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실종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전 전북대생 이윤희 씨에 대한 수사 촉구 기자회견이 16일 열렸다.

이윤희(당시 29세)씨는 지난 2006년 6월 6일 전북대학교 인근에서 열린 종강 파티를 마친 오전 2시 30분께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윤희 씨의 아버지 이동세(87)씨 등 가족들은 “이제는 더 이상 딸을 기다릴 기력조차 없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딸을 찾기 위한 모든 것을 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가족들에 따르면 “실종 직후 경찰과 소방의 출동 하에 딸이 살던 원룸을 강제 개방했으나, 경찰은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에 경찰의 별 다른 제재가 없어 딸의 친구들은 원룸 내부를 청소하게 됐고, 남아있을 수도 있는 증거들이 사라져 버리면서 경찰이 초동수사를 실패하게 된 셈이다”고 부실 수사에 대한 의문을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2006년 6월 8일 실종자가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성추행’과 ‘112’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이튿날 전주덕진경찰서에 신고했으나, 제대로 된 수사가 치러지지 않았다고 지목했다.

실종자의 가족들은 “실종신고에 앞서 딸의 언니가 컴퓨터 내 ‘성추행’과 ‘112’라는 검색 기록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컴퓨터 자동시스템복원지점을 제외한 더 이상의 컴퓨터 사용기록은 없다고 가족에게 설명했다”며 “반면, 지난 2020년 보유하고 있던 딸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자체 포렌식을 진행한 결과, 총 12가지 항목에 대한 포렌식 내용 중에서 10가지가 고도의 작업을 통해 삭제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윤희 씨의 가족들은 도난당한 실종자의 휴대전화 사용 내용과 관련 정보공개 요청 거부 등 각종 수사에 대한 의문점을 호소하기도 했다.

전북경찰청 형사기동대와 수사2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18년 전 실종 당시의 수사 기록을 재검토하고 확인되지 않은 단서 등에 대해 재수사하고 있다”며 “또 이윤희 씨 가족들의 주장대로 공정성 문제가 중요한 만큼, 국가수사본부에 실종자가 실제 사용했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포렌식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이윤희 씨의 가족들은 당시 실종사건 수사책임자였던 전북경찰청장과 전주덕진경찰서장을 전주지검에 고소하기로 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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