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교복착용 놓고 학부모간 갈등까지

교복 입는 울산 한 중학교
사복차림 등하교 발생하자
일부 학부모 “단정치 못해”
학교측 미착용사유서 요청
“학생 자율성 존중” 반발도

자료사진 / 아이클릭아트

 울산 한 학교에서 교복 착용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교내에서 활동하기 편한 생활 교복으로 개선하는 분위기’라는 쪽과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면서 별안간 학부모들끼리 날을 세운 것이다. 교육당국 차원에서 학교, 학생, 학부모 교육주체 간 적극적인 소통 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남구 A중학교는 최근 ‘교복 착용 협조를 바란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각 학생 가정에 전달했다.

 학교측은 “교칙에 따라 모든 학생이 교복을 착용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며 “일시적으로 교복을 착용하지 못할 경우 ‘교복 미착용 사유서’를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1·2학년의 경우 등하교 시 반드시 정해진 교복을 착용하도록 하고, 급성장기인 3학년은 교복과 유사한 색상과 디자인의 옷을 대신 입을 수 있다고 예외를 뒀다는 게 학교측 설명이다.

 이같은 협조 안내는 한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부모는 학교측에 ‘학생들의 사복 차림이 단정치 못하다’는 식의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학교측은 긴급 교직원 회의를 열고, 교복 착용 지도를 이전보다 더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일부 학생 가정에서 또 다른 불만 목소리가 나오면서 학부모와 학부모 간 갈등으로 번진 모양새다.

 교칙에 따른 생활 지도는 이해하지만, 자칫 민감할 수 있는 개인 사정까지 밝혀가며 사유서를 제출해야 하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울산교총 관계자는 “학생들이 교내외에서 학생 신분을 지킬 수 있게 의복 지도를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시대 흐름에 따라 학생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만큼 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하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희망울산학부모회는 “교복을 입는다고 해서 일탈 행위를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자율성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교육청과 학교가 구성원 의견을 적극 모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학생들의 올바른 생활 습관 형성을 위해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교복 착용 문제는 학교 재량이긴 하나, 학생 인권이나 자율성 침해 문제 등을 고려해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울산 #학생교복 #교복착용 #갈등