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혐의로 재판 받던 中 남편, 아내 업고 도주 시도

中 법원은 "아직 유대감 있다" 이혼 기각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중국에서 남편이 가정폭력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아내를 업고 도주를 시도를 일이 벌어졌다. 중국 법원은 그럼에도 부부 사이에 아직 유대감이 남아있다며 이혼 신청을 기각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출신 '첸'은 남편 '리'와 20년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혼소송을 신청했다.

리가 술에 취해 가정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법원은 부부사이의 유대감이 아직 남아있고 남편이 이혼을 원치 않는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첸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했다.

2차 공판 진행 중 남편 리는 갑자기 첸을 들어올려 등에 업고 법원을 뛰쳐나가려 했다. 첸은 끌려가는 동안 공포에 시달리며 비명을 질렀다.

법정 집행관이 리를 즉각 제지해 실제로 법원을 빠져 나가지는 못했다. 이후 리는 자신의 지나친 행동에 대한 반성과 재발방지를 담은 사과문을 작성했다.

결국 법원이 중재해 부부는 이혼결정을 취소했으나 이 결정은 온라인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누리꾼들은 법원의 가정폭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중국 현지 누리꾼들은 "법원에서 아내를 끌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사적인 공간에서는 얼마나 심할까", "누군가 구타당해 죽어야 관계가 깨지는 것인가"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SCMP에 따르면 중국 기혼 여성의 30%가 가정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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