕’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하던 그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방송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리고 2010년, ‘여유만만’에 출연해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놓았습니다.

그의 아내는 2006년 뇌출혈로 쓰러져 두 번의 수술을 받고 오른쪽 전신이 마비됐습니다. 이병철은 하루도 빠짐없이 아내를 간병하며 “예전에 술 마시고 무심했던 남편으로서 미안하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렇게 6년, 10년 이상을 아내 곁에서 지킨 삶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성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세상을 떠났고, 이병철은 아내를 떠나보낸 지 4개월 만에 같은 병, 뇌출혈로 향년 73세의 나이로 별세했습니다. 아들은 “8년 전부터 전조 증상이 있었지만, 지난해에 증상이 심해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습니다. 마치 서로를 끝까지 지켜보려 했던 부부의 마지막 순간 같았습니다.

누리꾼들은 “진짜 사랑이란 이런 게 아닐까”, “부부는 함께 떠나는 인연이 있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조명을 받던 배우의 삶보다, 그림자 속에서도 따뜻했던 남편으로서의 삶이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 이병철과 그의 아내, 이제는 고통 없는 곳에서 함께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