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돈 모을 수 있을까? 청년 혼자서는 막막한 목돈 만들기
# 스물아홉, 또래보다 늦은 나이에 취업한 이생망 씨는 월급이 세후 약 220만원이 정도이다. 이생망 씨는 월급을 받으면 통장에서 학자금 대출 원리금과 카드값, 통신비 등을 따로 떼어 놓고 남은 돈으로 생활한다. 저축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몇 달째,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있다. ‘월급이 너무 적으니까 저축할 돈도 없어.’라는 핑계로 저축을 미루다 보니 돈을 벌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도록 모은 돈이 거의 없다.
# 반면, 이생흥 씨는 1년 먼저 입사한 직장 동료로 월급은 이생망 씨보다 10만원 정도 더 많은 세후 약 230만원 정도이다. 이생흥 씨는 점심은 도시락을 싸 오고, 흔한 커피 한 잔 허투루 사 먹지 않는다. 출근복도 계절마다 몇 벌로 정해두고 돌려 입고 있어, 오죽하면 그의 옷차림이 바뀌면 계절이 바뀐 것으로 아는 동료들도 있을 정도이다. 이렇게 악착같이 절약하는 이유는 목돈 마련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그는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돈 때문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시드머니를 모았고, 중간 목표인 5천만원 마련에 성공했다.
“위 사례는 저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적은 월급으로도 절약과 저축을 통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청년, 재테크의 핵심은 목돈 마련!
집도 사고 싶고, 차도 사고 싶은 시기, 바로 돈을 처음 벌기 시작한 20대이다. 하지만 첫 월급을 받는 순간, ‘월급이 통장에 스친다’라는 말을 깨닫게 된다. 학자금대출상환, 통신비와 교통비 납부, 자기계발 비용 등 나갈 돈은 많은데, 언제 돈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막막하다.
좋아야 할 월급날에 오히려 한숨이 푹푹 나오는 상황, 이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도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목돈 마련이다.
1. 긴급 상황 대비 : 실직, 질병, 사고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
2. 주택 구입 및 결혼 준비 :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목적 자금 준비
3. 노후 대비 : 은퇴 후 생활을 위한 대비
4. 투자 : 돈이 돈을 불러오는 규모의 목돈 준비 등등
사람마다 목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와 기준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시드머니를 위한 1천만원, 주택 구입 등을 계획하는 경우 1억원 이상의 목돈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목표치를 정하는 것이다. 목표를 정했다면, 어떻게 모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계획적으로 저축하면 모을 수 있다”
높은 물가와 취업난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지 않은 청년층이 돈을 모으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재테크에 눈을 뜨게 되고, ‘투자만이 집도 사고 차도 살 수 있다’고 믿으며 ‘빚투’, ‘영끌’ 같은 투기적 행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목돈을 빨리 모아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를 통한 목돈 마련은 위험성이 높다. 짧은 시간에 목돈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조금 느긋하면 넘어지지 않는다”
집을 지을 때 기초공사가 중요하듯이, 처음 목돈을 마련할 때는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저축을 통해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정호철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목돈 마련, 정부 정책을 적극 활용해야!> 리포트를 통해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 규모가 크지 않는 청년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금씩이라도 저축을 통해 자산을 모아 목돈을 먼저 마련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전한다.
1. 생활비, 저축 등 용도별 통장 나누기
2. 월급의 70%를 저축하고 나머지 30%로 생활하기
3. 대출이나 신용카드 빚이 있다면 먼저 해결하기
4. 청년 정책형 금융상품 적극 활용하기
다양한 청년 자산형성 정책 알아보기
청년의 경우 정책형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높은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목돈을 마련할 방법이 된다.
정부에서는 저소득 청년의 자산 형성을 돕고, 청년층의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금융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사업이 대표적이다.
- 청년내일저축계좌 : 중위소득 100% 이하 청년이 3년간 매달 10만원씩 저축하면 정부에서 10만원씩을 지원해 3년 후 원금(720만원)+적금이자를 수령할 수 있다. 중위소득 50% 이하인 경우 정부에서 30만원씩 지원해 3년 후 원금(1,440만원)+적금이자를 받게 된다. (3년간 근로활동 요건, 소정의 교육 이수 및 자금사용계획서 제출 요건)
- 장병내일준비적금 : 군대에서 복무하는 청년들이 적금을 들면, 전역 후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 이자에 추가해 원금의 100%에 해당하는 매칭지원금을 준다. 월 40만원 납입 시 원금(720만원)+이자(5%, 28.5만원)+매칭지원금(720만원)까지 약 1,468.5만원을 받게 된다. 최소 가입기간이 1달로 줄어 전역을 1달 앞두고도 가입할 수 있다.
- 청년도약계좌 : 정부에서 주는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청년 목돈 마련 상품이다. 총급여액 7,500만원 이하 청년이 5년간 최대 70만원 내에서 납입하면, 원금(4,200만원)+정부기여금(매월 최대 6%)+이자(연 6%)를 합해 최대 5,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다.
- 청년 주택드림 청약통장 : 기존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청년을 지원하는 새로운 청약통장이다. 연 최대 4.5%대 금리와 청약 당첨 시 2%대 금리의 대출을 지원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도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니, 나의 상황에 맞는 정책을 찾아보는 수고를 포기해서는 안되겠다. 또한, 이러한 정책형 금융상품과 연계된 주거 지원 프로그램, 청년 창업자금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사업도 놓치지 말자.
목돈 만들기, 시작이 반이다!
처음 목돈을 모으기 시작할 때는 모든 게 어렵고 막막해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조급해 하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하다 보면, 작은 노력이 모여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정아람 기자
도움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리포트 89호, 정호철 연구위원 <청년층의 목돈 마련, 정부 정책을 적극 활용해야!>
※ 머니플러스 2024년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