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당] 눈물은 공평하다
강영은 2024. 10. 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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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났을 때 승자도 패자도 눈물 흘렸다.
양팔을 높이 쳐든 승자는 메달을 가져갔지만 텅 빈 손을 내려다보는 패자에게도 메달은 있었다.
딱딱한 기쁨을 목에 걸었다고 시간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물컹한 슬픔을 손에 쥐었다고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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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났을 때 승자도 패자도
눈물 흘렸다.
땀으로 얼룩진 표정을 닦는 척,
수건에 감정을 파묻고
꾹꾹, 목울대를 치받고 올라오는
울음을 눌렀다.
양팔을 높이 쳐든 승자는
메달을 가져갔지만
텅 빈 손을 내려다보는 패자에게도
메달은 있었다.
시간이라는 메달!
승부는 다만 순간 속에 녹여낸 사물일 뿐
딱딱한 기쁨을 목에 걸었다고
시간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물컹한 슬픔을 손에 쥐었다고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시간은 안다.
그 공평함이 다시 걷게 한다는 것을
흐르지 않는 시간 있어
눈물이 한 생을 완성하는 그때
이슬처럼 영글게 하는
그 공평함이 신의 은총이라는 것을
먼 길 걸어본 당신과 나는 안다.
강영은
●1957년 제주 출생
●2000년 계간문학지 '미네르바' 등단
●시집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 있다' 등 발표
●1957년 제주 출생
●2000년 계간문학지 '미네르바' 등단
●시집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 있다' 등 발표
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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