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에스엘, 고난이도 진공 설계의 파괴적 혁신
[2025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 인터뷰 ⑧ ] 강태욱 브이에스엘(VSL) 대표
챔버 내 기압을 조절하는 ‘진공 시스템’의 정밀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첨단 제조 공정 수율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수십 년간 이 핵심 인프라의 설계는 엔지니어의 경험과 숙련도에 의존해 왔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는 전력 낭비와 설비 효율 저하를 초래했다.
브이에스엘(VSL)은 이 ‘진공의 블랙박스’를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으로 투명하게 시각화한 딥테크 기업이다. 독보적인 3D M&S(Modeling & Simulation) 기반의 진공 시뮬레이션 전용 플랫폼인 ‘FitVac™(핏백)’ 솔루션을 통해 산업용 진공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특히 최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며 제조 현장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강태욱 대표를 만났다.
![강태욱 브이에스엘(VSL) 대표 [제공:브이에스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mk/20260319110004570chjm.png)
본인은 Alcatel, Pfeiffer Vacuum 등 글로벌 진공 장비 및 진공 펌프 제조사에서 20년 이상 반도체와 진공 산업 현장에서 몸담았다. 현장에서 목격한 가장 큰 비효율은 설계이다. 펌프의 안전율을 과도하게 잡아 필요 이상의 대용량 펌프를 설치하는 경우가 태반이고 이는 필요 이상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이에스엘의 FitVac™(핏백)은 이 과정을 자동화한 SaaS(소프트웨어형 서비스) 솔루션이다. 사용자가 기본적인 조건만 설정하면 장애물을 회피하고 지정 경로를 지나는 가장 높은 컨덕턴스를 갖는 배관 경로를 자동으로 설계하고, 챔버와 공정 조건에 맞는 최적 용량의 펌프를 자동으로 선정한다. 과거 엔지니어가 몇 일이 걸려 수행하던 복잡한 설계와 시뮬레이션을 단 수 분만에 완료한다. 이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진공 공학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시뮬레이션 기반, 설계 자동화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용자가 브이에스엘의 솔루션을 이용해 배관 경로를 자동으로 설계하거나 챔버와 공정 조건에 맞는 최적 용량의 펌프를 자동으로 선정하고 있다. [제공: 브이에스엘]](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mk/20260319110005854gatm.png)
가장 직관적인 성과는 ‘에너지 절감’과 ‘비용 최적화’다. 실제 대형 고객사 사례에서는 수백 대의 펌프를 최적화해 연간 수억 원의 전기료를 절감하고 탄소 배출권까지 확보했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반의 사전 검증을 통해 실제 설치 후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미연에 차단한다. 이는 장비 셋업 기간 단축으로 이어져 Fab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를 준다. 고객 입장에서는 투자비(CAPEX)와 운영비(OPEX)를 동시에 절감하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설계 자동화 플랫폼의 자세한 사용예시 [브이에스엘]](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9/mk/20260319110007157tqpb.png)
이미 독일과 폴란드의 반도체 장비사, 일본과 미국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으며 제조 설계, 시뮬레이션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며 솔루션의 글로벌 범용성을 확인했다. FitVac™(핏백) 솔루션은 기획 단계부터 다국어(한·영·일·중) 지원과 주요 국가의 산업 표준을 수용하도록 설계되었다.
현재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인 대만과 미국 시장을 최우선 타깃으로 삼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반도체 제조사(IDM)뿐만 아니라, 장비 제조사(OEM), 진공 펌프 전문 기업, 배관 시공사(EPC)까지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전용 솔루션으로 파트너십을 구축 중이다. ESG 경영이 필수인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탄소 중립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Q.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거둔 구체적인 성과는 무엇이며, 어떤 부분이 도움이 되었나?
이번 프로그램은 브이에스엘의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증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가장 큰 성과는 기존 FitVac™(핏백) 솔루션을 고객사 요구를 반영해 Private SaaS 솔루션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반도체 제조 현장은 보안이 매우 철저해 외부 기업이 제조 라인의 실질적인 문제점과 담당자를 만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가교 역할 덕분에 SK하이닉스의 수요를 파악하고 금번 개발된 솔루션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 이는 스타트업이 겪는 대기업 진입 장벽을 허물어준 값진 기회였다.
Q. 향후 브이에스엘이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와 투자 계획이 궁금하다
우리는 단순히 시뮬레이션 툴을 파는 회사가 아니다. 진공 시스템의 전 생애주기(Lifecycle)를 관리하는 통합 플랫폼을 지향한다. 진공 배관, 진공 펌프, 진공 시스템의 설계에서부터 시뮬레이션, 최적화, 실시간 모니터링, 배관 막힘 및 펌프 고장 사전 예지까지 진공 시스템 관련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토탈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Pre-A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며, 이를 통해 R&D 인력을 확충하고 AI 기반의 자동화, 최적화 엔진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반도체 강국인 한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산업 현장에서 통용되는 ‘진공 분야의 글로벌 스탠다드’가 되는 것이 우리 기업의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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